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만수박사칼럼] ‘터지면 갚아주는’ 300조 보증의 늪… ‘한국보증협회’와 AI 심사에서 길을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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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만수 경제부칼럼위원/경영학박사


수천억 원대의 전세사기 피해가 청년들의 주거 사다리를 무너뜨렸을 때, 공적 보증기관이 내놓은 주된 대책은 ‘사후 대위변제’였습니다. 벼랑 끝에 몰린 자영업자가 문을 닫고 한계기업이 줄도산 위기에 처했을 때도, 금융당국과 보증재단은 사고가 터진 뒤 혈세를 투입해 구상권을 청구하는 방식을 되풀이해 왔습니다.


주택, 소상공인, 개인, 기업 전반에 걸쳐 수백조 원 규모로 팽창한 한국의 보증 금융은 지금 중대한 질문 앞에 서 있습니다. “우리는 왜 위기를 미리 감지하고 막아내지 못하는가?” 사후 수습에만 매달려 기금의 건전성을 갉아먹는 기존 보증 시스템의 구조적 한계 속에서, 학문적 융합 거버넌스인 ‘한국보증협회’의 설립과 한국데이터경제연구소(KDEI)의 ‘KDAP·DVMS’ 연계 AI 보증심사 시스템 구축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당위성을 지닙니다.


들러리에 머물렀던 보증, ‘독립된 학문 체계’와 통합 플랫폼이 절실한 이유


보증은 국가 경제를 지탱하는 핵심 신용 안전망입니다. 청년이 전셋집을 얻고, 무재무 영세 소상공인이 창업 자금을 조달하며, 벤처기업이 기술 하나로 자금을 공급받아 일자리를 만드는 모든 과정의 이면에는 보증이라는 신용보강 장치가 작동합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국내외 어디에서도 보증을 독립된 금융 학문으로 다루지 않았습니다. 민법에서는 '주채무자의 들러리' 같은 보증채무로, 금융학에서는 신용파생상품의 일부로, 보험학에서는 손해율과 구상권의 관점에서 조각조각 분절되어 연구되었을 뿐입니다.


이러한 학문적·제도적 공백은 현장의 파행으로 직결되었습니다. '거래 형성 → 사전 정밀 심사 → 동태적 리스크 관리 → 부실 예방 → 사후 회수 및 재기 지원'으로 이어져야 할 보증의 전 생애주기가 철저히 무시된 채, "사고가 나면 돈을 물어준다"는 정적이고 사후적인 땜질식 대응에만 갇혀 있었던 것입니다.


최근 ‘한국보증협회’ 창립이 필요한 배경이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HUG,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지역신용보증재단, 서민금융진흥원 등 각자도생하던 공적 보증기관들과 민간 금융사, 프롭핀테크 기업, 법률·회계 전문가들을 한자리에 모을 독립적 지식·혁신 플랫폼이 없이는 제2, 제3의 전세사기와 PF 부실을 구조적으로 막아낼 수 없습니다.


‘깜깜이·고비용 심사’ 끝낼 열쇠: KDAP·DVMS가 던지는 승부수


한국보증협회가 선언적 연구 모임에 그치지 않고 시장의 실질적 게임체인저가 되기 위해서는 강력한 기술적 무기가 필요합니다. 그 핵심 축이 바로 두레시닝 산하 한국데이터경제연구소(KDEI)의 데이터 인프라인 ‘KDAP(LLM 모델 포함)’과 가치평가 엔진 ‘DVMS’입니다.


기존 보증심사는 치명적인 구조적 맹점을 안고 있었습니다.


주택 시장에서는 시세 파악이 어려운 빌라·나홀로아파트 등 비아파트 영역에서 업·다운 감정평가와 깡통전세가 횡행했고,

소상공인 영역에서는 간편장부조차 버거운 영세 상공인들이 1-2년 전의 낡은 정적 재무제표 기준에 가로막혀 고금리 대부업으로 내몰렸으며,

개인·청년층은 금융 거래 이력이 짧다는 이유 하나로 ‘씬파일러(Thin Filer)’ 낙인이 찍혀 제도권 보증에서 탈락했습니다.


