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제작: OpenAI ChatGPT (DALL·E) 이미지 생성 기능 활용
현장부터 법률, 가치평가까지…‘융합 지성’과 ‘실전 역량’만이 데이터 강국 길 연다
정부는 2025년까지 1,000명의 '데이터거래사'를 양성하겠다는 승부수를 던졌다. 변호사, 기술사, 대학 교수부터 국방, 금융, 신약 개발 전문가까지, 각계의 두뇌들이 '데이터 어벤저스'라는 이름 아래 속속 집결하고 있다. 국가가 공들여 소집한 이 최정예 부대에게 주어진 미션은 명확하다. 바로 '거래 절벽'에 막혀 신음하는 데이터 시장의 혈관을 뚫고, 대한민국 경제의 새로운 심장을 뛰게 하는 것이다.
하지만 5일간 40시간 넘게 진행된 제11기 데이터거래사 교육 현장은, 이 미션이 결코 녹록지 않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화려한 구호 너머에는 '쓸 만한 데이터가 없다'는 현장의 불신, 거미줄처럼 얽힌 법적 규제, '공짜'라는 낡은 인식, 그리고 데이터의 가치를 매길 기준조차 모호한 혼돈이 자리 잡고 있다. 결국 1,000명의 어벤저스가 마주한 현실은, 장비는 최정예일지언정 아직 승리의 공식이 없는 '지도 없는 전쟁'이다. 이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이들 '전사'들이 반드시 갖춰야 할 3가지 핵심 병법은 무엇인가.
첫째, 기술 너머의 '현장'을 꿰뚫어 보는 통찰력이다. 김세현 데이터 경제 전문가는 "데이터의 가치는 누가,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단언했고, 이혜선 포스텍 교수는 '킹콩' 데이터 하나가 전체 분석을 왜곡하는 사례를 통해 숫자의 함정을 경고했다. 이는 데이터가 서버실의 코드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스마트 팩토리의 파이프 벤딩 공정, 서울시 공유자전거의 잘못 분류된 주말 데이터처럼 현실의 맥락과 모순 속에 살아 숨 쉬는 유기체임을 의미한다. '데이터 어벤저스'의 첫 번째 임무는 이처럼 데이터의 진짜 얼굴을 보고, 그 이면의 숨은 문제와 기회를 발견하는 '탐정'이 되는 것이다.
둘째, 법과 원칙이라는 '신뢰의 갑옷'을 입는 것이다. 최민령 변호사는 '파생 데이터'의 권리 귀속 문제가 법적 공백 상태이며, 오직 '계약'으로 그 주인이 결정된다는 냉정한 현실을 짚었다. 김훈 박사는 데이터 품질 인증(DQC) 제도를 통해 데이터의 신뢰도를 객관적으로 증명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는 데이터 거래가 단순한 흥정을 넘어, 명확한 법적 계약과 검증된 품질이라는 단단한 토대 위에 세워져야 함을 보여준다. 거래의 투명성과 윤리를 담보하는 이 '신뢰의 갑옷' 없이는, 아무리 뛰어난 기술을 가진 영웅이라도 시장의 불신이라는 화살을 피할 수 없다.
셋째, 가치를 증명하고 비즈니스를 설계하는 '실전 감각'이다. 김진철 강사는 데이터의 가치를 원가·시장·소득 접근법으로 평가하는 모델을 제시했고, 장기영 강사는 반려동물 '코주름' 인식 사례로 데이터의 혁신적 가치 창출을 보여줬다. 하지만 동시에 교육생으로 참여한 (주)아몬드 나윤후 대표의 지적처럼, 기술의 상용화는 현실의 벽과 부딪힌다. 누리플렉스 김진성 프로는 "데이터는 그 자체로 돈이 되지 않는다"며,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고, 예산에 맞춰 솔루션을 디자인하며, 3번의 만남 안에 계약을 성사시키는 '영업력'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어벤저스들은 데이터의 잠재력을 시장이 원하는 '상품'으로 만들고, 그 가치를 '가격표'로 설득해 고객의 지갑을 여는 '가치 창출의 설계자'가 되어야 한다.
정부는 1,000명의 전문가를 한자리에 모으는 시대적 소명을 다했다. 이제 공은 이들 '데이터 어벤저스'에게 넘어갔다. 이들은 더 이상 개별 분야의 전문가가 아니다. 현장의 문제를 꿰뚫는 통찰력, 법과 원칙이라는 신뢰성, 그리고 비즈니스를 창조하는 실행력을 겸비한 '융합 지성'으로 거듭나야 한다.
이제 이들이 흩어져 각자의 현장에서, 혹은 새로운 네트워크를 통해 시너지를 창출하며 '지도 없는 전쟁'의 지도를 직접 그려나가야 할 때다. 이들이 단순한 중개인을 넘어, 데이터 경제 생태계 전반을 설계하는 '아키텍트'로 활약할 때, 비로소 대한민국은 데이터 강국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미래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작성자: 데이터거래사 11기 김도형(KTN한국유통신문 데이터거래컨설팅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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