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춘태 교육학 박사/한국유통신문 뉴질랜드 지국장
전통 이야기의 현대적 해석, 그리고 문화 간 다리 놓기
뉴질랜드는 약 500만 명의 인구를 가진 작은 나라지만, 180여 개의 민족 언어가 공존하는 대표적인 다문화 사회다. 이러한 문화적 다양성은 한국 동화구연에 도전이자 기회의 장을 제공하며, 특히 한국의 전통 이야기를 통해 다양한 문화 간 교류와 이해를 증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2023년 3월 24일과 25일, 오클랜드의 Q Theatre에서는 한국의 전통 판소리 ‘수궁가’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공연이 열렸다. 이 공연은 오클랜드 아트 페스티벌(Auckland Arts Festival)의 일환으로, 판소리 가수 노은실과 첼리스트 얀 페흐가 참여해 한국의 전통 이야기를 영어와 한국어로 전달하였다. 전통 판소리와 인형극, 첼로 연주가 어우러진 이 공연은 모든 연령대의 관객에게 감동을 선사하며, 문화 간 경계를 허무는 새로운 이야기 전달 방식을 제시했다.
오클랜드의 여러 지역에서는 매년 ‘코리안 데이’가 열려, 한국의 전통 문화와 예술을 지역 사회와 공유하는 자리가 마련된다. 이 행사에서는 전통 음악, 춤, 음식, 공예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되며, 특히 어린이를 위한 동화구연 세션도 포함된다. 2025년 2월 8일, 오클랜드 중앙도서관에서는 설날을 주제로 한 어린이 스토리 타임이 열렸으며, 글렌필드 도서관(Glenfield Library)에서는 매주 한국어-영어 이중언어 라임 타임 세션이 진행되고 있다. 이를 통해 아이들은 노래, 이야기, 율동을 통해 한국어와 영어를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다.
또한, 하윅 역사 마을(Howick Historical Village)에서는 ‘라이브 데이(Live Day)’를 통해 한국의 전통 혼례식 시연, 다도 및 한복 체험 등 다양한 문화 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행사는 지역 주민들에게 한국 문화를 소개하고, 문화 간 이해를 깊이 있게 확장시키는 데 기여하고 있다.
뉴질랜드 전역에서 시행되는 커뮤니티 스토리텔링 프로젝트 중 하나인 ‘Our Stories Project’는 자선단체에 의해 운영되며, 학생들이 지역 주민의 이야기를 기록해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보존하는 데 목적을 둔다. 주로 영어와 마오리어로 진행되는 이 프로젝트에 한국 동화구연이 참여한다면, 문화 다양성을 확장하고 세대 간 교류를 촉진하며, 디지털 아카이브 구축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에는 동화구연을 체계적으로 보급하고 지도하는 전문 기관으로 ‘사단법인 한국동화구연지도사협회’가 있다. 이 협회는 동화구연지도사 자격 과정 운영, 교재 개발, 문화 콘텐츠 제작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한국의 전통 및 창작 동화를 교육적 도구로 확장하고 있다. 이러한 전문 기관과의 협업은 뉴질랜드 내 한국 동화구연 활동의 질을 높이고, 교육 콘텐츠의 다양성을 확보하는 데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다. 또한 협회가 보유한 자료와 전문 인력은 현지 교사와 스토리텔러들에게 실질적인 지원이 될 수 있다.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이들이 공존하는 뉴질랜드의 다문화 사회에서, 한국 동화구연은 문화 간 이해와 존중을 증진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어린이들에게 다양한 문화권의 이야기를 들려줌으로써, 타문화에 대한 호기심과 이해를 높이고 포용적인 사회 형성에 기여할 수 있다.
이를 위해 한국 동화를 영어, 마오리어 등 다양한 언어로 번역해 더 많은 이들이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학교, 도서관 등 교육기관과 협력해 정기적인 동화구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교육 커리큘럼에 포함시키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지역 사회 행사와 연계한 동화구연 세션 운영을 통해 더 많은 이들에게 한국 문화를 소개하고, 문화 간 교류를 촉진해야 한다. 나아가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한 동화구연 콘텐츠 제작 및 배포는 지리적 한계를 극복하고 더 넓은 범위의 청중에게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이처럼 뉴질랜드의 다문화 사회 속에서 한국 동화구연은 문화 간 교류와 이해를 증진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앞으로도 다양한 프로그램과 협력을 통해 한국의 전통 이야기를 널리 알리고, 포용적인 사회 조성에 지속적으로 기여하기를 기대한다.
박춘태(교육학 박사)
북경화지아대학교 기업관리대학 학장을 역임했으며, 현재는 뉴질랜드에 거주하며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칼럼으로 풀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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