[르포25시] SM웨딩홀 사태 누구를 탓할까? 경북새마을회관 운영 부실 총체적 난국

김도형 0 5,097 2019.01.13 20:46

웨딩홀 개조 비용 6억원 경상북도가 부담, 웨딩홀 임대료 수익금 경북새마을회로 귀속? 이상한 셈법

3년 동안 SM웨딩홀 임대료를 내지 않은 이유는?

새마을회 수입 끊겨 부족한 운영비 마련 위해 회관 담보 5억여원 대출하기도

(전국= KTN) 김도형 기자= 금년 1월 초부터 구미시 사곡동 438-1번지에 위치한 경상북도 새마을회관에 들어서는 초입 도로변에는 '국민혈세 낭비하는 경북새마을운동본부는 각성하라'는 현수막을 비롯해 새마을운동본부를 비난하는 문구 일색의 현수막이 즐비하게 게재돼 시민들의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분쟁의 내막은 경북새마을운동본부에서 SM웨딩홀 임대료 연체로 인한 명도소송으로 인해 임차인간의 분쟁이 벌어진 상황이다.

'새마을운동본부 없애기 대책위원회'라고 명시된 대형 현수막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의 글이 게재되어 있다.

국민 여러분! 그리고 구미시민 여러분!
악덕임대사업자보다 못한 새마을운동 과연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저출산정책을 정면으로 반항하듯 25억이상
시설비가 들어가 SM웨딩홀을 보증금도
살아있는데 수천만원의 명도비를 낭비해가며
법적조치를 단행, 남의 돌 잔치와 결혼식을
망쳤고 사업자의 인생과 꿈과 막대한 재산을
탕진하게 만들었습니다.
국민 여러분그리고 구미시민 여러분!
과연 새마을운동본부가필요하다고 보십니까?
저는 오늘부터 결혼예정자와 뜻깊은 돌잔치를
방해하여 지역민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고
여러사람의 직장과 생존의 터전을 앗아간
새마을 운동본부를 없애는 대국민 서명운동을
전개하고자합니다.
시대착오적인 갑질을 일삼는 새마을운동본부
국민혈세를 낭비하는 새마을운동본부를
없애는데 국민여러분의 참여를 기다립니다.
본행사는 독도지킬 국민행동본부 포나배 국제비즈니
스클럽 아시아가수협회가 함께합니다
-새마을운동본부 없애기 대책위원회-

경상북도 새마을운동본부 관계자에 따르면 SM예식장 임대료가 3억 6천만원이 밀린 관계로 명도집행을 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다고 한다.

관계자는 임대료 결산이 안된 이유에 대해 웨딩홀 사업과 관련해 투자와 분배구조가 잘못된 관계로 경북새마을회로 돈이 들어오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경북새마을운동본부 관계자는 SM웨딩홀 투자에 있어 20% 투자자와 80%투자자 및 인수 관계 등이 복잡하게 얽히고 설켜있는 구조라는 뉘앙스다.

경북새마을운동본부에서는 최초 임대 계약을 할 당시 화해조정신청을 했고 사업이 잘못될 경우 곧바로 명도소송을 하는 쪽으로 되어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SM웨딩홀 측에서는 임대료를 내지 않아 3억원의 보증금을 탕감한 상태였고, 경북새마을운동본부에서는 임대료 지급에 대한 약속을 지키지 않아 명도집행으로 갈 수 밖에 없었다는 입장이다.

SM웨딩홀 사업자가 경북새마을운동본부의 명도집행으로 인해 웨딩홀 사업의 방해를 받았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묻자, 경북새마을운동본부 관계자는 허위사실이라며 이들의 비리에 대해서는 얘기하고 싶지 않다고 말을 아꼈다.

경상북도 새마을회관의 발자취

경상북도 새마을회관은 2008년 1월에 지하 1층, 지상 4층 연면적 7372㎡ 규모로 지어진 건물로 구미시가 경상북도 새마을회에 회관 부지 제공차원에서 1만6594㎡의 땅의 소유권을 넘겨줬다.

당시 경상북도 새마을회관을 짓기 위해 경상북도 45억원과 구미시 10억원, 정부 5억원 등 세금 60억원을 지원했으며, 경북도 새마을회도 새마을운동중앙회 지원금 19억원과 모금 18억원, 기금 13억원 등 50억원을 보태 모두 110억원이 들어갔다.

