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닝글LORY(23)] 수필-가을날의 기억 속에서, 창작의 씨앗을 찾아

사회부 0 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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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오면, 어린 시절의 기억들이 문득 문득 떠오른다. 영주남부국민학교 시절, 그 시절을 초등학교라 부르지 않았던 때의 이야기다. 그때마다 가을은 백일장 대회의 계절이었다. 학교는 우리를 영주여자고등학교와 영주국민학교로 데려갔다. 한 번도 가보지 못한 다른 학교들의 운동장과 교정은 낯설고 신비로웠다. 나는 늘 그 풍경에 마음을 빼앗기곤 했다.


아이들은 운동장 한편에 모여 앉아 정해진 시간 안에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곳에서 창작의 시간을 가진다는 것은 우리에게 주어진 일종의 의식과도 같았다. 누군가는 진지한 표정으로 붓을 들고, 누군가는 펜을 굴리며 자신의 상상을 종이에 담았다. 그러나 나는 그 풍경 속에서 무언가를 만들어내기보다, 낯선 학교의 건물과 나무들, 그리고 그곳의 공기 속에 묻어난 다른 아이들의 숨결에 더 관심이 갔다.


그런 탓에 창작은 언제나 뒷전이었다. 마감 시간이 다가오면, 그제야 허둥지둥 붓을 들거나 펜을 들어 마무리를 짓곤 했다. 손끝은 서두르지만, 머릿속에는 아직 무엇을 그려야 하고, 무엇을 써야 하는지 명확하지 않았다. 그 순간의 나에게는 창작의 의미보다, 그저 마감을 맞춰 제출해야 한다는 생각이 더 컸던 것 같다. 그래도 그날 주어지던 단팥빵과 오렌지 음료는 작은 위안이자 기쁨이었다. 달콤하고 상큼한 맛이 혀끝을 스치면, 그날의 고단함이 조금은 씻겨 내려갔다.


시간이 흘러, 이제야 백일장의 진짜 목적을 생각해보게 된다. 그때는 왜 우리에게 제한된 시간 동안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도록 했을까? 아마도 특별한 재능과 기지를 발휘해보라는 뜻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입상한 아이들을 보면, 그들은 이미 그 순간을 오랜 시간 준비해 온 것이 아닐까 싶다. 창작이란, 단번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들은 평소에도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생각을 다듬어 대회라는 무대에서 그것을 펼쳐 보였을 것이다.


지금 나는 창작이 무엇인지 조금 더 알 것 같다. 창작은 누군가의 강요로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이다. 그것은 마음에서 자연스럽게 우러나와야 한다. 하고 싶어서, 정말 하고 싶어서 시작되는 그 순간에 비로소 세상에 단 하나뿐인 작품이 탄생한다. 나는 그 사실을 확신한다. 지금 나는 밤낮없이 창작에 몰두할 수 있는 시간을 누리고 있다. 이런 시간들이 내게 얼마나 큰 행복인지 모른다.


물론 현실은 그리 단순하지 않다. 실타래처럼 얽힌 다른 이들의 복잡한 일들을 도와야 할 때도 있다. 분주한 일상 속에서 때로는 창작의 시간이 방해받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안다. 조만간 모든 것이 잘 풀릴 것이라고. 모든 일이 제자리를 찾고, 다시금 나는 나의 창작으로 돌아갈 것이다. 지금 이 순간을 즐기며, 그날을 기다린다. 이 기다림마저도, 나에겐 하나의 창작이 아닐까 싶다.


그렇게 나는 내 기억 속 그리운 가을날을 떠올리며, 여전히 창작의 물결 속에서 헤엄치고 있다.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내가 어딘가에서 만나, 손을 맞잡고 있는 기분이 든다. 그 시절 내가 미처 끝맺지 못한 창작의 조각들이 지금의 나에게로 흘러와, 완성되어가는 순간들. 이 순간들을, 나는 소중히 간직한다.

 

장르-수필

 

글쓴이: 김도형 작가는

 

인생의 고비를 맞이한 사람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새로운 트렌드와 정보를 제공함으로서 동기부여와 함께 새로운 희망을 안겨다 주는 실용적 감성글을 좋아한다.

 

 -경북미디어뉴스 '오늘의 말' 고정 칼럼 연재

 -동기부여 코칭 스토리텔링 작가

 -4차산업혁명시대 리더십 제언 칼럼 연재

 -경북스토리텔링클럽 공모 선정(2019)

 -네이버 지식 iN 지식파트너 자원상담원(2013~)

 -시사문단 수필부문 신인상 등단(2013)

 -한책 하나 구미운동 2012, 2013 입상

 

'모닝글LORY'는 전자책 출판을 목적으로 운영되는 창작 코너입니다. 마감시간은 매일 아침(오전 5시부터 오전 9시까지) 글쓰기를 원칙으로 하며, 숙면 뒤 깨어났을 때 느껴지는 영감을 자양분으로 하여 가공된 창작글을 지향합니다.


매일 글쓰기를 하는 것은 단순히 문장력을 향상시키는 것 이상의 다양한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옵니다. 꾸준한 글쓰기는 창의력, 자기 표현, 정서적 안정, 사고력 향상 등 여러 면에서 우리의 삶에 깊이 관여합니다.


참여 작가님들의 첫 출판은 100회 게재를 원칙으로 하며, 최종 편집회의를 거쳐 전자책 발행을 합니다. 전자책은 크몽, 탈잉, 부크크, 유페이퍼를 통해 출판되며, 등단 작가로 활동할 수 있는 길을 열어드립니다.


참여작가 문의(fower_im@naver.com, 010-3546-98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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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금궁스포츠협회 오늘의 말》10년을 두고 이루고자 하는 목표는 반드시 이루어진다. > 칼럼 > 한국유통신문 (youtong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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