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닝글LORY(2025-74] 수필-진리의 마라톤

사회부 0 412 2025.03.15 08:03

논문을 읽다 보면 반복해서 등장하는 이름들이 있다. 페이지마다, 각주마다, 심지어 책장마다 얼굴을 비추는 석학들. 그들의 이론을 모른다면, 학문의 길을 걷는 것이 아니라 그저 낯선 도시를 헤매는 것과 다름없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그들의 이름을 하나씩 외우고, 그들이 던진 질문들을 따라가 보려고 했다. 하지만 그 길은 예상보다 훨씬 길고, 낯설고, 때로는 고독했다.

처음에는 그들의 말이 단순히 암호처럼 보였다. 익숙하지 않은 개념과 용어들. 그 속에서 나는 더듬거리며 의미를 찾았다. 그러나 점차 알게 되었다. 학문의 길은, 그저 무언가를 배우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지식을 기반으로 새로운 길을 여는 과정이라는 것을. 우리는 선배 학자들의 어깨 위에 서서 더 멀리 바라볼 수 있다. 그리고 때때로, 그들보다 더 멀리 나아가야 한다.

하지만 문제는 여기서 시작된다. 새로운 주장을 내놓기 위해서는 견고한 이론이 필요하다. 단순한 감이나 추측이 아니라, 수많은 학자들이 인정하고, 검증해온 강력한 논리. 그렇지 않으면 질문을 받을 때마다 주춤거리게 되고, 날카로운 반박 앞에서 흔들릴 수밖에 없다. 설득할 수 없는 논리는 결국 사라진다.

이 과정은 마라톤과 닮아 있다. 처음에는 숨이 차고, 다리가 무겁다. 중간에 포기하고 싶어질 때도 많다. 그러나 끝까지 버텨내면, 어느 순간 새로운 길이 열린다. 학문적 연구도 마찬가지다. 무수한 논문을 읽고, 이해하고, 자기만의 논리를 다듬어가는 과정.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끝없는 훈련과 인내를 요구하는 마라톤이다.

나는 여전히 이 길 위에 있다. 때때로 뒤처진 듯한 기분이 들고, 끝이 보이지 않는 순간도 있다. 그러나 언젠가는 나도 학문의 지도를 조금 더 넓히는 데 기여할 수 있을까. 그렇게 믿으며, 다시 한 걸음을 내디딘다.

글쓴이: 김도형 작가는

인생의 고비를 맞이한 사람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새로운 트렌드와 정보를 제공함으로서 동기부여와 함께 새로운 희망을 안겨다 주는 실용적 감성글을 좋아한다.

-경북미디어뉴스 '오늘의 말' 고정 칼럼 연재

-동기부여 코칭 스토리텔링 작가

-4차산업혁명시대 리더십 제언 칼럼 연재

-경북스토리텔링클럽 공모 선정(2019)

-네이버 지식 iN 지식파트너 자원상담원(2013~)

-시사문단 수필부문 신인상 등단(2013)

-한책 하나 구미운동 2012, 2013 입상

'모닝글LORY'는 전자책 출판을 목적으로 운영되는 창작 코너입니다. 마감시간은 매일 아침(오전 5시부터 오전 9시까지) 글쓰기를 원칙으로 하며, 숙면 뒤 깨어났을 때 느껴지는 영감을 자양분으로 하여 가공된 창작글을 지향합니다.

매일 글쓰기를 하는 것은 단순히 문장력을 향상시키는 것 이상의 다양한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옵니다. 꾸준한 글쓰기는 창의력, 자기 표현, 정서적 안정, 사고력 향상 등 여러 면에서 우리의 삶에 깊이 관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