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2월 20일 구미시 김관용 전 경북지사 초청 특강 현장
2018년 1월 25일 남유진 구미시장 퇴임 인사 행사 현장
고향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위정자들, 뜨내기라 불러야 할까?
사전적 의미의 '뜨내기'는 일정한 거처 없이 떠돌아다니는 사람을 뜻한다. 그러나 지역 정치의 문맥에서 이 단어는 새롭게 정의되어야 마땅하다. 진정한 의미의 정치적 뜨내기는 거주 기간이 짧은 타지인이 아니라, '지역을 자신의 정치적 욕망을 채우기 위한 수단으로만 소비하고, 단물이 빠지면 무책임하게 떠나버리는 기회주의자'를 의미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도합 24년간 구미시정을 독점했던 김관용, 남유진 두 전직 시장은 겉으로는 '구미의 아들'을 자처했으나 실질적으로는 가장 치명적인 '대명사적 뜨내기'로 남았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나아가 이들의 장기 집권을 가능케 하고 맹목적으로 추종했던 지역 내 '공범'들의 존재는 우리 지역 사회가 어떻게 병들어왔는지를 뼈아프게 보여준다.
김관용 전 시장과 남유진 전 시장은 각각 내리 3선을 연임하며 무려 24년 동안 구미의 권력을 쥐었다. 이들의 장기 집권을 가능케 한 가장 강력한 무기는 정책적 탁월함보다는 '구미 사람'이라는 혈연·지연 중심의 프레임이었다. 유권자들은 '내 고향 사람'이라는 이유로 막강한 권력을 쥐여주었지만, 이는 결과적으로 정치적 긴장감을 떨어뜨리고 기득권을 고착화하는 독이 되었다.
두 전직 시장에게 구미는 최종 목적지가 아니었다. 이들은 구미시장 3선의 조직력을 발판 삼아 나란히 경북도지사 선거로 직행하거나 진출했다. 정치인의 더 큰 야망 자체를 탓할 수는 없으나, 이들의 시선이 항상 '더 높은 곳'을 향해 있는 동안 구미시정은 든든한 '베이스캠프'이자 스펙 쌓기용 도구로 전락했다. 지역의 백년대계를 고민하기보다는, 당장의 치적 쌓기와 정치적 세 불리기에 행정력이 소모되었다.
더욱 참담한 것은 선거 시즌마다 반복되는 지역 사회의 구태다. 구미를 망가뜨린 책임은 비단 위정자들에게만 있지 않다. 현직이라는 기득권을 앞세운 사실상의 '관권 선거' 분위기 속에서, 권력자에게 다가가 어떻게든 '눈도장'을 찍기 바쁜 일부 지역 인사들과 이익 단체장들 역시 명백한 공범이다.
위정자들은 각 단체의 장이 그 단체에 속한 모든 회원의 민심을 대변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교묘하게 악용해 왔다. 단체장의 지지 선언 하나를 마치 해당 집단 전체의 뜻인 양 포장하며 세를 과시하는 구시대적 선거 운동은 지역 여론을 심각하게 왜곡했다. 권력의 떡고물에 눈이 멀어 맹목적으로 줄을 서는 이들의 행태가 결탁하면서, 구미의 정치는 혁신과 비전의 경쟁 대신 '끼리끼리'의 이권 카르텔로 부패하고 말았다.
권력자와 공범들이 24년간 기득권 파티를 누리는 동안, 구미는 뼈아픈 구조적 위기를 맞이했다. 대기업들의 잇따른 이탈, 국가산업단지의 경쟁력 약화, 청년 인구의 급감은 대한민국 수출을 견인하던 가장 풍요로운 시절에 새로운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지 못한 안일함의 대가다.
권력을 내려놓은 지금, 그들의 모습은 구미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지역이 위기에 처했을 때 쓴소리를 아끼지 않는 원로나 고향을 위해 백의종군하는 모습은 부재하다. 시민들이 "코빼기도 보이지 않는다"며 냉소를 보내는 것은, 그들이 구미를 사랑한 것이 아니라 구미가 내어준 '권력의 단맛'만을 사랑했음을 방증한다.
결론적으로, 구미의 지난 정치사는 '고향 사람'이라는 타이틀이 결코 책임감을 담보하지 않으며, 맹목적인 줄서기가 지역을 어떻게 망가뜨리는지를 여실히 증명한다.
지역 사회에 헌신할 비전 없이 권력만 누리다 떠난 위정자들, 그리고 그 권력에 기생해 민심을 호도한 공범들이야말로 구미를 착취한 진짜 '뜨내기'들이다. 구미 시민들이 이 뼈아픈 고찰을 통해 얻어야 할 교훈은 명확하다. 다가오는 선거에서는 '어디 출신인가', '누가 세력을 많이 모았는가'라는 낡은 잣대를 버리고, 기득권 카르텔을 끊어내고 구미를 다시 일으켜 세울 철학과 능력을 묻는 냉혹한 심판관이 되어야 한다.
작성: 편집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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