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 속에 숨은 지방정부 정책을 읽다…한국언론진흥재단, 지방재정 분석 전문연수 성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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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KW컨벤션센터서 7월 30일부터 이틀간 진행

예산·결산서 분석부터 AI 활용 데이터 취재까지 현장형 교육

참가 기자들, 지역별 재정 현안 발굴해 기사 작성 실습


[한국유통신문= 김도형 기자] 한국언론진흥재단 대전지사가 지역 언론인의 지방재정 분석 역량을 높이고 데이터 기반 탐사보도를 활성화하기 위한 전문연수를 실시했다.


한국언론진흥재단 대전지사 주최·주관으로 열린 이번 연수는 7월 30일부터 이틀간 대전 KW컨벤션센터에서 ‘숫자로 읽는 지방정부 재정분석 실전 노하우’를 주제로 진행됐다.


이번 교육은 지방정부의 예산과 결산 구조를 이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재정자료를 확보·분석해 지역 현안을 발굴하고 기사로 완성하는 실무 역량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특히 인공지능을 활용한 데이터 정리와 비교 분석, 취재 아이템 도출 방법까지 교육과정에 포함돼 참가 기자들의 높은 관심을 끌었다.


 “예산은 지역정부의 정책 우선순위를 보여주는 정치적 기록”


첫 번째 강의는 나라살림연구소 이서연 연구원이 맡아 ‘지방정부 재정 이해와 예산 분석 노하우’를 주제로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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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구원은 지방재정을 지방자치단체가 주민 복리와 지역 발전을 위해 세입을 확보하고 세출을 집행하는 일련의 활동으로 설명했다. 지방재정은 단순히 돈을 걷고 쓰는 회계 행위가 아니라 소득 재분배, 자원 배분, 지역경제 안정이라는 공공적 기능을 수행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특히 예산이 어느 분야에 얼마나 배분됐는지를 살펴보면 해당 지방정부가 중요하게 여기는 정책과 행정의 우선순위를 확인할 수 있다며 “예산은 정치”라는 관점에서 재정자료를 읽을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결산서는 지방정부가 실제로 돈을 어떻게 집행했는지를 보여주는 ‘한 해 살림의 결과보고서’라고 정의했다. 


강의에서는 지방재정이 일반회계와 특별회계, 기금으로 구성되는 기본 구조도 상세히 소개됐다. 일반회계는 지방정부의 보편적인 행정사업에 활용되는 반면 특별회계와 기금은 특정한 목적을 위해 설치·운영되는 만큼, 사업 목적에 맞게 재원이 사용됐는지 확인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같은 사업에 일반회계와 특별회계, 기금 재원이 중복되거나 분산 편성되는 사례도 있을 수 있어 회계 간 전입·전출과 사업별 재원 구조를 함께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법정 의무기금이 관련 규정에 따라 제대로 적립되고 있는지 역시 지역 언론이 점검할 수 있는 주요 취재 대상이라고 제시했다. 


본예산보다 관심 적은 결산…“이미 쓴 돈에서 다음 예산의 문제 보인다”


이 연구원은 지방재정 취재에서 본예산뿐 아니라 결산자료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산은 앞으로 돈을 어떻게 사용할지 정한 계획이지만, 결산은 실제 집행 결과를 정리한 자료다. 결산을 분석하면 당초 계획대로 사업이 추진됐는지, 예산이 과도하게 남거나 이월되지는 않았는지, 집행 과정에서 반복적인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는지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중기지방재정계획과 투자심사, 예산편성 운영기준, 지방의회의 예산안 심의·의결, 집행과 결산으로 이어지는 전체 재정 흐름을 이해해야 개별 사업의 문제점을 정확히 진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규모 사업의 경우 중기지방재정계획에 반영됐는지, 투자심사에서 승인·조건부 승인·반려 중 어떤 결과를 받았는지, 반려 또는 조건부 승인 사유가 이후 사업에 제대로 반영됐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시했다. 


