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폭풍 속에 쓰러진 나무들, 그리고 우리가 지켜야 할 숲의 약속. 뉴질랜드 태즈먼 폭풍 피해를 보며

사회부 0 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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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춘태(교육학 박사). 북경화지아대학교 국제교류처장, 기업관리대학 학장을 역임했으며, 현재는 뉴질랜드에 거주하며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칼럼으로 풀어내고 있다.

 

최근 뉴질랜드 남섬 태즈먼(Tasman) 지역에 강풍과 폭우가 몰아쳤다. 이로 인해 조림지 2,000헥타르에 달하는 삼림이 쓰러졌고, 국도 6호선(State Highway 6)에는 수백 그루의 나무가 넘어져 도로가 마비되었다. 현장에서는 300그루 이상의 나무가 스푸너스 고개(Spooners Range) 구간을 막고 있어, 차량 통행은 물론 지역 주민의 이동에도 큰 불편이 따르고 있다.


넬슨 시장 닉 스미스는 “나무 뿌리가 젖은 상태에서 돌풍이 불어 나무들이 일제히 넘어졌다”고 설명했으며, 타즈먼 시장 팀 킹 역시 “지금 가장 큰 문제는 쓰러진 나무들이 다른 곳으로 흘러가면서 2차 피해를 일으키고 있다는 점”이라고 우려를 전했다. 이로 인해 많은 주민들이 먼 우회도로를 선택해야 했고, 구조대원들은 도로 복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과거 한국 강원도 지역의 산불 피해와 닮아 있다. 2019년 발생한 대형 산불은 수십 년간 가꿔온 산림을 순식간에 앗아갔고, 바람을 타고 번진 불길은 마을을 덮쳤다. 그 당시 한국 역시 전국에서 구조대와 자원봉사자들이 모여 재난을 극복했다.


두 사례 모두, 자연의 힘 앞에 인간이 얼마나 연약한 존재인지를 일깨워주는 동시에, 그 속에서도 함께 돕고 연대하며 회복해 나가는 인간의 힘이 얼마나 강력한지를 보여준다.


또한 이번 뉴질랜드 사례는 단일 수종 조림의 구조적 문제를 다시금 환기시켰다. 바람에 취약한 침엽수 중심의 조림은 자연재해에 쉽게 쓰러지는 한계를 보였다. 이는 한국이 1960~70년대 경제 개발기 조림 과정에서 겪은 문제와도 유사하다. 당시 무분별하게 심은 리기다소나무, 일본잣나무 등은 병충해와 기후 변화에 매우 취약해 현재까지도 문제가 되고 있다.


자연재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복구에 그치지 않고, 구조적이고 생태적인 회복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산림의 회복은 나무만 다시 심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의 안전과 지속가능성을 함께 되돌아보는 일이기도 하다.


뉴질랜드 태즈먼 지역에서는 현재도 민관이 협력해 복구 작업을 진행 중이며, 일부 지역은 헬리콥터로 의약품을 전달할 정도로 상황이 여전히 긴박하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사람들 모두가 함께 이 현실을 받아들이고, 다시 일어서기 위해 힘을 모으고 있다는 점이다.


기후 변화는 이제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한국이든 뉴질랜드든, 극단적인 날씨와 자연재해는 일상이 되어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 앞에서 우리가 선택해야 할 길은 명확하다. 자연을 경외하고, 공동체를 보호하며, 숲과 더불어 살아갈 방안을 함께 모색하는 것이다.


쓰러진 나무는 다시 일어설 수 없다. 하지만 우리는 다시 심을 수 있고, 더 건강하고 강한 숲을 만들 수 있다. 그리고 그 숲은 곧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와도 닮아 있을 것이다.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사회, 그 시작은 우리가 숲을 대하는 태도에서부터 비롯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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