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리스행동, 거리홈리스의 현실과 특성을 고려한 백신접종 계획 수립 촉구!
(전국= KTN) 김도형 기자= 16일 오전 11시 서울역 광장에서 홈리스행동 주관으로 '거리홈리스 코로나19 예방접종 실태조사 결과 발표 및 백신 보장대책 요구 기자회견'이 열렸다.
홈리스행동에 따르면 지난 4월 12일, 정부의 '코로나19 예방접종 2분기 시행계획'에 따라 '코로나19 취약시설 대상 예방접종'이 시작됐다. 6월 9일 기준 '코로나19 취약시설'의 1차 접종률은 87.6%(질병관리청, 2021.6.0)로 접종 대사 대다수가 1차 접종을 완료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정부의 '코로나19 취약시설 대상 예방접종 시행 지침'(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2021.4.2)은 '노숙인 거주 및 이용시설' 입소자와 이용자를 백신접종 대상으로 포함하고 있고, 이에 따르면, 노숙인이용시설(종합지원센터, 일시보호시설, 급식시설 등)을 이용하는 거리홈리스 또한 2분기 접종대상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서울시의 경우, 4월 20일부터 거리홈리스 대상 백신접종이 시작되었고 현재 1차 접종이 완료된 상황이다. 그러나 홈리스행동은 현장활동 과정에서 미접종 사례를 다수 확인하였고, 접종계획 수립주체인 자치구 보건소 중 "관내 노숙인시설이 없어서". "연락처가 있어야 해서"등의 이유로 거리홈리스를 고려하지 않는 사례 또한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에 홈리스행동은 거리홈리스의 백신접종률을 제한적으로나마 확인하고, 미접종 요인을 파악하기 위해 1차 접종이 완료된 시점인 지난 5월 13일부터 약 2주에 걸쳐 <거리홈리스 코로나19 예방접종 실태조사>를 진행했다.
홈리스행동은 6월 16일(수) 오전 11시, 서울역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함과 동시에 거리홈리스의 백신 접근성 보장 대책을 마련할 것을 정부와 서울시에 요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또한 기자회견 직후 각 관계기관에 의견서를 제출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주장욱 홈리스행동 활동가의 '거리홈리스 코로나19 예방접종 조사 결과 발표 및 대책 마련의 필요성' 발표를 시작으로 홈리스 당사자들의 "안심하고 백신을 맞기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것", "정기적인 코로나19 검사 강요 중단 요구' 등의 주제로 실제 사례 소개가 이어졌다.
박철균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활동가는 '시설 중심의 접종계획 비판'을 주제로 연설했으며, 마무리 발언으로 코로나19인권대응네트워크 백신인권팀 김성이씨는 '거리홈리스 코로나19 예방접종제도 개선을 위한 요구'를 강력히 주장했다.
기자회견의 마지막은 아랫마을홈리스야학 학생회장이 기자회견문을 낭독했다.
<기자회견문-거리홈리스의 현실을 고려한 코로나19 백신접종 계획, 지금 당장 수립하라>
바로 어제,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자 수가 1천300만명을 넘었다. 상반기 접종 목표를 조기 달성했다는 보도가 연일 쏟아져 나오고 있으며, 집단면역에 대한 기대감 또한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그렇다면 모두에게 백신접종이 가까워졌다고 기꺼이 말할 수 있을까. 현실은 전연 그렇지 않다.
지난 4월 12일, '노숙인 거주 및 이용시설'입소.이용자 대상 코로나19 예방접종이 시작되었다. 그러나 여전히 거리홈리스의 백신점종을 향한 길은 요원할 뿐이다. 첫단추부터 잘못 끼웠다. 방역당국의 지침 어디에도 거리홈리스의 현실을 고민한 흔적은 찾아볼 수 없었다. 접종계획의 수립주체인 보건소 가운데 많은 곳들이 거리홈리스를 접종대상으로 간주하지 않은 건 당연한 수순이었다. 노숙인 지원기관을 중심으로 접종 안내 및 동의 절차가 진행되고, 이후 실제 접종이 이뤄졌다. 그러나 안정적인 거처 없이 생계유지를 위해 여러 지역을 다녀야 하는 거리홈리스가 제한적으로 주어진 접종일시에 맞춰 백신접종을 완료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다른 한편, 올해 초 '서울역 응급대피소발 거리홈리스 집단감염 사태'가 발생한 이후 강화된 방역대책은 거리홈리스의 지원기관 이용을 어렵게 만들었다. 상담을 하기 위해서건 서비스를 제공받기 위해서건, 지원기관을 방문하는 모든 거리홈리스들은 7일 이내의 코로나19 검사결과를 강요받았다. 동시기 서울역과 용산역 측은 대합실내 TV에 '코레일 홍보영상'화면만을 송출하였다. 모두가 사회적으로 백신 안전성 논란이 한창이었던 때 발생한 일이다. 백신에 관한 거리홈리스의 관점이 소위 가짜뉴스와 팩트체크가 경합하던 과거 시점에 머물러 있을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접종 후 흔하게 발생하는 상황에 대처할 방법이 없다는 것 또한 거리홈리스가 백신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였다. '노숙인진료시설 지정제도'에서 비롯된 의료공백의 경험과, 극도로 열악한 거처한경은, 거리홈리스로 하여금 접종 후 상황을 예측가능한 범위 내에 두지 못하도록 만들고 있다.
코로나19 접종과정을 설명하는 방역당국의 한 홍보물은 "예방접종 안내문자 확인"에서 시작해 "집으로"로 끝난다. 접종의 시작과 끝 모두 거리홈리스에겐 불가능한 일이다. 이 빤한 사실이야말로 오늘 우리가 이곳에서 발표한 실태조사 결과가 가리키는 전부다. 정부와 서울시는 거리홈리스의 현실과 특성을 고려한 백신접종 계획을 지금 당장 수립하라.
2016년 6월 16일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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