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셜록 홈즈를 처음 만난 순간이 아직도 생생하다. 코난 도일의 "빨간 머리 클럽"은 내게 추리소설이라는 세계를 처음으로 열어준 이야기였다. 단어 하나하나에 스며든 긴장감과 날카로운 추론의 과정은 어린 나를 단숨에 사로잡았고, 그 뒤로 나는 추리소설을 탐닉하기 시작했다. 여름이면 텔레비전에서 아가사 크리스티의 작품이 시리즈로 방영되곤 했는데, 한여름밤 TV 화면 속에서 형체를 알 수 없는 범인이 내뿜는 기묘한 기운과 인물들의 긴장감 어린 대화는 그 자체로 하나의 세계였다.
추리소설이 주는 매력은 오감을 자극하는 데 있다. 조용한 방 안에서 책장을 넘길 때마다, 한 장 한 장이 수수께끼의 조각처럼 느껴졌다. 사건의 실마리를 따라가면서, 범인이 누구일지 가늠해보는 그 과정 속에서 묘한 쾌감이 피어올랐다. 모든 단서를 연결하고 진실을 맞닥뜨리는 순간의 희열은 어린 나에게는 신비롭고도 중독적인 감각이었다. 마치 어둠 속에서 불쑥 손전등을 켜는 것처럼, 처음에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한순간에 또렷이 드러나는 그 순간의 마법이란.
사람들은 추론하기를 즐긴다. 주어진 정보를 가지고 논리적으로 사고하며 스스로 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묘한 만족감을 느낀다. 추리소설이 오랜 시간 사랑받는 이유도 아마 여기에 있을 것이다. 이야기가 전개될수록 독자들은 마치 탐정이라도 된 듯, 작가가 숨겨놓은 단서를 따라가며 추리를 이어간다. 그리고 때때로 우리는 예상치 못한 반전을 맞닥뜨리며, 우리의 추론이 빗나갔다는 사실에 소름이 돋기도 한다. 하지만 그조차도 또 다른 즐거움의 일부다.
삶도 어쩌면 하나의 추리소설과 다르지 않다. 우리는 매일 수많은 사건과 마주하고, 작은 단서들을 조합해 미래를 예측하려 한다. 우연히 스쳐 간 장면 하나, 머릿속에 맴도는 어떤 기억이 기이한 방식으로 현실과 연결될 때, 마치 퍼즐이 맞춰지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때로는 예지몽을 꾼 듯한 기시감 속에서 "이 장면을 어디선가 본 적이 있어" 하고 속삭이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나는 생각한다. 인간의 추리 본능이 작동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추리소설이 주었던 긴장과 스릴, 그리고 사건의 전말을 알게 되었을 때의 묘한 성취감은 나이를 먹고 나서도 여전히 매력적이다. 그리고 어쩌면, 우리는 모두 각자의 삶에서 탐정이 되어, 우리만의 이야기 속 퍼즐 조각을 맞춰 나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글쓴이: 김도형 작가는
인생의 고비를 맞이한 사람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새로운 트렌드와 정보를 제공함으로서 동기부여와 함께 새로운 희망을 안겨다 주는 실용적 감성글을 좋아한다.
-경북미디어뉴스 '오늘의 말' 고정 칼럼 연재
-동기부여 코칭 스토리텔링 작가
-4차산업혁명시대 리더십 제언 칼럼 연재
-경북스토리텔링클럽 공모 선정(2019)
-네이버 지식 iN 지식파트너 자원상담원(2013~)
-시사문단 수필부문 신인상 등단(2013)
-한책 하나 구미운동 2012, 2013 입상
'모닝글LORY'는 전자책 출판을 목적으로 운영되는 창작 코너입니다. 마감시간은 매일 아침(오전 5시부터 오전 9시까지) 글쓰기를 원칙으로 하며, 숙면 뒤 깨어났을 때 느껴지는 영감을 자양분으로 하여 가공된 창작글을 지향합니다.
매일 글쓰기를 하는 것은 단순히 문장력을 향상시키는 것 이상의 다양한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옵니다. 꾸준한 글쓰기는 창의력, 자기 표현, 정서적 안정, 사고력 향상 등 여러 면에서 우리의 삶에 깊이 관여합니다.
참여 작가님들의 첫 출판은 100회 게재를 원칙으로 하며, 최종 편집회의를 거쳐 전자책 발행을 합니다. 전자책은 크몽, 탈잉, 부크크, 유페이퍼를 통해 출판되며, 등단 작가로 활동할 수 있는 길을 열어드립니다.
참여작가 문의(fower_im@naver.com, 010-3546-9865)
《세계금궁스포츠협회 오늘의 말》10년을 두고 이루고자 하는 목표는 반드시 이루어진다. > 칼럼 > 한국유통신문 (youtong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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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닝글LORY(2025-35)] 수필-추리 본능, 삶을 읽는 기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