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KTN) 김도형 기자= 24일 구미시청 4층 열린나래 카페에서 그동안 우여곡절이 많았던 구미지역 근대사의 일대 혁신을 예고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지방분권운동구미본부(이하 구미본부)에서 주최한 ‘박정희 대통령 탄생 기념사업, 지역 현안에 대한 기자회견’에서 박정희 대통령 기념사업에 대한 '축소추진'이라는 긍정적인 검토와 함께 1927년 2월 일제치하 당시 조선민족의 정치적, 경제적 해방과 조선독립을 목적으로 좌우익 세력이 합작해 만든 신간회와 관련된 지역 독립운동 역사와 인물발굴을 위한 논의가 전개됐다.
금년들어 100주년이 되는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기념사업은 구.신 세대간의 이념갈등을 야기하고 있고, 시민단체들은 박정희 우상화를 지향하는 기념사업은 잘못된 역사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끊임없는 반대를 외치고 있는 현실이다.
최순실의 국정농단 사건으로 혼란스러웠던 지난해, 11월 18일 구미지역 시민사회단체인 구미참여연대를 비롯해 구미YMCA, 민주노총구미지부, 전교조 구미지회, 참교육학부모회 구미지회, 어린이도서연구회 구미지회에서는 구미시의 '박정희 100년 기념 사업' 취소와 더불어 관련사업들에 대한 백지화를 촉구하는 공동성명서를 발표했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 박정희 전 대통령 기념사업 반대에 대한 시민단체의 목소리는 더욱 커졌고, 최근 구미역사 앞에서 실시한 박정희 기념사업의 찬.반을 묻는 조사결과 반대에 대한 여론은 압도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시대의 큰 변화와 흐름에 대해 젊은 세대들은 실감하고 있으나 지역의 이슈인 구세대의 유물에 대해서는 깊이있는 논의와 소통이 아직 없는 상태다.
지난 10월 3일 남유진 구미시장은 ‘박정희 대통령의 영전에 고하는 글’을 낭독하며 좌파들과의 이념전쟁 최선봉에 서겠노라고 선언했다.
좌파들과의 이념전쟁을 선언한 남유진 구미시장
지역에서 박정희 기념사업이 정치적 이슈로 쟁점화 되고 있는 상황에서 내년 지방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은 자명한 사실이므로 지방분권운동구미본부에서는 더 이상의 구미지역사회에 내재적인 갈등은 없어야 된다는 논의가 오간 것으로 추정된다.
24일 구미본부의 지역현안에 대한 기자회견에서는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극명히 대별되는 지역사회 현실을 인정하고 있다손 치더라도 구미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고향이자 대한민국 근대화와 산업화를 이룩한 구미가 배출한 뛰어난 인물이라는 사실에 입각해, 지난 9월 21일 구미본부에서 적정규모의 100주년 기념사업에 대한 지지를 결의했다는 사실을 알렸다.
대동의 큰 길을 함께 개척할 것을 진심으로 호소한다고 말한 구미본부는 지역의 선산 5현과 구미 10현에 포함되는 문중들과 각 학교 총동창회, 경향각지에서 온 8도 향우회를 비롯해 군 향우회와 각계각층의 지도자 그리고 42만 시민 모두가 박정희 전 대통령 100돌 기념행사를 통해 국가통합과 사회통합이라는 역사적인 큰 틀에서 동참하기를 당부했다.
지방분권운동구미본부에서는 100주년 기념사업을 계기로 그 동안 정치적인 이해로만 바라보던 편협한 시각에서 벗어나 박정희 시대에 대한 공개적이면서도 진정성 있는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을 하며 비판과 반비판을 통해 한 시대를 평가하는 것은 용기없이는 불가능하다는 뜻을 보였다.
박정희 시대에 대한 평가를 위해 역사학계와 철학계, 정치권, 경제계 등에서 공개적이고 엄정한 평가로 진지한 결론을 도출해야한다는 취지를 내건 구미본부는 중국의 등샤오핑이 마오쩌뚱 시대를 ‘공칠과삼’이라고 선언한 사실을 빗대며 마오쩌뚱 격하운동을 비판함과 동시에 과거에 대한 역사적 평가의 종지부를 찍은 사실을 예로 타산지석의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고 했다.
이와 더불어 구미본부는 자신들과 뜻을 같이한 지역 70여 단체와 함께 신간회선산지회 재조명사업과 구미지역 독립운동 역사 및 인물발굴에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신간회 선산지회 회장과 부회장을 엮임한 현산 이재기 선생과 송재 김탁용 선생 그리고 경재회 선생을 부각시켰다.
또 신간회 선산지회의 핵심적인 지도자로 활약했던 운파 최관호 선생, 김상호 선생, 박상희 선생을 일제 당시의 ‘젊은 영웅’이었다는 사실도 아울러 전했다.
