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시민사회단체의 낙선후보 성명서 발표를 통한 선거운동, 김관용 전 지사 포용의 리더십을 거론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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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용 전 지사의 고향 고아읍 원호리 일대 '원호지구 도시개발사업’ 지역 전경 

 

꽃동산개발 관련 토론회 불참했다고 낙선후보 선정

낙선후보 성명서에 김관용 전 지사의 '포용의 리더십'이 언급된 이유는?

꽃동산개발은 김관용 전 지사 고향 '원호도시개발 사업'에 악영향 끼칠 수도

 

구미갑 선거구는 초박빙의 선거대결이 예상되는 가운데 문화저널21에서 4월 9일자 보도를 통해 구미갑 선거 판세 등과 관련하여 지역 정가 관련자의 말을 인용해 “지금 판세가 들끓고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민주당에 우회적인 일부 정서들이 돌아서고 있다. 현재 구미의 분위기는 통합당 쪽으로 쏠려가고 있다. 문재인 정부에 대한 불신도 심하고 기대감도 접은 것 같다.”면서 민주당에 비우호적인 현지 분위기라며 전한 사실이 있다.

 

더불어 문화저널21은 “시간이 흘러갈수록 보수층이 단결하면서 보수 우세 국면으로 전선이 점점 더 이동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는 내용과 함께 지역 사정에 밝은 정세 분석 전문가인 이 모(55세) 씨라는 사람을 통해 “한두 달 전까지의 접전 구도에서 통합당 후보가 완전하게 앞서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흐름은 선거일까지 변하지 않을 것이다. 정권심판론이 먹혀들어가고 있다”라는 내용의 말로 지역 여론이 통합당 지지로 움직이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문화저널21은 “물론 아직 시간이 남아 있고, 각종 변수로 인해 여론이 수없이 출렁거릴 것이기 때문에 민주, 통합 후보 간의 승패는 알 수가 없다.”면서 “정권심판 vs 야당(역) 심판 구도로 흐르거나 굳어진다면, 보수 토양(우세) 지역은 통합당이 유리한 것은 사실이고, 구미도 예외일 수는 없는 상황이다.”라며 구미지역의 선거판 추이를 예상했다.

 

문화저널21이 지적한 대로 각종 변수가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황으로 4월 9일 발표한 구미경실련의 성명서가 어떤 방향으로 파장이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구미시선거관리위원회 지도계에 따르면 구미경실련은 선거운동을 할 수 있는 단체이다. 따라서 구미경실련이 특정 후보를 낙선후보자로 선정해 보도자료를 배포하는 것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구미경실련은 4월 9일 “구미경실련, <낙선후보>로  구자근 구미갑 미래통합당 후보 선정”제하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구자근 통합당 후보, 국회의원 자격 없다!”라고 천명한 구미경실련의 구 후보에 대한 낙선후보 선정의 이유는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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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구미경실련의 낙선후보 선정에 대한 아젠다는 지난 48구미갑선거구 후보자 초청 토론회 계획서를 공표한 사실이 있고, 다음날 49일 오후2시 구미칠곡축협 본점 3층 회의실에서 토론회를 연다고 알린 바 있다.

 

구미경실련은 구미갑지역구 총선 출마자 중 더불어민주당 김철호 후보와 김경희 우리공화당 후보는 참석, 구자근 미래통합당 후보와 김국종 국가혁명배당금당 후보는 불참했다고 알렸다.

 

또한 구미경실련은 토론회 계획서에 유의사항으로 불참한 후보자는 보도자료를 유권자들에게 불참 사실을 알리며, 선거법이 허용하는 단체의 낙선운동대상이 될 수 있음으로 공표했다.

 

합법적인 방식으로 성명서를 발표해 여론을 형성하는 작업은 시민단체의 순기능 중 하나여서, 때로는 선거전에서 특정 후보들에 대한 비방의 용도로 활용되는 경우도 왕왕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구미경실련의 성명서의 위력은 대단했다. 시장 후보로 출마한 각 후보자들에 대한 예리한 비평을 담은 내용이 신속하게 언론에 보도됐으며, 자유한국당에 우호적인 지역 정서에 편승해 선거판에서 특정 여론을 형성하게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구자근 후보에 대한 성명서에 대한 언론들의 반응은 신속하지가 않아 보인다. 이는 선거 여론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사안이어서 보수당 기반 지역 민심의 이반을 염두에 둔 보수 언론들의 심사숙고한 판단에 기인한다고 추정된다.

 

전남대 사회학과 박해광 교수의 '시민사회의 담론적 실천과 영향력의 정치: 경제정의실천연합 사례를 중심으로' 학술논문에 따르면 시민운동은 이전의 계급운동이나 민주화 운동과는 달리 온건하고 개혁적이며 여론을 동원하고 다수의 시민을 참여시키는 운동을 통해 정치에 개입했다고 설명한다.

 

성명서 발표 등 담론적 실천을 통해 영향력의 정치를 구사하는 경실련에 대해 박해광 교수는 1989년부터 2000년까지는 이전의 민주화운동이나 다른 시민단체들과 달리 중산층을 중심으로 한 시민들에게 호소력을 갖는 담론전략을 구사함으로써 영향력의 정치를 행사했다고 설명했다.

 

경실련은 초기에는 경제정의라는 주제에 집중하면서 토지공개념, 금융실명제, 세입자 보호, 공정거래법 등의 문제를 언론을 통해 여론화하여 대중의 지지와 정당성을 확보했다.

 

박 교수는 경실련이 1990년대 중반에는 운동의 영역이 다양화되면서 다양한 영역에 걸친 담론들을 생산했다고 말한다. 박해광 교수는 경실련의 담론적 실천이 갖는 의미들을 분석해 당듬과 같은 특징들이 있다고 밝혔다.

