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前) 국립금오공과대학교 교양교직부 비전임교수 우경철
대학에서 교양교육을 하는 이유는 지식을 전달하기 위해서만은 아니다. 서로 다른 가치와 관점을 이해하고, 사실과 논리를 바탕으로 스스로 판단하는 힘을 기르는 데 그 의미가 있다. ‘무엇을 생각할 것인가’도 중요하지만 교양교육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를 배우는 일이다.
최근 신천지예수교회 이만희 총회장의 구속 소식은 이러한 문제를 다시 떠올리게 했다. 정교유착 의혹을 수사하던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그를 정당법 위반과 업무방해 등 혐의로 피의자 신분에 두고, 법원은 “증거 인멸의 염려가 있다”는 이유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개별 사건에 대한 법적 판단은 앞으로 재판을 통해 차분히 이루어질 것이다. 그러나 그와 별개로, 개인의 자유를 제한하는 구속 결정은 어떠한 기준과 원칙 속에서 내려져야 하는지 질문을 던지는 일은 시민사회 구성원의 몫이다.
교육에서 중요한 것은 결론보다 판단에 이르는 과정이다. 법치주의 역시 같은 원칙 위에 서 있다. 법은 사회적 분위기에 따라 결론을 내리는 제도가 아니라, 사실과 증거, 그리고 절차를 통해 판단에 이르는 제도다. 따라서 개인의 자유를 제한하는 국가의 결정일수록 그 필요성과 상당성은 더욱 엄격하게 검토되어야 한다.
구속은 수사를 위한 제도이지 처벌을 앞당기는 절차가 아니다. 개인의 신체의 자유를 제한하는 강제처분인 만큼, 그 필요성은 예외적으로 인정되어야 한다. 특히 초고령자의 경우에는 연령과 건강 상태, 현실적인 생활 여건 등을 함께 고려해 구속이 불가피한 조치였는지를 더욱 신중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만희 총회장은 1931년생으로 올해 만 95세인 초고령자다. 제기된 사안에 대한 판단은 사법 절차를 통해 충분히 이루어질 것이다. 다만 구속이라는 강제처분이 과연 불가피한 선택이었는지에 대해서는 별개의 문제로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 국가가 개인의 자유를 제한하는 결정일수록 ‘다른 방법은 가능하지 않았는가’라는 질문은 결코 가벼워져서는 안 된다.
교육의 가치는 정답을 제시하는 데보다 스스로 질문하고 판단하는 힘을 기르는 데 있다고 생각한다. 성숙한 사회 역시 다르지 않다고 본다. 하나의 사건을 바라볼 때도 결론을 서두르기보다 판단의 근거와 과정, 그리고 그 결정이 사회의 원칙에 부합하는지를 함께 살펴볼 수 있어야 한다.
성숙한 시민사회는 결론을 서두르지 않는다. 충분히 질문하고, 충분히 검토한 뒤 판단하는 사회가 결국 법치주의를 더욱 굳건하게 만든다. 개인의 자유를 제한하는 국가 권력일수록 더 높은 수준의 신중함과 절제가 요구된다는 원칙 또한 그 과정 속에서 지켜질 때 비로소 법에 대한 신뢰는 더욱 깊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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