이중 박상희 선생에 대해 구미본부는 몽양 여운형 선생과 함께 활동한 독립운동가로 뛰어난 애국자라고 높이 평가했던 도올 김용옥 선생의 강연 사례와 함께, 이들이 바로 민주주의자요 구미 지역최초의 선각자들로서 성리학 이념 위에 구축된 구체재를 타파하는데 앞장섰던 인물로 소개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구미시기독교총연합회 회장을 맡고 있는 이진호 지방분권운동구미본부 공동회장의 인사말을 비롯해 그동안 지방분권운동구미본부가 걸어온 자취에 대한 경과보고와 박정희 대통령 100주년 기념사업과 지방분권개헌 실현과 지역현안에 대한 구미본부의 입장을 전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형식 경북도민일보 본부장은 “지역의 기라성 같은 분들이 독립운동을 하신 분들을 비롯해 현재까지 인재들이 많이 배출됐다.”는 말과 함께 “그러나 대한민국이 왜 이렇게 역사의 인물들이 묻혀 버렸는가?“라며 이는 좌우이념의 희생양이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이승만 정부 수립 이후부터 김대중 정부 이전까지는 보수세력이 주도해왔으나, 김대중과 노무현 정부 10년간 조금씩 변화가 있었왔고 이명박과 박근혜 정권에서 다시금 진보의 역사가 묻혔던 사례를 통해 현 지방분권운동이 고무적인 일은 맞으나 좌우통합이 가능할지 의문임을 얘기했다.
이러한 움직임이 과거에도 비슷한 선례가 있었음을 얘기한 김형식 본부장은 "이번에는 구미시민을 대표하는 좀 더 확실한 근거를 가지고 지방분권운동구미본부가 특별한 변화가 있는 단체로 성장 하기를 바란다"는 말을 질의대신 전했다.
이순락 경북미디어뉴스 편집국장은 선산 충혼탑 인근의 연공창 둘레길에 지역의 인물들을 알리는 표지판 중, 왕산 허위 선생이 배제된 것에 대해 문제점을 제기하했다. 이 편집국장은 “지방분권운동구미본부가 지역의 인물을 발굴하려 한다면 작은 부분이라도 샅샅이 조사해 시정 조치를 할 수 있기를 당부한다”며 왕산 허위 선생 알리기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했다.
본지에서는 박정희 대통령 기념사업을 반대하고 있는 시민단체인 구미참여연대와 사전에 소통이 되어 있었는지에 대한 것과 앞으로 시민단체와 어떻게 문제점을 해결해 나갈지에 대해 질의했다.
한편, 본지에서 지방분권운동구미본부의 기자회견을 SNS 영상을 통해 실시간 중개하자, 이를 두고 시민 S씨는 격분하며 “신간회든 독립운동가 발굴을 왜 박정희라는 관동군 출신 친일파의 백주년과 연관되야 하는가”라며 성토했다.
S씨는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역사적 평가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박정희 기념사업과 독립운동가의 발굴을 거론하는 것은 순리에 맞지 않다고 주장하며 독립운동가 왕산 허위 선생의 입장이라면 받아들일 수 있는 일인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또 이에 대해 독립운동가 유족들의 입장에서 찬성할 수 없는 일임을 강조한 S씨는 “찬반이 엇갈림에도 구미가 낳은 위대한 인물이다.”라고 주장하는 것은 지식인의 입장에서는 언어도단적인 발언이라며 구미본부의 기자회견 성명서 내용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했다.
지방분권운동구미본부의 기자회견 이후 지역사회 원로들은 박정희 기념사업 축소방안 추진에 대해 긍정적인 견해를 보이고 있는 반면에 구미참여연대 등의 시민단체의 입장은 아직 발표가 되지 않았다.
극과 극으로 치달을 수 있는 지역 현안인 박정희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 기념사업을 두고 뾰족한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좌우합작으로 민족 최초로 시도됐던 신간회 인물들을 결부시킴으로서 비교적 융화로운 결과물을 도출하기 위한 지역사회 원로들의 노력은 인정받을 만하다는 여론도 있다.
또 차기 지방선거에서 지방분권운동구미본부가 어떤 영향을 끼칠지에 대한 호사가들의 궁금증도 여기저기서 거론되는 마당이다.
이데올로기 통합이 가능할지는 미지수이나 구미지역사회의 노력 여하에 달려있을 수도 있다. 남유진 구미시장의 이념전쟁 발언으로 구미시를 바라보는 타지역의 외부시선이 그 어느때 보다도 뜨거운 시점이다. 과거의 모순된 역사의 아이러니와 암울했던 일재의 잔재를 지방분권운동으로 잘 풀어나갈 수만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으나, 지역사회의 갖은 이해 갈등 관계를 어떻게 풀어나갈지는 앞으로 지켜봐야 될 일이다. 지방분권운동의 새로운 역사가 구미시의 재도약을 위한 발판이 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한국유통신문 영남총괄본부장, KTN한국유통신문 인터넷 신문 발행인 김도형> flower_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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