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경제지 기자에서 구독 비즈니스 CEO로… 14년 기자 생활의 역경과 극복, 브랜딩 노하우 공유
"기자라는 신분은 만나고 싶은 사람을 다 만날 수 있는 엄청난 기회입니다. 하지만 조직에만 의존하지 마십시오. 위기가 왔을 때, 그것을 자신만의 길을 찾는 기회로 삼고 개인 브랜드를 구축해야 합니다."
[한국유통신문= 김도형 기자] 전 한국경제신문 건설부동산부, 이데일리 증권시장부 기자를 거쳐 현재 구독 콘텐츠 플랫폼 '어썸인(AwesomeIn)'을 이끌고 있는 성선화 대표. 그녀가 한국언론진흥재단 대구지사에서 열린 언론인 연수 강연에서 자신의 14년 기자 생활과 창업 스토리를 진솔하게 풀어놓으며 동료 언론인들에게 깊은 울림과 현실적인 조언을 건넸다.
성 대표는 "현직 기자분들 앞에서 강연하는 것은 처음이라 떨린다"면서도, 기자 시절 겪었던 고충과 이를 극복해 온 과정, 그리고 현재 미디어 환경에서의 생존 전략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를 시작했다.
"특종보다 독자의 필요에 집중하라"… 재테크 문외한에서 베스트셀러 작가로
2006년 한국경제신문에 입사한 성 대표는 처음에는 재테크나 돈 버는 데 전혀 관심이 없는 기자였다. 사회부, 부동산부, 금융부, 증권부 등을 거치며 초기에는 '특종'에 목숨을 걸었다. 하지만 취재원과의 약속을 어겨야 하는 상황, 특종 지상주의에 대한 회의감이 들면서 기자로서의 역할에 대해 근본적인 고민을 시작했다.
전환점은 입사 5년 차에 쓴 책 『빌딩 부자들이 가장 먼저 하는 일』이었다. 당시 조직 문화에 잘 맞지 않았던 성 대표는 새로 부임한 부장과의 갈등으로 기사가 제대로 실리지 않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그녀는 좌절하는 대신, "어차피 기사를 써도 킬(Kill) 당할 바에야, 남는 에너지를 책 쓰는 데 쏟아붓자"고 결심했다.
부동산 현장을 발로 뛰며 만난 평범한 공무원이 아끼고 절약해 강남 빌딩을 산 사연 등 '티끌 모아 태산'을 실현한 사람들의 이야기에 충격을 받고 영감을 얻었다. "그 전까지 티끌은 티끌일 뿐이라고 생각했어요. 월급 모아 부자 된다는 건 불가능하다고 믿었죠." 그녀는 100명에 가까운 '평범한 부자들'을 인터뷰하며 책을 썼고, 이 책은 출간 즉시 베스트셀러가 되며 큰 반향을 일으켰다.
"좌천을 성장의 기회로"… 위기 속에서 찾은 돌파구
하지만 책의 성공은 예기치 못한 시련을 가져왔다. 회사는 성과를 인정하기는커녕, 그녀를 사실상 '좌천' 성격의 부서인 기획실로 발령 냈다. 아침 9시에 출근해 신문을 읽고 보고서를 쓴 뒤 오후 6시면 퇴근하는, 기자의 업무와는 거리가 먼 곳이었다. "회사를 그만두라는 무언의 압박이었죠. 하지만 저는 제가 얼마나 어렵게 기자가 됐는지 알기에 절대 그만둘 수 없었어요."
성 대표는 이 위기를 다시 기회로 만들었다. "월급은 똑같이 나오는데 시간이 남아도는 이런 '땡보직'이 어디 있나 생각했죠." 그녀는 책 인세로 번 돈과 기획실 근무로 얻은 시간을 활용해 직접 부동산 투자에 나섰다. 100일간 전국을 돌며 8건의 투자를 실행했고, 그 경험을 담아 『월세 여왕』이라는 두 번째 책을 출간했다.
