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TV토론, 위기시대 리더십을 묻다

[한국유통신문= 김도형 기자] 2025년 대선을 앞두고 열린 첫 TV토론은 명실상부한 ‘정면승부’의 장이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김문수(국민의힘), 이준석(개혁신당), 권영국(민주노동당) 네 후보는 경제, 개헌, 외교 등 시대적 과제를 놓고 팽팽한 공방을 벌이며 각자의 철학과 전략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준비된 리더십’부터 ‘불평등 해소’, ‘규제 타파’, ‘실용 외교’까지, 유권자들은 각 후보의 정치적 본색과 정책 역량을 면밀히 비교하는 시간을 가졌다.

1. 경제: ‘성장’과 ‘분배’, 그 사이의 생산성

첫 주제는 ‘저성장 극복과 민생경제 활성화’.

이재명 후보는 “정부의 적극적 조정과 미래투자”를 강조하며 재정확대와 기술투자를 병행하는 '투 트랙 전략'을 내세웠다. 반면, 김문수 후보는 “일자리가 최고의 복지”라며 규제 완화와 기업 인센티브 확대를 통한 시장 중심 해법을 제시했다. 이준석 후보는 “생산성 향상이 진정한 성장”이라고 주장하며, 포퓰리즘과 선심성 정책을 비판했다. 권영국 후보는 “불평등 구조를 바꿔야 지속 가능한 성장도 가능하다”며 조세 정의와 사회안전망 강화를 호소했다.

2. 개헌: ‘연임제’ 제안에 정치 구조 흔들

이재명 후보는 토론 직전 전격적으로 ‘4년 중임제’와 ‘결선투표제’를 포함한 개헌안을 공개했다. “책임정치와 권력 분산”을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김문수 후보는 “권력연장의도”라며 강하게 비판했고, 국민소환제·불소추특권 폐지를 주장하며 더 강력한 견제 장치를 요구했다. 이준석과 권영국 후보 역시 개헌의 시기와 목적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며, 개헌 논의가 민생 위기 해결에 얼마나 기여할 수 있을지 근본적 문제를 제기했다.

3. 외교: 감정 아닌 계산, 실용 외교 대립각

트럼프 전 대통령의 귀환 가능성과 미중 패권경쟁 속에서 각 후보는 상이한 외교 전략을 제시했다. 이준석 후보는 “감정이 아닌 국익 중심의 실용 외교”를, 김문수 후보는 “한미동맹을 지키는 신뢰 외교”를 내세웠다. 반면, 이재명 후보는 “한미는 축, 중국과 러시아는 현실적 파트너”라며 균형 외교를 강조했고, 권영국 후보는 “경제주권과 다자외교가 필요하다”며 국제 무역 질서 재편에 노동자 중심 해법을 제시했다.

4. 정책 검증: ‘AI 100조’, ‘최저임금’, ‘노동유연화’ 공방 치열

이재명의 ‘호텔경제론’과 ‘AI 100조 투자’는 이준석의 날 선 비판에 직면했다. 구체적 재원과 실현 가능성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고, 김문수는 노동 유연화와 관련한 이재명의 정책을 문제 삼았다. 권영국 후보는 노동 안전과 자영업자 보호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김문수와 이준석의 친기업적 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재명과 이준석의 ‘티키타카’식 공방은 이번 토론의 백미였다. “구체적 실행 없이 포퓰리즘을 남발한다”는 이준석의 비판에, 이재명은 “정책의 본질을 왜곡하지 말라”며 정면 반박했다. 양측의 팽팽한 논쟁은 토론의 긴장감과 깊이를 동시에 높였다.

5. 결론: 드러난 본색, 유권자의 나침반은 어디로?

이번 TV토론은 단순한 말싸움이 아닌, 정책의 진정성과 정치인의 자질을 가늠할 수 있는 결정적 장이었다.

이재명은 ‘미래투자와 안정된 리더십’,

김문수는 ‘일자리 중심 성장과 강한 추진력’,

이준석은 ‘생산성과 실력, 미래 경쟁력’,

권영국은 ‘불평등 해소와 사회적 약자 대변’을 앞세우며 자신만의 강점을 분명히 드러냈다.

토론을 지켜본 유권자들에게 남은 과제는 ‘누가 위기의 대한민국을 돌파할 리더인가’를 판단하는 일이다. 정치적 수사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실현 가능한 해법’과 ‘국민과 함께 가는 정치’라는 점에서, 향후 이어질 토론들이 유권자의 판단을 더욱 정교하게 다듬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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