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탐방] 불은사 가는 길 <한국유통신문.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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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 김천의 경계인 대성지 우측편 불은사 가는 길  뒤로는 보이는 천막은 초등학교 폐교자리에 지은 캠핑지이며 지난해 까지는 쥬쥬동산이라는 동물원이 있었다.

 
(경북= 한국유통신문) 김도형 기자= 25일 석가탄신일을 맞이해 인근 산과 도시에 있는 절에서는 성대한 봉축행사가 열렸다. SNS상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다니는 절을 찾았고 아기 부처님에게 목욕을 시켜드렸다며 이야기 꽃을 피우기도 했다.
 
어떤 이들은 부처님 오신날 세군데의 절을 다니며 점심공양을 해야만 좋다며 바쁘게 절과 절을 오며간다. 화려한 연등으로 절 전체를 꾸며 놓아 부처님 오신 날을 화려하게 축하하며 기쁨을 나누는 것이 이날의 일반적인 모습이다.
 
지난해에는 아내와 아이들과 함께 부처님 오신날을 맞이해 김천 직지사를 찾았고 동화사, 법주사, 해인사, 통도사 등과 함께 명사찰로 불리는 큰 절인 직지사 경내를 둘러 본 뒤 점심공양으로 국수를 맛있게 먹고 온 추억이 있다. 이날 점심공양을 먹기 위해 긴 줄에서 한참을 기다릴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직지사를 찾았다.
 
올해는 김천시 아포읍 대성리에 위치한 불은사란 절을 찾았다.구미와 김천의 경계지점에 있는 대성지 우측으로 약 3km 가량을 올라가면 있는 이곳은 처음 찾아 가게 되면 스릴과 긴장이 넘쳐나리만치 올라가는 길이 좁고 위태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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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한대가 겨우 지나갈 수 있는 길  불은사 가는 길, 인내심을 갖고 차분히 올라가다보면 어느새 자동차 핸들에 땀이 배인다..

 
좁은 길이라 막힐 수 있다는 얘기를 익히 들은 터라 사람들이 올라가는 혼잡한 시간대를 피해 오후 1시경에 불은사를 향해 올라갔다. 올라가던 도중에 행여나 내려오는 차량을 만나지나 않을까 가슴 조리며 올라가야 되는 곳인지라, 뒷좌석에 탄 아이들과 아내조차도 가슴 조마조마해 했다.
 
운이 나쁘게도 점심공양을 끝내고 내려오는 사람들이 탄 차량 행렬이 줄을 이었고, 외길에서 정면으로 마주친 상황에 우리 차를 뒤따르던 두대의 차량으로 인해 오도가도 못하는 난감한 상황에 직면하게 되었다. 나를 비롯해 올라가던 차량의 숫적인 열세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물러나 가까스로 정체 상황을 벗어나게 되,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불은사에 도달했다. 사실 오르막길에서는 내려 오는 차의 안전이 우선이라고 교통법규에 나와있다.
 
맑은 공기와 푸르름이 가득한 깊은 산속의 절을 찾아 마음의 평화를 얻고자 찾은 절이었지만 올라올 때의 암담했던 상황은 두번 다시는 이 곳을 찾지 않으리라는 다짐까지 할 정도로 오지 아닌 오지에 위치한 불은사였다.
 
왜 이런 곳에 절을 만들었을까하는 의문이 들 정도라고 말한다면 절의 주지스님께 죄송스러운 말이겠지만 불은사 가는 길은 여태껏 가본 절의 길 중에서 최악 그 자체였다.
 
고난을 헤치고 도달한 불은사 인근. 절다운 모습을 보이는 건축물은 안보이고 허름한 간이 조립식 건물만이 보였고 나무에 이어 놓은 연등 행렬을 따라 위로 올라갔고 곧이어 스님의 목탁 두드리는 소리와 불경을 외는 소리가 어디선가 흘러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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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은사 초입 화려한 사찰의 모습을 기대하고 가서는 안되는 곳.

가건물 옆에 천막을 친 자리에는 여러 사람들이 쪼그리고 앉아 점심공양을 먹고 있었고 불은사 신도회 사람들이 점심공양 준비로 분주히 움직였다.
 