 

첫째, 경실련의 담론은 국가의 담론, 정책들과 밀접히 결합되어 있는 연접담론의 특성을 갖고 있다.

둘째, 경실련은 담론적 실천에 있어 정의와 도덕을 정당성의 근거로 삼았지만, 이것은 담론의 주체도 속박하는 것이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경실련의 담론적 실천을 제약하는 결과를 낳기도 했다.

셋째, 경실련의 담론은 이전의 민주화운동과 스스로를 구별짓기 위해 합법성을 운동의 특징으로 부각시키는 담론 전략을 구사했다.

넷째, 의식개혁을 운동의 중요한 목표로 규정하는 계몽주의적 담론의 특징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경실련은 상식이라는 일반화된 이해에 기초하는 담론을 구사함으로써 대중에 대한 영향력을 증대시켰다.

   

박해광 교수에 따르면 1987년 민주화운동의 한 순환이 마감되면서 우리 사회의 운동의 중심은 시민운동으로 이동했으며, 시민운동은 이전의 계급운동이나 민주화 운동과 달리 온건하고 개혁적이며 여론을 동원하고 다수의 시민을 참여시키는 운동을 통해 정치에 개입했다.

 

구미경실련은 이번 성명서에서 김관용 전 도지사를 언급하며 포용의 리더쉽을 강조하기도 했다.  구미경실련은 "파크맨션 910세대 입주민들은 지난 7일 ‘도량동 파크맨션 주민은 버려진 구미시민인가?’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며 "민주노총 파업 현장도 찾은 김관용 전 시장이었다면, 적어도 이런 제목의 성명서는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라면서 김관용 전 지사의 지난 행적에 대해 긍정적으로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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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경실련 성명서 내용 중

 

 

더불어 구미경실련은 "구자근 후보뿐만 아니라, 민주화 운동권 출신이라는 민주당 장세용 시장과 갑·을 어느 후보도 파크맨션 입주민들을 찾아서 주민의견을 청취하고 위로의 말 한 마디 건네지 않았다. 심지어 서울대 운동권 출신이라는 김현권 현역의원 후보조차 자기 지역구 피해지역인 원호리 아파트 주민들을 찾지 않았다."며 후보자들이 오직 선거표 유불리 계산기만 두드리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구미경실련은 김관용 전 지사에 대한 지난 과거를 꺼내들며 토론회에 참석하지 않은 후보들에 대해 "선민의식에 갇혀서, 공허한 이념적 잣대로 김관용 전 경북지사를 가볍게 비난할 것이다."라고 했다.

 

행정의 달인이라고 불리기도 한 김관용 전 지사의 업적을 찬양하는 듯한 뉘앙스의 내용이 구미경실련 성명서에 언급된 까닭은 무엇일까?

 

이는 인근 도시개발사업 지역이나 아파트 시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꽃동산공원개발 사업을 둘러싼 지역민들의 첨예한 갈등이 내포되어 있는 이유에서 기인한다. 현재 구미시는 고아읍 원호리 주민들의 숙원인 ‘원호지구 도시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고 이는 ‘가칭 원호지구 도시개발사업 조합’에서 제안했다. 고아읍 원호리 평성들 일원은 김관용 전 지사의 고향 지역으로 구미경실련의 성명서에 언급된 것과 같이 포용의 리더십이 필요한 지역이다. 

 

 그동안 언론보도에 나타난 구미경실련 관계자와 김관용 전 지사와의 관계는 두터운 편으로 보이며, 꽃동산개발이 김관용 전 지사의 고향인 원호지구 도시개발 사업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해 '포용의 리더십'을 거론한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는 부분이다.

 
 구미경실련의 성명서 말미를 살펴보면 "지역사회 갈등의 해법과 그에 대처하는 정치인 리더십의 핵심이 포용성이고, 세종대왕으로 대표되는 포용적 리더십이야말로 갈등이 상존하는 현대사회 각계 지도자들의 보편적 리더십이다. 여기에 혁신 리더십으로 실질적인 성과를 내야 더 큰 정치인으로 계속 지지를 받을 것이다. ‘동네 정치인’이라는 평가를 극복하지 못하면, 구자근 후보 역시 당선이 되더라도 백승주·장석춘 의원처럼 1회용으로 시민들에게 버림받을 것이다."라고 주장 했다.

 

그러면서 구미경실련은 "구자근 후보가 더 큰 정치인으로 성장하려면 지금 즉시 시민들에게 사과하고, 보수 지역정치 경험의 한계 극복을 위한 ‘줄탁동시(啐啄同時)’를 명심하라!"라며 조언을 했다. 줄탁동시란 "병아리가 알에서 깨어나기 위해서는 어미 닭이 밖에서 쪼고 병아리가 안에서 쪼며 서로 도와야 일이 순조롭게 완성됨"을 의미한다. 해석하기에 따라서는 김관용 전 지사가 다져놓은 세력과 손을 잡고 협치하라는 뜻으로도 볼 수 있다.

 

이는 구미경실련이 "우리가 이렇게 낙선운동 후보에게 조언을 덧붙이는 이유는, 구자근 후보가 구미경실련의 10년차 오랜 회원이기 때문이다."라며 "구미경실련도 시민들에게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고 기술한 것에서 미루어 짐작해 보건데 시민단체의 본심이 들어난다고도 볼 수 있다. 즉, 낙선후보에 대한 진정한 칼날같은 비판이 없는 것으로 보아 구자근 후보를 낙선 시킬려는 의도보다는 기존의 세력들에게 머리를 숙이고 손을 잡으라는 무언의 암시로도 비쳐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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