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2년 4월 4일 체결된 ‘맑은 물 나눔과 상생발전에 관한 협정서’
“30년 난제 ‘낙동강 물’…구미, ‘주되 제대로 받자’로 판을 다시 짠다”
“‘30만 톤/일’ 맞교환 카드 재부상…연 100억·KTX·공항철도 ‘상생 패키지’ 재점화”
“찬반 프레임 넘어 ‘실익 계약’으로…물·철도·산단 묶은 구미의 협상 시계 다시 돈다”
[한국유통신문= 김도형 기자] 2026년 1월 5일 열린 구미상공회의소 신년인사회에서 윤재호 구미상공회의소 회장이 “구미 발전을 위해 대구에 물을 주되, 그에 따른 이득을 분명히 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면서, 한동안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대구 취수원 이전(구미 해평취수장 공동이용)’ 논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
윤상훈 회장 신년인사 발언 영상 보기 바로가기
윤 회장은 이날 지역경제 도약을 위한 광역교통망 필요성도 함께 거론하며, 물 문제를 ‘공급 여부’가 아니라 ‘조건(패키지) 설계’의 문제로 전환시키는 메시지를 던졌다.

환경부, 대구시,국무조정실, 경상북도, 한국수자원공사, 구미시 2022년 4월 4일 ‘맑은 물 나눔과 상생발전에 관한 협정서’에 서명
윤 회장의 발언은 2022년 4월 정부가 “30년 난제”로 규정했던 낙동강 상류 물 문제를 풀기 위해 체결한 ‘맑은 물 나눔과 상생발전에 관한 협정’을 다시 소환했다. 당시 협정은 국무조정실·환경부·대구시·경북도·구미시·한국수자원공사가 참여했고, 김부겸 국무총리가 직접 참석해 “물은 주민의 삶과 직결되는 사안이라 원만히 나누는 것이 매우 어렵지만, 정부와 지자체가 함께 머리를 맞대어 ‘물은 나누고 지역은 상생’하는 방안을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2022년 협정의 핵심 “30만 톤/일”과 “상생 패키지”의 맞교환
국무조정실·국무총리비서실 보도자료(2022년 4월 4일)가 밝힌 협정의 골격은 명확하다. 구미 해평취수장에서 ‘일 평균 30만 톤’(보도자료 표기) 추가 취수를 통해 대구·경북에 공급하되, 구미의 토지이용 제한 확대는 없고(규제 확대 방지), 구미에 용수를 최우선 공급해 시민 불편을 막는 안전장치를 둔다.
대신 상생 방안은 “현금+인프라+산단+교통+지역개발”을 한 묶음으로 설계됐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환경부·수자원공사-구미시에 매년 100억 원 지원, 구미 국가5산단 입주업종 확대 노력, 해평습지 활용 지역발전사업 협력, 하수처리장 개선·증설 지원 ▲대구시-협정 체결 직후 일시금 100억 원 지원, KTX 구미역 및 공항철도 동구미역 신설 협력·지원, 구미 농축산물 판매 지원▲경북도-해평습지 지역발전사업 협력, KTX·동구미역 협력, 향후 공공기관 이전 시 구미 우선 유치 노력▲국무조정실-협의회를 두고 추진상황 점검·조정을 골자로 한다.
즉 “물”을 단독 의제로 떼어내기보다, 구미가 체감할 수 있는 실익을 수치와 사업으로 묶어 상생 거래를 만들겠다는 설계가 협정의 본체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2026년 ‘실익론’의 등장 “어차피 줄 거면, 빨리 주고 득을 보자”
윤 회장의 이번 발언은 “물을 어차피 줄 것 같으면 빨리 줘서 우리가 득을 봐야 한다”, “봉이 김선달처럼 우리도 해보자”는 표현으로 요약된다. 또한 통합신공항 접근 철도 논의와 연결해 “구미를 거쳐가야 한다”는 취지로, 물 갈등이 광역교통망 협상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문제의식도 드러냈다.
이 ‘실익론’은 2022년 협정이 제시했던 패키지 구조와 맞닿아 있다. 신년인사회 관련 보도에서도 윤 회장은 구미~신공항 철도 등 교통 인프라 확충을 지역 도약의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2022년의 격한 반발 “선거용 정치쇼” vs “상생의 기회”
그러나 같은 협정은 체결 직후부터 강한 정치적 역풍을 맞았다. 2022년 4월 4일 협정 체결 직후 구미시장 예비후보들이 세종정부종합청사 앞에서 반대 투쟁을 벌였고, 당시 김장호 예비후보는 “임기 말 협약을 규탄한다”, “구미의 이익과 자존심을 내팽개쳤다”, “도지사 불참으로 사실상 효력을 상실”, “선거용 정치쇼”라고 주장했다.

2022.4.4 김장호 구미시장 예비후보 세종정부종합청사 앞 반대 투쟁 현장(사진출처 경북신문 캡처)
이처럼 협정은 출범부터 ‘상생 패키지’라는 정부 프레임과 ‘지역 손해’라는 정치 프레임이 충돌하며 사회적 합의를 만들지 못했다.
실제로 이후 대구시는 2022년 8월 협정 해지를 통보했다고 밝히며, “구미 측 귀책으로 더 이상 추진이 어렵다고 판단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이번 윤 회장의 발언이 다시 주목받는 이유는, 그 ‘중단된 협상’을 감정의 찬반이 아니라, 문서로 고정 가능한 실익의 문제로 되돌려 놓았기 때문이다.
“구미가 얻을 수 있는 경제적 이득”은 무엇이었나" 핵심은 실행력
협정이 보도자료대로 이행됐다면, 구미가 얻는 이득은 크게 세 갈래로 정리된다.
▲확정형(단기) 이득
대구시 일시금 100억 + 환경부·수자원공사 매년 100억 지원은 지역 재정에 직접적인 완충재가 된다.
▲인프라형(중기) 이득
하수처리장 개선·증설 지원, 산단 업종 확대 협력은 기업유치 비용을 낮추고 분양·투자 유인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다만 구체 규모는 사업 설계와 국비·기금 매칭 방식에 좌우).
▲옵션형(장기) 이득
KTX 구미역·공항철도 동구미역 신설 협력, 해평습지 활용 지역발전, 공공기관 이전 ‘우선 유치 노력’은 단기 현금보다 도시 성장 옵션에 가깝다. 성공 시 파급이 크지만, 예타·국비·정책 변화에 따라 지연될 수 있어 “확정 수익”으로 과대평가해선 안 된다.
결국 관건은 윤 회장이 말한 대로 “주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확정적으로 받느냐”다. 협정이 다시 논의된다면, 매년 지원금의 재원·기간, 하수처리장·생태사업의 사업비·주관·일정, 철도 사업의 단계별 로드맵을 수치와 일정으로 잠그는 협상이 신뢰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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