경상북도새마을회관은 새마을운동의 발상지인 경상북도의 위상을 제고하고 21세기 새마을운동의 자립기반을 구축하기 위한 취지로 지난 1996년 10월 새마을지도자들이 주축이 되어 '새마을회관 건립을 위한 동전 모우기 운동'을 추진 후 10여 년의 우여곡절 끝에 어렵게 건립된 곳이다.

하지만 경상북도 새마을회관이 건립되고 나서 새마을회는 SM웨딩컨벤션이 들어서기 전까지 지난 2008년부터 매년 2000만원에서 3000만원의 적자를 내 회관 건립 목적 사업인 해외연수생 상대 새마을운동 우수성 홍보사업과 시군 자립 지원사업을 시행하지 못했다.

개관 초기에는 수영장과 헬스장, 사우나장 등 각종 스포츠시설로 활용됐으나 운영상의 어려움으로 없어졌고, 2015년도에 컨벤션웨딩홀이 들어섰다

구미참여연대 새마을테마공원 역시 새마을회관 짝 날 것 경고

지난 2016년 5월 29일 구미참여연대 황대철 공동대표는 구미시 사곡동에 위치한 경상북도새마을회관과 관련해 "웨딩홀로 전락한 ‘경북 새마을회관’"이라며 문제점을 지적했고, 2014년에 착공되어 한창 공사중이었던 구미시 상모동 소재 새마을 테마공원 또한 경북새마을회관과 같은 운명이 될 것임을 경고한 사실이 있다.

당시 구미참여연대에서는 웨딩홀 개조 비용 6억원을 경상북도가 부담했으나 "웨딩홀 임대료 수익금은 모두 경북 새마을회로 귀속된다"며 국고 낭비라고 지적했다.

2008년 김관용 전 경상북도지사는 경상북도 새마을회관 준공식에서 "도 새마을회관은 새마을운동의 메카, 새마을운동의 전당"이라고 치켜세웠으나 이후 제대로 사용된 적이 없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았으며, 도 새마을회관 인근 500m에 위치한 800억원을 들인 새마을 테마공원 역시 경제성과 효과는 매우 낮다는 평가도 있었다.

구미참여연대에서는 김관용 전 경북도지사와 남유진 전 구미시장이 2014년 새마을 테마공원 착공식에서도 "새마을운동테마공원이 세계를 향해 뻗어가는 새마을운동의 위대한 시작을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새마을운동테마공원의 당위성을 역설한 것을 두고 "똑같은 축사만큼이나 똑같은 운명이 예견된다"라며 우려했던 사실 또한 심각하게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그동안 새마을회장단은 연회비와 중앙회 지원금으로 꾸려왔지만 이들의 관리능력이 없음이 이와 같은 웨딩홀 명도집행과 같은 사건을 통해 여실히 드러났고, 수의계약방식으로 SM웨딩홀 임대를 추진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면밀히 들여다봐야만 한다.

당시 새마을회는 SM웨딩홀 시공회사로 B건설사를 선정해 1월 말부터 3월 말에 걸쳐 공사를 진행해 1층 진입로 경사로를 철거한 뒤 옹벽을 설치, 수영장 헬스장 사우나 등을 모두 철거했다.

한편, 2008년 경북새마을회관 개관과 함께 오픈한 수영장, 헬스장, 사우나, 에어로빅장, 유아원 등은 최신시설을 갖췄지만 임차업체들이 개업 뒤에 일반인들을 상대로 입회비만 받고 잠적하는 사태가 반복되기도 했다.

언론에 알려진 바에 의하면 지난 2010년과 2012년 임대사업자의 야반도주 사건의 여파로 이후 새마을회의 수입이 끊겨 부족한 운영비를 마련하기 위해 회관을 담보로 5억여원을 대출하기도 했다.

또한 웨딩홀 사업은 공개경쟁입찰이 아닌 수의계약으로 추진해 회원들의 불만을 샀다고 하며, 경기도 안산시에 위치한 SM웨딩컨벤션과 보증금 3억원에 월 임대료 1,300만원 조건으로 5년간 계약했다고 한다.

총체적인 부실과 복마전 양상인 경상북도새마을운동본부와 SM웨딩홀, 12년 연임을 한 김관용 전 지사와 남유진 구미시장 임기 동안 참으로 많은 행사들이 경상북도 새마을회관에서 치뤄진 것에 반해 그토록 부실하게 운영되어 온 내막은 과연 어떤 연유에서인지 점점 더 궁금증이 쌓여만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