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참사로 불거진 항공안전 문제

"철새 도래지에 신공항? 버드 스트라이크 위험"

하늘을 위협하는 철새들, 신공항 입지 선정의 치명적 실수

(전국= KTN) 김도형 기자= 12월 29일 제주항공 참사로 인해 버드 스트라이크(Bird-Strike)의 위험성이 다시금 부각되고 있다. 버드 스트라이크는 운항 중인 항공기에 새가 충돌하여 발생하는 사고로, 항공기의 기체 파손은 물론 대규모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전 세계 공항들이 공통적으로 직면하고 있는 심각한 문제 중 하나다.

대구경북통합신공항 사업부지 위치도(출처 대구광역시)

무안국제공항의 버드-스트라이크는 예견된 사고이다. 무안국제공항 활주로 연장 사업의 전략환경영향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공항 운영 시 조류 충돌이 예상되며 이에 따른 방지 대책 수립이 필요하다고 명시되어 있다. 이는 버드 스트라이크에 대한 위험성이 예측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명확한 대비책 없이 공항 개발이 진행되었음을 보여준다.

무안국제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대구경북통합신공항 역시 철새 도래지 인근에 위치해 유사한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 구미시 해평면 주민들은 신공항 건설과 관련된 주민설명회에서 항공기 운항 시 버드 스트라이크의 위험성과 해평 습지의 보전, 희귀 조류 보호 방안 등을 환경영향평가에 반영해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국토교통부의 답변은 “겨울철 조류 조사 자료를 검토했다”는 형식적인 수준에 그쳤으며, 추후 조사를 약속했을 뿐이다.

대구경북통합신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구미시가 제출한 의견에 따르면, 주요 조류인 기러기, 두루미, 흰꼬리수리 등은 조사 대상에서 누락되었으며, 비행 높이와 같은 구체적 정보도 제시되지 않았다. 특히, 겨울철새가 많이 유입되는 시기를 제외한 조사는 환경영향평가의 신뢰성을 떨어뜨린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활주로 방향 역시 논란의 중심에 있다. 구미시 주민들은 활주로를 대구 방향으로 전환할 필요성을 제기했지만, 국토교통부는 군공항 계획에 따라 이미 결정된 사항이라며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지 못했다. 이와 같은 태도는 환경적, 안전적 우려를 고려하지 않은 졸속 입지 선정이라는 비판으로 이어지고 있다.

뚜렷한 대책 없는 사업자…안전보다 개발 우선?

사업자 측은 버드 스트라이크 위험에 대한 명확한 대책을 제시하지 못한 상태다. 철새와 항공기 충돌로 인한 사고 위험성이 경고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로서는 구체적인 대응 방안 없이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실정이다.

대구경북통합신공항의 입지와 환경영향평가는 더 정교하고 철저하게 검토되어야 한다. 이미 예견된 위험성을 방치한 채 사업이 진행된다면, 이는 단순한 행정적 실수에 그치지 않고 대규모 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 개발 이전에 안전과 환경에 대한 우선 고려가 절실하다.

대구경북통합신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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