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 종합감사, 구미시 행정 전반에 ‘경고등’ “한두 건이 아니었다.”

인사·재정·환경·세정 전방위 부실… 행정 신뢰의 근본부터 흔들리다


[한국유통신문= 김도형 기자] 지난해 12월 18일 공개된 경상북도의 2025년 구미시 종합감사결과는 단순한 행정 착오를 넘어, 행정 운영 전반의 체계적 관리 실패를 명확히 드러냈다. 인사·승진·보조금·세정·산림·지하수 등 주요 기능에서 법령 위반과 행정 공백이 동시다발적으로 확인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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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결과는 구미시 조직 내 규정 이해 부족과 관리감독 부재, 그리고 더 근본적으로는 행정의 책임성과 투명성 약화라는 구조적 문제를 경고한다.


종합감사결과 처분요구서를 살표보면 구미시는 경력경쟁임용시험 합격자의 임용 유효기간(1년)이 만료됐음에도 해당 인원을 신규 임용했다. 이는 「지방공무원 임용령」을 명백히 위반한 것으로, 경북도 감사본부는 “공개경쟁시험에 허용되는 ‘임용유예’ 규정을 임의 적용한 것은 제도의 취지와 목적을 무력화한 사례”라고 평가했다.


이는 단순한 행정 미숙이 아니다.

감사보고서는 인사 담당자들의 법령 이해도 부족, 검증 절차 부재, 그리고 내부 검토 구조의 경직성을 지적하며 “결재 과정을 거쳤음에도 오류가 바로잡히지 않은 점이 더 심각하다”고 분석했다.


감사 결과, 음주운전 징계 전력을 가진 공무원에게 징계 이전의 상훈을 근거로 ‘불문경고’ 처분이 내려진 사실도 확인됐다.

「지방공무원 징계규칙」 제12조는 명시한다. “징계 전력이 있는 경우, 그 이전의 공적을 감경 사유로 인정하지 아니한다.”

그럼에도 인사위원회는 이를 거꾸로 적용했다. 감사본부는 명문화된 규칙조차 무시된 점을 지적하며 “공정하고 일관된 징계 기준이 작동하지 않았다”고 결론지었다.

결국 규정보다 조직 내부의 ‘관행’이 우선하는 구조가 문제의 핵심으로 드러난 셈이다.


공무원 인사 관리의 공정성은 ‘교육훈련’ 이수로 평가된다. 그러나 이번 감사에서는 기본 교육시간(연 80시간)을 30시간으로 잘못 산정하여, 실제 요건을 채우지 못한 이들이 승진했고, 오히려 교육을 제대로 이수한 2명은 기록 누락으로 심사에서 배제된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관실은 보고서에서 “이 같은 오류는 단순한 착오라기보다, 인사 기록의 체계적 관리 부실이 누적된 결과”라며 “승진 제도의 신뢰를 무너뜨린 심각한 행정 실패”라고 평가했다.


환경자원화시설 주변영향지역 주민지원사업은 지역 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제도다.

하지만 감사 결과, 구미시가 조례에 사업종류와 내용을 명시하지 않은 상태에서 11건의 사업을 무근거로 추진한 사실이 밝혀졌다.

이는 「폐기물시설촉진법 시행령」 개정 취지를 무시한 채 사업비가 집행된 사례다.

특히 일부 사업은 2인 이상 견적이 원칙인 입찰을 1인 수의계약으로 처리한 것으로 드러나 절감 가능 예산 약 4천3백만 원이 사실상 손실됐다.


경북도 관계자는 “사업 추진의 신속성보다 투명성과 근거 확보가 우선돼야 한다”며 “조례 미비 상태에서의 사업 집행은 반드시 제도적으로 차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정 행정 ‘구멍’… 2억8천만 원 규모 취득세 미부과

지방세 부과 체계도 예외가 아니었다.

감사 결과, 상속·과점주주·생애최초 주택·창업중소기업 감면 등 34건에서 총 2억8천7백만 원의 취득세가 부과 또는 징수되지 않았다.


경북도는 “극심한 지방재정난 속에서 세원 관리가 이 정도로 허술하다는 점은 심각한 문제”라면서, 전수조사를 통한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통보했다.

전문가들은 “지방세 행정의 정확성은 자치재정의 생명선”이라며, 단일 부서 오류가 아닌 감사·회계·시스템 통합관리의 결함으로 분석한다.


산지복구·지하수 관리 모두 ‘총체적 부실’

토석채취 허가지에서는 기술자 자격 미달자가 복구 설계를 작성하고, 감리 대상임에도 감리 없이 승인이 이뤄졌다.

지하수 시설의 경우에도 허가 기간 만료 후 연장 허가나 원상복구 없이 방치된 사례가 다수였으며, 전체 허가시설의 70%가 관리 사각지대에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단순한 행정 소홀을 넘어, 환경·자원 관리 책임의 근본적 부재를 보여준다.


종합감사는 행정의 ‘진단검사표’다. 구미시 감사 결과는 부서별 실수가 아닌, 구조적으로 연결된 시스템 붕괴임을 드러낸다. 인사에서 재정, 환경에서 세정까지 동일한 유형의 문제가 반복된다는 점은 내부 견제장치가 작동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감사 전문가 A씨는 “업무 분장과 내부 결재 체계가 ‘서류상 통과의례’로 작동하는 현실에서, 근본적 개선은 어렵다”며 “감사 지적 이후에도 인사 이동으로 책임이 희석되면 유사 사례는 재발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문제의 본질은 ‘규정 위반’ 자체가 아니다. 더 깊은 뿌리는 지속된 관행과 내부 통제 부재, 그리고 시민 신뢰에 대한 감각 둔화다.

행정의 신뢰는 고지식하리만큼 투명한 절차로부터 시작된다.

구미시가 진정한 쇄신을 원한다면, 책임자 징계를 넘어 공개된 개선 프로세스·성과 지표·내부 피드백 체계를 시민에게 약속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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