예산서 분석의 구체적인 방법도 소개됐다. 회계별 예산 규모와 전년 대비 증감률, 지방세와 세외수입의 변동, 지방교부세·조정교부금·국고보조금 등 이전재원의 비중을 연도별로 비교하면 지역경제와 지방정부의 재정 여건 변화를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정 세입 항목이 급격히 늘거나 줄었을 경우 그 원인을 확인하고, 세입이 실제보다 과도하거나 적게 추계되지는 않았는지 결산자료와 비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지방소멸대응기금처럼 정책 목적이 명확한 재원은 단순한 집행률뿐 아니라 일자리·주거·인구 유입 등 본래의 목적에 맞게 사용됐는지를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AI로 자료 확보·정리·비교…“최종 숫자는 반드시 원문으로 검증해야”


두 번째 강의는 나라살림연구소 김유리 연구관리팀장이 ‘AI 활용 예산 데이터 확보·분석 및 취재보도 노하우’를 주제로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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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팀장은 앞선 강의에서 익힌 지방재정 이론을 실제 데이터에 적용하는 방법과 방대한 예산자료를 인공지능으로 보다 효율적으로 정리·분석하는 실무 기법을 소개했다.


강의에서는 지방정부 재정자료를 활용한 기사 사례로 보통교부세, 재난관리기금, 파크골프장 조성사업 등이 제시됐다.


보통교부세는 지방자치단체 간 재정 격차를 완화하고 일정 수준의 행정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중앙정부가 지원하는 재원이다. 자치단체별 기준재정수요액과 기준재정수입액을 비교하면 재정부족 규모와 교부세 배분의 적정성을 분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재난관리기금은 법정 기준에 따라 의무적으로 적립해야 하는 만큼, 지방정부가 본예산과 최종예산에 필요한 금액을 제대로 반영했는지 비교하면 법정 의무 이행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파크골프장 사업은 조성 위치와 이용률, 수익성, 특정 단체의 독점 이용 여부, 하천변 시설의 반복적인 복구비 지출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할 수 있는 생활밀착형 재정 취재 사례로 소개됐다. 


김 팀장은 AI가 여러 지방자치단체의 예산·결산 자료를 취합하고 엑셀 자료를 정리하거나, 연도별·지역별 차이를 비교해 이상 징후를 발견하는 데 유용하다고 설명했다.


PDF 예산서를 엑셀 형태로 변환하고 여러 지자체의 자료를 통합하거나, 방대한 자료에서 추가 취재가 필요한 사업을 빠르게 찾아내는 데 AI를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AI가 그럴듯하지만 사실과 다른 숫자나 내용을 생성할 수 있다는 점을 반드시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I가 제시한 분석 결과를 그대로 기사에 인용해서는 안 되며, 최종 수치와 법적 근거, 사업 내용은 예산서·결산서와 정부 공개자료 등 원문을 통해 다시 검증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 팀장은 AI의 역할을 최종 판단자가 아닌 취재 보조자로 규정했다. 자료의 대략적인 흐름을 파악하고 여러 문서를 취합·분류하거나 취재 실마리를 찾는 데 활용하되, 기사의 정확성과 책임은 기자의 교차검증을 통해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자들이 직접 지역 재정자료 분석…취재 아이템을 기사로 완성


연수 둘째 날에는 김유리 연구관리팀장의 지도 아래 참가 기자들이 조별 실습에 나섰다.


참가자들은 지역별 예산서와 결산서, 지방재정 공개자료 등을 직접 확보하고 AI와 엑셀을 활용해 데이터를 정리했다. 이어 전년 대비 증감이 큰 사업, 집행률이 저조한 사업, 반복적으로 이월되는 예산, 목적과 실제 집행 내용이 다른 사업 등을 선별해 취재 아이템으로 발전시켰다.


각 조는 숫자의 단순한 증감을 나열하는 데서 벗어나 사업의 정책적 목적과 실제 성과, 주민에게 미친 영향, 타 지방자치단체와의 차이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지방정부 재정 이슈 기사를 작성했다.


실습 과정에서는 동일한 데이터라도 어떤 기준으로 비교하고 질문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기사가 나올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 참가 기자들은 조별 토론과 결과 발표를 통해 분석 과정의 오류를 점검하고, 추가 정보공개청구와 관계기관 취재가 필요한 부분을 구체화하는 등 유의미한 성과를 도출했다.


이번 전문연수는 지방재정을 어렵고 복잡한 숫자의 집합이 아니라 주민의 삶과 지방정부의 정책 방향을 보여주는 핵심 취재자료로 바라보게 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특히 지방정부의 재정 여건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재정사업의 효과성과 책임성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지역 언론이 예산과 결산을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데이터에 근거한 보도를 확대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확인하는 자리가 됐다.


한국언론진흥재단 대전지사가 마련한 이번 연수는 재정 이론과 실제 자료 분석, AI 활용과 기사 작성 실습을 유기적으로 연결함으로써 참가 기자들이 교육 직후 지역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실질적인 취재 역량을 높였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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