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과 예술, 혁신과 감동이 만난 무대…DIMF 사상 첫 아시아 초연

19세기 혁명가, 무대 위로 소환되다

 

[한국유통신문= 전옥선 기자] 대구의 밤을 찢고 전기가 흐른다. 제19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의 개막작으로 무대에 오른 헝가리 뮤지컬 ‘테슬라’가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아시아 최초로 그 베일을 벗었다.

 

 

 

DIMF 역사상 첫 아시아 초연이라는 상징성과 함께, 이 작품은 한 시대를 앞서간 천재 과학자 니콜라 테슬라의 삶과 신념, 고독과 사랑을 무대 위에 생생하게 되살렸다.

무대 위 짙은 어둠을 가르며 전광이 번쩍일 때, 울려 퍼진 한 줄의 대사.

“과학기술의 발전은 빛보다 빠르다, 에디슨. 당신도 이를 거스를 수 없다.”

그 순간, 19세기 말 전기 혁명의 한복판에 서 있는 테슬라가 눈앞에 되살아났다. 관객들은 숨을 죽인 채, 시대를 돌파한 위대한 한 인간의 부활을 지켜봤다.

혁신적 무대미학, 몰입을 이끌다

공연이 시작되자마자 관객을 사로잡은 것은 헝가리 특유의 장엄한 음악, 번쩍이는 전기 특수효과, 영상과 무대가 하나 된 구성이었다.

테슬라의 실험실이 눈앞에 재현되며, 그의 발명품이 살아 움직이듯 구현될 때마다 관객들은 시간을 거슬러 19세기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듯한 체험을 했다.

30여 명의 배우들이 펼치는 역동적인 안무와 정밀하게 설계된 무대 연출은 테슬라의 업적을 단순히 소개하는 것을 넘어서, 그의 고뇌와 내면, 인류를 향한 헌신, 고독 속에서도 꺼지지 않았던 사랑을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뮤지컬 ‘테슬라’는 ‘전기’라는 소재에 인간의 서사를 불어넣는 데 성공했다. 이 무대는 과학이 감정이 될 수 있고, 전류가 서사로 확장될 수 있음을 증명했다.

유럽을 매료시킨 걸작, 대구에 상륙하다

헝가리 국립극장과 유럽 전역에서 극찬을 받은 이 작품은 1년 6개월간의 집필, 8개월간의 리허설을 거쳐 완성되었다.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역경을 딛고 드디어 DIMF에서 100번째 공연이라는 새로운 이정표를 찍었다.

이 작품은 단순한 수입 공연이 아니다. 이는 과학과 예술, 그리고 세계의 문화를 대구라는 도시 안에 응축한 창조의 총합이다.

주연 배우 미콜라 게르고는 무대를 마치고 이렇게 말했다.

“이 무대가 가능했던 건 테슬라가 남긴 수많은 발명 덕분입니다. 그가 살아있었다면 분명 기뻐했을 겁니다.”

제작진 또한 “테슬라는 세계가 기억해야 할 인물”이라며, 146개의 발명이 오늘날 우리 삶 곳곳에 어떻게 살아 있는지를 관객들에게 전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문화의 다리, 대구와 헝가리를 잇다

공연 후 열린 리셉션에서 이슈트반 주한 헝가리 대사는 “혁신과 비전이 응축된 무대였다”며 “테슬라의 헝가리적 뿌리를 재조명할 기회였다”고 평가했다. 이어 “대구시와 DIMF에 깊은 감사를 전하며, 앞으로의 문화 교류에 대한 기대도 함께 전했다.

대구에서 만나는 ‘테슬라’, 오는 28일까지 전기처럼 흐른다

헝가리 뮤지컬 ‘테슬라’는 6월 28일까지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공연되며, DIMF는 다음 달 7일까지 한국, 중국 등 6개국 29편의 작품으로 도시 전체를 뮤지컬의 열기로 물들일 예정이다.

이 무대는 전기다.

과학이 서사로, 기술이 감동으로, 혁명이 예술로 태어난 시간.

헝가리 뮤지컬 ‘테슬라’는 지금, 대구에서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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