이곳에 오기 전, 불은사에 개가 있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와보니 특이하게 생겨먹은 개가 떡 하니 앉아 우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웬지 부처님을 닮은 개라는 생각이 들었고 어떤 종일까 궁금했다. 마침 이곳 불은사에 점심공양하러 오라던 신도회 회장님이 다가와 개의 종은 썰매를 끄는 개라며 설명해 줘 시베리안 허스키 종이 아닐까 생각들었다. 개는 털을 깍았지만 꽤나 살이쪄 비만인 상태여서 시베리안 허스키처럼 보이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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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생 시베리안 허스키 돌돌이 웬지 영험스러워 보이는 개다.

 
이상하게 살이 많이 찐 돌돌이를 보며, 아내가 얘기하기를 절에서는 나물만 먹기 때문에 개의 식성에 맞지 않아 암이 걸릴 수 도 있다고 했고 그로 인해 어딘가 아픈 개가 아닌가 추측해 보기도 했다.
 
평범하지 아니한 절에 역시 평범해 보이지 않는 모습을 가진 '돌돌이'란 이름을 가진 개는 불은사라는 절에 어쩐지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그러나 개는 그렇다 치고 아무리 둘러보아도 그럴듯해 보이는 절은 보이지 않았다.
 
다른 일행들이 가는 곳을 따라가 보니 평범하게 생긴 미닫이 문 너머에는 부처님을 모신 불상이 보였고, 바로 이곳이 절의 전부라는 사실을 알게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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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은사의 모든 것 자그마한 사찰이지만 부처님을 모시는 데 크고 작음은 별 의미가 없는 법이다.

 
부처님께 삼배를 한 뒤 밖으로 나오니 불은사 신도회장님을 비롯해 봉사하시는 분들께서 점심공양으로 비빔밥과 전과 과일과 떡을 한상 떡 하니 차려 주셨다.
 
우리는 천막 아래 차려진 앉은뱅이 밥상 주변에 목욕탕에서 주로 이용되는 자그마한 의자에 쪼그리고 앉아 오손도손 맛있게 식사를 했고, 점심공양은 남기면 안된다길래 부지런히, 깨끗하게 그릇을 비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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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은사식 점심공양 이날 강원도에서 가져온 산나물로 만든 비빔밥을 점심공양으로 먹었다.

 
아이들은 나무 아래 매달린 그네가 신기해 누구에게 빼앗길까 싶어 후다닥 밥을 먹은 뒤 그네를 타며 놀았고, 왔다 갔다 입에 떡을 물고 즐겁게 불은사 마당을 돌아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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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그네 조용한 산사에서 그네를 타다보면 세상의 모든 걱정 시름 없어지지 않을까.

 
우리가 온 뒤로 더이상의 사람들은 올라오지 않았지만 자그마한 절에는 사람들의 온기가 넘쳐났다. 신도들의 지인이 아니면 이 오지의 불은사를 찾아 올 엄두가 나지 않을 거란 생각도 해보았지만, 이곳 불은사를 아늑히 감싸고 있는 듯한 주변의 산을 찬찬히 둘러 보니 소담한 경치가 제법 마음에 들기도 했다.
 
불은사의 산너머에는 대성지를 비롯해 김천과 구미가 있겠지만, 이상하게도 여기에 와보니 깊은 산속에 들어와 있고 평화로운 느낌이 드는 아늑한 곳이기도 했다.
 
옛적에 지금과 같은 길도 없을 무렵에 구도자는 과연 무엇을 위해 험한 산길을 헤치고 이 곳에 올라와 수행을 했을까. 그리고 이 구도자를 찾는 사람들은 어떤 이유로 이곳과 인연이 되어 찾게 되었을지 생각들게 만들기도 했지만 언젠가는 여느 사찰 처럼 번성할 날이 올 것이란 생각도 해 보았다.
 
도시 인근의 접근성이 좋은 사찰은 부처님 오신 날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지만, 불은사와 같은 절에는 사람들의 왕래가 쉽지 않아 언제나 소박하게 부처님 오신날을 맞이한다.
 
화려함과는 거리가 먼 불은사이지만 부처님을 맞이하는 장소는 큰 절이든 작은 절이든 그 어떤 차이가 있으랴.
 
도리어 사람들이 찾기 힘든 곳의 사찰에서 맞이하는 부처님 오신날이 나름 그 의미가 더 크지 않을까도 생각해 보게 된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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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회장 손봉순 여사 불은사에 있는 개도 볼겸 점심공양을 하러 오라며 초청을 해주셨다. 

<한국유통신문 경북지부장 김도형> flower_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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