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떼뉴텍그림이야기 (36) - 엄마와 아이(메리 카세트)
엄마와 아이(Mother and Child), 메리 카세트, 1884년
[한국유통신문 = 전국] 이용범 기자 = 세상은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는가에 따라 많이 달라질 수 있다. 누가 이렇다 해서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보편적인 일이지만 개척자, 특히 선구자들은 남의 의견에 따른 다기보다는 자신의 생각으로, 또 자신의 판단으로 세상을 바로 보며 새로움을 창출해 나가기에 '용기'를 가진 자들이다. 그러나 새로운 시도를 하는 선구자이지만 그들은 고정 관념에 빠져 있는 세인들로부터 비난을 받기도 한다.
예술 분야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그림에 처음으로 사인을 넣은 뒤러나 인상파를 시작한 모네, 뚱뚱한 패러디를 그린 보테로, 르네상스를 열어간 다빈치 등등은 우리가 잘 아는 '작지 않은 용기'가 필요했던 예술계의 선구자들이다. 메리 카세트 역시 이러한 화가이다. 그녀는 19세기 말, 남성 중심의 미술에서 여성의 일상과 감정을 주제로 독자적인 세계를 구축하며 인상주의를 새롭게 이끌어간 선구자적 여성 화가였다.
19세기 후반, 예술계는 남성 중심적 구조 속에서 서서히 변화를 맞이하고 있었다. 여성의 사회 진출이 늘어나면서 당연히 여성권도 신장되기 시작한 시기이다. 이 시기 메리 카세트는 단순한 미적 표현을 넘어 여성의 입장과 시선에서 본 일상과 정서를 캔버스에 담았다. 당시로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남성 화가로서는 도저히 흉내 낼 수 없는 것들이었다.
메리 카세트는 특히나 모성과 아동의 관계를 여성의 시각으로 그려냈다. 그녀의 작품은 예술 속에서 여성의 정체성과 독립성을 그려낸 사례로 주목받게 되었다. 지금은 남녀의 평등이 자연스러운 것이지만 당시만 하더라도 여성을 두각 시켜 나가기에는 어려움이 많은 시기였다. 물론 긍정적인 면보다 비난하며 부정적으로 보는 시선이 더 많았다. 그러다 보니 보수적인 살롱에서는 그녀의 그림 전시를 거부하기도 했다.
메리 카세트의 작품은 주로 여성과 아이 그리고 가정이라는 친밀한 주제를 다루었다. 따뜻하고 부드러운 느낌의 사랑스러운 그림들이다. 그러나 그는 무엇보다 그녀의 그림에 여상의 자율성과 여성의 내면의 힘을 담아냈다. 카세트는 인상주의의 즉흥성과 색채감을 바탕으로 일본 목판화에서 보는 선과 구도, 그리고 평면적 표현을 접목하며 그녀 만의 독특한 양식을 만들어 냈다. 그래서 그녀를 용기 있는 자, 선구자라고 말하는 것이다.
이 작품은 메리 카세트의 '엄마와 이이'이다. 아이를 포근히 안고 있는 엄마는 아이의 빰에 입맞춤을 하고 있고, 아이 역시 엄마의 포근한 사랑을 느껴는 엄마의 목을 감싸안고 있다. 인상주의로 따뜻한 색감과 빠른 터치로 그려진 이 그림은 엄마와 아이 사이의 유대감이 돋보이는 그림이다. 모성애라는 특별한 감정이 잘 표현된 이 그림은 19세기 남성 미술가들이 표현하지 못한 따뜻한 여성의 감수성과 여성만이 느낄 수 있는 모성애가 잘 표현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