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와 사이버 범죄의 경계에서… 첨단 수사기술의 미래 제시
【한국유통신문 = 김도형 기자】 2025년 5월 30일, 경북대학교 대구캠퍼스 글로벌프라자에서 열린 2025 Women in Computer Science and Engineering (WiCSE) 워크숍에서는 인공지능(AI)과 보안 기술의 융합을 주제로 다채로운 발표가 이어졌다. 이 행사에서 대구대학교 김지현 교수가 선보인 발표는 단연 돋보였다.
‘다크웹 및 소셜미디어 범죄 수집·추적 기술’이라는 다소 낯설고도 긴박한 주제를 다룬 김 교수의 강연은, AI가 디지털 범죄의 그림자를 어떻게 추적하고 실체를 드러내는지를 구체적인 사례와 함께 흥미롭게 풀어내며 청중의 깊은 공감을 이끌어냈다.
“보이지 않는 범죄, 보이게 만들어야 한다”
김지현 교수는 현재 대구대학교 컴퓨터공학과 조교수로 재직 중이며, 경찰청의 미래치안 도전기술 과제를 수행하고 있는 현장형 연구자다. 과거 대구경찰청 사이버수사 자문위원으로도 활동한 그는 산업계와 수사기관 간 융합형 연구를 통해 실질적인 수사 현장의 기술적 문제 해결에 앞장서고 있다.
그는 발표 서두에서 "다크웹은 단순한 기술 이슈가 아닌 사회적 과제"라고 강조했다. 일반적인 웹에서 접근할 수 없는 영역인 다크웹은 토르(Tor) 브라우저를 통해서만 접속할 수 있고, 3중 암호화 기술로 사용자와 서버의 위치까지도 숨겨져 있어 범죄의 온상으로 악용되고 있다.
방대한 데이터, AI가 추려낸다
김 교수는 범죄 정보를 효과적으로 수집하고 추적하기 위해 ‘자동 키워드 확장 크롤링 체계’를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사용자가 단순한 키워드(예: ‘마약’)를 입력하면, AI가 다크웹에서 관련 게시글을 수집하고 텍스트 마이닝을 통해 핵심 키워드를 추출, 다시 확장된 검색을 수행하는 방식이다.
“범죄자들은 필로폰을 ‘짝대기’, 대마초를 ‘ㄷㅁㅊ’처럼 변형어로 표기합니다.
AI가 이런 은어까지 스스로 찾아낼 수 있어야 진짜 범죄 추적이 가능합니다.”
지식 그래프로 범죄조직을 ‘시각화’
이 수집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김 교수팀은 지식 그래프(knowledge graph) 기반 분석 기법을 적용해, 범죄조직의 내부 연계를 시각화하고 있다. 예를 들어, 서로 다른 웹사이트나 SNS 계정이 같은 이메일, IP, 혹은 유사한 프로필 이미지 등을 사용하는 경우, 이를 AI가 인지해 ‘같은 조직’일 가능성을 보여주는 식이다.
특히 텔레그램, 인스타그램, 엑스(X) 등 SNS에서는 동일한 마약 광고 문구나 이미지, 소개글을 사용하는 계정들이 다수 발견되며, AI 기반의 클러스터링 기법을 통해 하나의 범죄 조직으로 묶여 분석된다.
캡차(CAPTCHA)도 뚫는다… 자동화된 다크웹 수사
수집 과정에서 범죄 웹사이트들은 캡차(CAPTCHA)나 회원가입 절차로 크롤러 접근을 차단한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딥러닝 기반 문자 인식 기술을 적용해 캡차 우회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또한, 성범죄 관련 다크웹에서는 이미지 기반 퍼즐식 캡차(예: “악마를 선택하시오”)가 자주 사용되며, 이 역시 이미지 학습 모델로 대응하고 있다.
딥페이크 탐지와 SNS 유포자 추적
김 교수는 딥페이크 성범죄에 대한 대응 연구도 병행하고 있다. 공개 데이터셋 기반 탐지 모델은 실제 SNS에서 거의 통하지 않기 때문에, 김 교수팀은 직접 SNS에서 딥페이크 이미지 600여 건을 수집해 자체 데이터셋을 구축했다.
CNN 모델에 그래프 인베딩 기법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탐지 모델을 통해 탐지 정확도를 95%까지 끌어올렸으며, SNS에 유포된 딥페이크 게시물의 유포자 연관 관계도 지식 그래프를 통해 추적할 수 있도록 했다.
다크웹과 SNS, AI로 엮어낸 추적의 정밀도
김 교수는 “다크웹만 봐서는 범죄조직이 보이지 않습니다. SNS까지 연결해야 진짜 단서가 보입니다”라고 강조하며, AI 기술이 단순한 수단을 넘어 사회 안전망의 핵심 기반이 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건 단순한 기술 연구가 아닙니다.
보이지 않는 범죄를 드러내고, 막을 수 있는 예측을 가능케 하는 기술입니다.”
향후 과제: 실증을 통한 실제 수사 도입
마지막으로 김 교수는 “AI 예측 모델이 어느 시점에 범죄 연결고리를 식별할 수 있는지는 여전히 실증적 검증이 필요한 영역”이라며, 향후 실제 수사 적용을 위한 시범 운영과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결론: AI, 사이버 범죄에 맞서는 새로운 수사 파트너
김지현 교수의 발표는 단순히 기술을 소개하는 것을 넘어, 디지털 시대 범죄에 대응하는 수사의 미래상을 제시했다. 범죄자들이 기술을 악용하는 시대, 수사기관과 연구자들은 그보다 더 똑똑한 기술로 맞서야 한다.
2025 WiCSE 워크숍은 AI와 보안, 기술과 사회가 만나는 지점에서 여성 IT 리더들의 역할과 가능성을 다시금 조명한 뜻깊은 행사로 기록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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