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자 니즈 파악이 최우선…가명결합 데이터, 법적 절차 준수해야"
[한국유통신문= 김도형 기자] 7월 4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고 한국데이터산업협회가 주관하는 '제11기 데이터거래사 교육' 5일차 강연이 진행됐다. 이날 오전에는 CJ올리브네트웍스 AI사업팀의 김도형 부장(컴퓨터 공학박사)이 '데이터 상품의 이해'를 주제로 강단에 섰다. 30년 가까운 IT 경력과 데이터 사업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데이터 상품의 정의부터 기획, 유형, 실제 결합 사례까지 심도 있는 내용을 다뤘다.
김 부장은 자신 역시 2년 전 같은 교육을 받은 2기 수료생임을 밝히며 교육생들의 노고에 공감하는 것으로 강연을 시작했다. 그는 "오늘 교육은 이론보다 실제 데이터 상품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어떤 사례가 있는지 스토리 중심으로 진행될 것"이라며 본격적인 강연에 들어갔다.
"데이터 상품, 단순 부산물이 아닌 기획의 산물"
김 부장은 먼저 '데이터 상품'에 대한 정의를 명확히 했다. 그는 "데이터 상품이란 비즈니스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이 아니라, 데이터를 이용해 서비스나 비즈니스 의사결정을 지원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들여 만들어진 상품"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원천 데이터를 수집해 개인정보 등 민감 정보를 비식별 처리하고, 체계적으로 분류·가공하여 특정 목적에 맞게 만든 것이 바로 데이터 상품"이라며, "이렇게 만들어진 상품은 기업 간 직접 거래(B2B), 데이터 마켓플레이스, 또는 API 기반 서비스 형태로 거래된다"고 설명했다.
데이터 상품의 4가지 유형: 고정, 협의, 맞춤형, 결합
김 부장은 데이터 상품을 거래 방식과 형태에 따라 네 가지 유형으로 분류했다.
고정 데이터: 판매자가 사전에 가공을 완료해 즉시 구매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상품. (Make to Stock 방식)
협의 데이터: 고정 데이터 중 일부 기간이나 특정 영역 등 필요한 부분만 선택하거나 일부 추가 가공을 협의하여 구매하는 상품.
맞춤형 데이터: 시장에 없는 데이터를 수요자의 요구사항에 맞춰 공급자가 맞춤 제작해 제공하는 상품. (Make to Order 방식)
결합 데이터: 서로 다른 기관이 보유한 데이터를 합쳐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상품. 특히 개인을 식별할 수 없도록 처리한 '가명결합 데이터'가 대표적이다.
핵심은 '가명결합 데이터', 법적 절차 준수 필수
김 부장은 강연의 상당 부분을 '가명결합 데이터' 설명에 할애하며 그 중요성과 절차를 강조했다. 그는 "가명결합은 반드시 데이터 전문기관 또는 결합 전문기관을 통해 수행해야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다"고 못 박았다.
그는 2016년 SK텔레콤과 하나생명보험의 데이터 결합 사례를 통해 법적 제도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당시 두 기업은 통신 데이터와 보험 데이터를 결합해 통신비 연체 이력 등이 대출 연체율과 상관관계가 있음을 분석해냈다. 이는 데이터 기반의 신용도 예측이라는 혁신적 시도였으나, 명확한 법적 근거 없이 '가이드라인'에 의존했기 때문에 시민단체의 고발로 대법원까지 가는 법적 분쟁을 겪었다.
김 부장은 "이러한 진통 끝에 2020년 '데이터 3법'이 개정되면서 비로소 합법적으로 가명결합을 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며 "이것이 바로 데이터 거래사가 데이터 전문기관의 역할과 법적 절차를 명확히 알아야 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데이터 상품화의 시작과 끝, '수요자 니즈'와 '데이터 가치'
마지막으로 김 부장은 성공적인 데이터 상품 기획을 위한 핵심 원칙을 제시했다. 그는 "데이터 상품화의 가장 중요한 첫걸음은 수요자의 니즈(Needs)를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것"이라며, "고객이 데이터를 어떤 목적으로, 어떻게 활용할지를 파악해야 그에 맞는 가치 있는 상품을 기획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데이터 분석의 가치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서술)'를 파악하는 단계를 넘어, '왜 일어났는지(진단)', '무엇이 일어날지(예측)', 그리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처방)'로 나아갈수록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김 부장은 "데이터를 판매하고 구매할 때, 이 데이터가 단순히 정보를 확인하는 수준인지, 원인을 분석하는 데 쓰일지, 아니면 미래를 예측하는 모델에 활용될지를 명확히 해야 데이터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하고 성공적인 거래를 이끌 수 있다"고 조언하며 강연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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