이 책 역시 성공했지만, 조직 내 갈등은 계속됐다. 결국 그녀는 좀 더 유연한 조직 문화를 가진 이데일리로 이직했다. 이데일리에서는 "회사의 브랜드가 약하니 당신의 브랜드를 키우라"는 격려 속에 '재테크 팀장'을 맡아 '웰스 투어' 같은 행사를 기획하며 다시 한번 능력을 발휘했다. 이번에도 타이틀 좋은 전문가 대신, 실제 밑바닥에서 돈을 번 사람들을 발굴해 소개하며 독자들의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다.
"출입처 없는 기자? 독자 니즈 파고들어 나만의 길 개척"
그러나 또 다른 시련이 찾아왔다. 기사 방향성을 두고 부장과 마찰을 빚으면서 출입처를 모두 잃게 된 것이다. 출입처 없이 기사를 써야 하는 막막한 상황. 성 대표는 또다시 '원점'에서 시작했다. "출입처도 없고, 기댈 곳도 없으니 오직 독자들이 진짜 원하는 게 뭘까만 생각했습니다."
그녀는 '짠돌이·짠순이' 기획을 통해 월급의 80~100%를 저축하고 부수입(N잡)을 통해 돈을 모으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에 집중했다. 이 과정에서 스스로도 가계부를 쓰기 시작하며 카드값을 절반으로 줄이는 등 직접 실천하며 얻은 깨달음을 기사에 녹여냈다. "제 돈 만 원이라도 직접 투자해보고 기사를 썼습니다. 제 경험을 담은 기사가 독자를 움직이는 포인트라고 생각했죠."
출입처 기사에 의존하지 않고 독자의 니즈에 맞는 깊이 있는 재테크 콘텐츠를 생산하자, 인터넷에서 기사 조회수가 폭발하고 댓글 논쟁이 벌어지는 등 큰 이슈가 되었다. 지면 중심의 전통적 방식에서 벗어나 온라인 플랫폼을 적극 활용한 것도 주효했다.
"책에서 유튜브, 뉴스레터로… 개인 브랜딩이 살 길"
성 대표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 "조직 안에서는 원 오브 뎀(one of them) 기자일 뿐이지만, 밖으로 이름을 알리니 개인 브랜드가 생기고 팬이 생기더라"며 개인 브랜딩의 힘을 절감했다고 강조했다. 그녀는 꾸준히 책을 출간하며 '재테크 여왕'이라는 자신만의 브랜드를 구축했고, 이는 조직 내에서도 함부로 대할 수 없는 힘이 되었다.
"지금 시대라면 책 대신 유튜브를 했을 겁니다. 조직 내에서 정치적으로 성장하는 길도 있지만, 그게 아니라면 개인 채널을 통해 브랜드를 키우는 것이 미래를 위해 필요합니다."
결국 성 대표는 회사와의 이견 끝에 퇴사를 결심하고, 기자 시절 마지막으로 기획했던 이메일 뉴스레터 '어썸인'을 창업 아이템으로 삼았다. 10년 넘게 쌓아온 개인 브랜드와 독자들의 신뢰 덕분에 유료 구독 모델임에도 성공적으로 안착, 현재까지 5년째 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AI 시대, 진정성 있는 소통과 전문가적 깊이가 핵심"
성 대표는 현재 단순 정보 전달을 넘어, 구독자들과의 쌍방향 소통(Q&A, 피드백)을 기반으로 한 커뮤니티 구축에 힘쓰고 있다. 구독자들을 '열정 거북이'라는 애칭으로 부르며 유대감을 형성한다.
"AI가 단순 정보 나열 기사를 대체하는 시대입니다. 이제 살아남는 콘텐츠는 직접 경험하고 깨달은 것을 담은, 진정성 있는 글뿐입니다. 사람들은 AI가 쓴 글과 사람이 쓴 글을 귀신같이 알아챕니다."
그녀는 기자 역시 단순 전달자를 넘어, 자신이 다루는 분야의 '전문가'로 거듭나야 한다고 조언했다. 성 대표 자신도 현재 공인중개사 자격증 공부, 유사투자자문업 등록 등 전문성을 키우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강연을 마치며 성 대표는 "기자 생활 동안 겪었던 수많은 역경과 시행착오가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며, "어떤 상황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독자와 진정성 있게 소통하며 자신만의 길을 개척해나가길 바란다"고 후배 언론인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그녀의 강연은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 속에서 언론인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깊은 성찰과 용기를 불어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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