KDAP과 DVMS는 이 깜깜이 심사의 벽을 부수는 대안입니다.


공간·가치 인텔리전스(DVMS):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와 한국공인중개사협회 한방 거래망 데이터를 결합한 자동가치평가모델(AVM)을 통해 비아파트와 상가 시세를 실시간 정밀 추정하고, 인근 낙찰가율과 감가상각비를 반영해 담보인정가치를 객관화합니다.

동태적 운영 리스크 관제(DPMS·DFMS): 건물 공실률, 임대료 연체 이력, 물리적 시설 노후도와 화재·안전 결함을 스코어링하여 실시간 현금흐름과 건물의 담보 가치를 입체적으로 진단합니다.

비정형 권리분석(솔라 LLM): 업스테이지의 거대언어모델(LLM) ‘솔라’를 이식해 등기부등본의 숨은 권리 침해 소지와 임대차 특약사항을 자동 독해하고, 프롭테크 기업 (주)아이엔(임차in)의 전세사기 의심 물건 및 악성 임대인 DB와 교차 검증함으로써 서류 조작과 이상 거래를 심사 단계에서 원천 차단합니다.

실시간 대안정보 결합: 소상공인의 실시간 카드 매출과 상권 정보, 개인의 비금융 마이데이터(통신비·공과금 성실 납부), 신용보증기금 BASA의 141만 개 기업 데이터망을 연동해 재무제표가 없어도 차주의 동태적 상환능력을 증명해 냅니다.


부실을 미리 끄는 ‘선제적 예방 금융’으로의 패러다임 전환


이 시스템이 현장에 안착되면 보증의 패러다임은 ‘사후 대위변제’에서 ‘사전 리스크 기반 예방’으로 획기적인 전환을 맞이하게 됩니다.


보증학 연구진이 도출하는 부도율(PD)과 손실률(LGD) 계량 모형은 일괄적인 고정 요율제를 폐지하고, 리스크에 비례하는 합리적 차등 요율 체계를 확립합니다. 안심할 수 있는 우량 임차 물건이나 상권 회복력이 뛰어난 성실 소상공인은 보증료 인하 혜택을 받고, 다주택 갭투자자나 부실 징후 사업장은 한도 축소와 리스크 할증을 통해 선제적으로 위험을 격리할 수 있습니다.


또한 2026년 시행된 인공지능기본법에 발맞춰 설명가능한 인공지능(XAI, SHAP 기법)을 탑재함으로써, AI가 왜 보증을 승인하거나 감액했는지 차주와 심사역에게 명확한 데이터 지표로 공개합니다.


이는 기존 감정평가사나 공인중개사의 영역을 침해하는 것이 아닙니다. 정형화된 표준 물건은 AVM으로 신속 처리(Fast-track)하되, 위험 등급이 높은 비정형 특수 물건은 공인 감정평가법인의 현장 정밀실사로 분기시키는 ‘인간-AI 협업 체계(Human-in-the-loop)’를 통해 전문직 생태계와의 건강한 상생을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골든타임을 놓쳐선 안 된다


언제까지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절규를 지켜보며 뒤늦게 수조 원의 공적 재정을 쏟아부어야 합니까? 언제까지 실시간 매출이 발생하는 골목길 영세 상공인들을 ‘서류상 재무제표가 없다’는 이유로 제도권 밖으로 밀어내야 합니까?


학계의 엄밀한 이론적 연구(<보증학>), 민간의 고도화된 프롭핀테크 기술(KDEI의 KDAP·DVMS), 그리고 정책금융의 공공성이 하나의 테이블에서 결합하는 한국보증협회의 출범은 무너진 서민과 산업의 신용 인프라를 복원할 가장 유효한 처방전입니다.


보증이 '사고를 기다리는 제도'에서 '위험을 미리 통제하고 신용을 창출하는 지능형 안전망'으로 거듭나는 일, 바로 지금 한국보증협회와 AI 보증심사 시스템에 우리 금융의 미래가 걸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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