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한국, 마음의 문화가 전 세계를 감동시키다.

사회부 0 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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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박춘태(교육학 박사)는 대학교 국제교류처장 및 학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뉴질랜드에서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글로 풀어내고 있다.


 

우리는 가끔 자신이 살아가는 나라의 진면목을 잊곤 한다.

너무 가까워서 보이지 않는 것들, 너무 익숙해서 소중함을 느끼지 못하는 가치들.

하지만 때때로 그 진가는 멀리 떨어진 타인의 시선에서 더 뚜렷하게 드러난다.


최근 스페인, 프랑스, 독일 등 유럽 여러 도시에서 ‘한국화(韓國化)’ 현상이 조용히 확산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것은 단순히 K-팝을 듣고, 한국 드라마를 즐기는 문화 소비의 현상이 아니다.

그들 삶의 방식 깊은 곳에, 한국의 ‘마음의 문화’, 즉 타인을 위하고, 공동체를 중시하며, 가족을 소중히 여기는 철학이 서서히 스며들고 있다는 것이다.


스페인의 한 마을에서는 최근 가족 간의 대화 시간이 눈에 띄게 늘었다.

청소년들은 부모님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조부모와의 관계 역시 더욱 친밀해졌다고 한다.

그 배경에는 한국식 효(孝) 문화의 도입이 있었다.

가족 중심의 가치가 그들의 일상 속에 녹아들며, 단절된 세대 간의 소통에 따뜻한 다리를 놓은 것이다.


또한 한국의 ‘손님을 귀히 여기는 마음’, ‘일을 빠르고 정직하게 처리하는 습관’, ‘선후배 간의 예의를 중시하는 조직문화’가 유럽 기업문화에까지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

스페인의 중소기업은 한국의 장인정신을 바탕으로 한 경영 방식을 접목한 후, 매출이 평균 35% 증가했고, 직원 이직률은 40% 감소했다.

프랑스의 패션 회사, 로마의 레스토랑, 베를린의 스타트업들도 한국식 경영 철학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보고 있다.


이 변화의 중심에는, 사람을 중심에 두는 ‘마음의 힘’이 자리하고 있다.


한국인은 오래도록 어려움 속에서도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워온 민족이다.

전쟁과 가난, 산업화와 민주화, 자연재해와 팬데믹 속에서도, 이웃을 돌보고, 타인의 아픔을 내 일처럼 여기는 마음이 우리 사회를 지탱해왔다.

세월호 참사 당시 온 국민이 노란 리본을 달고 함께 울었던 기억, 명절마다 부모님께 드리는 작은 선물에 담긴 마음, 낯선 외국인조차 따뜻하게 맞이하는 골목의 인심.

이러한 마음이 바로 한국을 경험한 외국인들이 진정 감동받는 지점이다.


어쩌면 우리는 너무 오래 이 마음을 당연하게 여겨왔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 한국인의 마음은 국경을 넘어 세상 곳곳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한국을 닮아가고 싶은 나라들, 한국처럼 살아보고 싶은 사람들, 그리고 한국의 철학을 자신의 삶에 이식하고자 하는 외국인들.

그들은 기술이 아니라 정서와 공동체의 정신에 끌리고 있다.


그러나, 마음의 문화가 항상 행복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따뜻한 ‘마음의 문화’ 속에서 한국인 스스로는 종종 지쳐가고 있다.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 치열한 경쟁 속에서 한국은 ‘행복’을 또 다른 성취의 과제로 만들었다.

OECD 국가 중 최장 근로 시간, 낮은 출산율, 높은 자살률이라는 통계는 한국의 숨겨진 이면을 드러낸다.


북유럽이 ‘나의 행복을 위해 타인의 행복도 함께 추구하는 문화’라면, 한국은 ‘타인을 위하다 보니, 정작 나를 잃어버리는 문화’일지도 모른다.

공동체를 중시하는 만큼, 때론 개인의 자유가 제한되기도 하고, 지나친 배려가 무거운 기대감으로 되돌아오는 경우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상대의 고통에 무감하지 않은 민족임에는 분명하다.

비록 삶이 고단해도, 누군가를 위한 마음 하나는 포기하지 않는 사람들.

그 진심이 오늘날 전 세계를 움직이고 있다.


한국의 문화는 결코 단일한 가치로 설명되지 않는다.

집단주의와 개인주의, 권위주의와 평등주의, 전통과 현대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 이 다층적 구조는 서구의 단순한 문화 척도로는 설명할 수 없다.

우리는 ‘빨리빨리’의 속도 속에서도 정성과 장인정신을 잃지 않고, 수직적 위계 속에서도 상호 배려의 미덕을 놓치지 않는다.

이 절묘한 균형감각이 바로 한국 문화의 깊이이며, 다른 나라들이 쉽게 흉내 낼 수 없는 고유한 문화적 DNA다.


이러한 문화적 특성은 다문화 사회로의 진입 방식에서도 나타난다.

한국은 미국이나 호주처럼 대규모 이민으로 형성된 다문화 국가가 아니다.

신중하고 제한된 방식으로 이질 문화를 받아들이면서도, 점차 포용과 공존의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이는 사회적 혼란을 최소화하면서도 타인에 대한 존중과 책임감을 잊지 않는 방식이다.


스페인의 한 시민은 이렇게 말했다.

 “한국에서 배운 것은 경영 기법이 아니라, 개인의 성공보다 공동체의 발전을 우선시하는 정신, 어려움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끈기, 그리고 늘 더 나은 것을 추구하는 열정이었다.”


이처럼 한국의 문화는 단지 따라 하고 싶은 트렌드가 아니라,

타인의 마음을 일깨우는 철학이자 울림이 되고 있다.


우리는 이제, 우리의 ‘마음의 문화’가 세계를 감동시키고 있음을 자부해도 좋다.

그리고 그 문화의 진정한 힘이 우리 스스로의 일상과 사회를 더 따뜻하게, 더 행복하게 만들 수 있음을 다시금 믿어야 한다.


한국의 길, 그것은 기술도 시스템도 아닌, 바로 ‘마음’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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