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미 작가의 모닝글LORY(6)] 죄송합니다.누락됐습니다.

사회부 0 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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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페이스북을 보다 우연히 관심이 가는 교육을 발견했다.

요즘 한창 빠져 있는 AI 관련 교육이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두 달 동안 매일 오전 시간을 온전히 할애해야 하는 일정이었지만, 이 정도 시간이면 기꺼이 투자할 만하다고 생각했다. 고민 없이 ‘상담 신청하기’ 버튼을 눌렀다.


주말이 지나고, 개강을 이틀 앞둔 월요일. 혹시나 접수가 마감됐을까 조바심이 들어 먼저 전화를 걸었다. 다행히 아직 접수 중이라며 신청서를 메일로 보내 달라고 했다.


이 시점에서 나는 ‘이건 운명이야.’라고 혼자 흐뭇해했다.

개강을 며칠 앞두고 우연히 페이스북에서 교육을 발견한 것도, 막차처럼 접수가 가능했던 것도, 딱 맞춰 나를 기다렸던 것 같았다. 머릿속에는 이미 강의실에 앉아 AI 교육을 듣는 내 모습이 그려졌고, 묘한 기대와 설렘이 피어올랐다.


드디어 개강 당일.

전날 밤, 혹시 지각할까 봐 일찍 자야 한다는 생각에 오히려 잠을 설쳤다. 머리는 멍하고 눈은 피곤했지만, 마음만은 방학이 끝나고 개학을 앞둔 학생처럼 들떠 있었다.


차에 시동을 거는 순간, 문득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개강 문자를 받았던가?’

보통이라면 교육 장소, 시간, 준비물 등을 안내하는 문자가 오기 마련인데, 나는 아무런 연락을 받지 못했다. 불안한 마음에 차를 세우고 다시 전화를 걸었다.


몇 번의 시도 끝에 통화가 연결됐다.


“안녕하세요. 오늘 교육 수강하는 학생인데요, 어디로 가면 되나요?”


“네, 본관으로 오시면 됩니다.”


“아, 감사합니다. 혹시 수강생 명단에 제 이름 확인해 주실 수 있을까요?”


잠시 정적이 흐른 뒤, 들려온 대답.


“성함이 없으신데요… 담당자분께 연락드리겠습니다.”


순간 머릿속이 하얘졌다.

차 안에서 손톱만 만지작거리며 기다리는 시간은 이상하리만큼 길게 느껴졌다.


잠시 후, 담당자로부터 전화가 왔다.


“대기 1번이세요.”


“…네? 대기요? 대기자가 있다는 말은 처음 듣는데요?”


원래 대기 시스템이 있었고, 나는 운이 좋거나 나빠서 대기 1번이 되었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그마저도 나에게 알리는 문자는 다른 사람에게 잘못 보냈단다.


“죄송합니다.”


“…대기의 기준은 뭔가요?”


“선착순입니다.”


“신청서 넣을 때 그런 말 없었는데요? 그날 안에 제출하라고 해서 보낸 건데요.”


“아니요, 선발 기준이 있습니다. 접수 후 전화로 적격 심사를 합니다.”


“그런데 저는 전화받은 적 없는데요? 오히려 제가 먼저 전화드려 출석 가능 여부를 말씀드렸어요. 그게 심사였던 건가요?

그리고… 대기자란 문자는 누가 받은 거죠?”


“…죄송합니다.”


그렇게 설렘으로 시작됐던 나의 교육 신청기는, 당혹감과 실망만 남긴 채 허무하게 끝나 버렸다.


이후 교육팀의 전체 담당자가 전화를 걸어와 사과를 했고, 내 억울함과 속상함을 어느 정도 이해해 주었다.

그에 따르면, 이 교육은 연초부터 접수가 진행됐고 정원이 다 찬 이후에도 신청자가 많아 대기자가 생긴 상태였단다.

페이스북에 올라온 공지는 너무 간단했고, 실제 절차나 선발 기준은 상담을 통해 알 수 있었다고 한다.

문자 누락도 단순 실수였다고.


하지만 아무리 이해하려고 해도 선뜻 납득이 가지 않았다.

강의실 앞까지 갔다가 다시 돌아왔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한동안 억울함을 떠나보내지 못하게 했다.


물론 담당자의 설명과 사과로 이미 지나간 일을 되돌릴 수는 없다는 걸 알지만,

문자 하나만 제때 왔더라도, 심사 기준을 알 수 있었다면,

이 씁쓸함은 좀 덜하지 않았을까.


그날은 하루 종일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았다.

계획이 틀어져서가 아니라,

간만에 설렜던 내 마음이 꺼지는 데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래도, 덕분에 여유로운 아침.

오랜만에 이렇게 다시 글을 쓸 수 있게 됐으니, 그걸로 위안을 삼아 본다.

 

글쓴이: 김선미 작가는 

따뜻한 시선과 섬세한 필치로 일상의 가치를 조명하는 지역 언론인이자 문화 기획자입니다.

경북문화신문 기자로 활동하며 지역 현안을 발굴하고 풀뿌리 민주주의에 기여해왔으며, 현재는 한국유통신문 문화미디어비즈기획국 본부장으로 활동 중입니다.


김 작가는 새마을테마공원 쎄시봉 운영자로서 음악과 이야기가 흐르는 복합 문화공간을 기획·운영하며 지역 문화 창달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또한 상모사곡동 주민자치위원회 위원, ‘효자봉 아래 사람들’ 문집 편찬위원 등으로 활동하며 지역 주민들과 함께 호흡하는 생활 밀착형 문화활동가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매일 아침 글쓰기, 모닝글LORY’ 프로젝트를 통해 글쓰기를 삶의 루틴으로 끌어들인 그녀는, 단순한 기록을 넘어 자기 회복과 공감의 글쓰기를 실천하고 있으며, 그 과정 자체가 또 하나의 문화운동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미담 제보, 스토리텔링 기획 및 작성:  010-2222-3806

 kkoji838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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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닝글LORY'는 전자책 출판을 목적으로 운영되는 창작 코너입니다. 마감시간은 매일 아침(오전 5시부터 오전 9시까지) 글쓰기를 원칙으로 하며, 숙면 뒤 깨어났을 때 느껴지는 영감을 자양분으로 하여 가공된 창작글을 지향합니다.


매일 글쓰기를 하는 것은 단순히 문장력을 향상시키는 것 이상의 다양한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옵니다. 꾸준한 글쓰기는 창의력, 자기 표현, 정서적 안정, 사고력 향상 등 여러 면에서 우리의 삶에 깊이 관여합니다.


참여 작가님들의 첫 출판은 100회 게재를 원칙으로 하며, 최종 편집회의를 거쳐 전자책 발행을 합니다. 전자책은 크몽, 탈잉, 부크크, 유페이퍼를 통해 출판되며, 등단 작가로 활동할 수 있는 길을 열어드립니다.


참여작가 문의(fower_im@naver.com, 010-3546-98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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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금궁스포츠협회 오늘의 말》10년을 두고 이루고자 하는 목표는 반드시 이루어진다. > 칼럼 > 한국유통신문 (youtong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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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미 작가의 모닝글LORY(2025) 글 모음] 

수필: 1편 2편 3편 4편 5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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