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재무제표 읽어주니… 기자는 ‘질문’만 잘하면 특종

사회부 0 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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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재단 연수서 이승환·김도년 전문가 ‘실전 취재술’ 전수…“감사보고서부터 챙겨라”


[한국유통신문= 김도형 기자] “내년부터는 여러분이 저를 부를 일이 없을 겁니다. AI(인공지능)가 다 해줄 것이기 때문입니다.”


지난 8월 22일 한국언론진흥재단 대구지사에서 열린 ‘언론인을 위한 재무제표 분석 및 취재보도’ 연수. 두 명의 회계·재무 전문가가 제시한 저널리즘의 미래는 명확했다. AI의 압도적인 데이터 처리 능력을 활용해, 기자는 단순 분석 업무에서 벗어나 더욱 날카로운 질문과 깊이 있는 통찰로 승부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 특종 보도의 주역인 김도년 중앙일보 기자와 재무 분석 전문가인 이승환 한국공인회계사회 선임은 이날 AI 시대를 맞는 기자들을 위한 새로운 취재 방법론과 실전 노하우를 아낌없이 풀어냈다.


◇ AI는 유능한 부사수…기자는 ‘질문의 기술’로 승부


이승환 선임은 “과거엔 회계 지식 자체를 강조했지만, 이제는 AI를 ‘유능한 부사수’처럼 부리며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는 기술이 더 중요해졌다”고 운을 뗐다. 그는 AI를 맹신하는 것은 금물이지만, 복잡한 재무 데이터를 순식간에 요약·계산해주는 강력한 ‘취재 보조원’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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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선임이 제시한 ‘AI 취재 3단계 워크플로우’는 간결했다. ①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서 사업보고서를 내려받아 ②파일 업로드가 가능한 AI에 첨부한 뒤, 명확한 맥락과 지시어로 질문을 던지고 ③AI의 분석 결과를 토대로 기사를 작성하되 반드시 원문과 교차 확인(팩트체크)하는 것이다. 그는 “AI가 단순 계산에 취약한 경우가 의외로 많다”며 “최종 판단과 검증의 책임은 온전히 기자의 몫”이라고 못 박았다.


◇ 숫자 뒤에 숨은 ‘스토리’…‘의심’으로 파헤칠 5가지 포인트


두 전문가는 재무제표를 “과거의 숫자로 현재의 주장을 검증하고 기사의 팩트를 만드는 진실의 거울”이라 정의하며, 기자들이 늘 ‘의심’의 눈으로 파고들어야 할 5가지 포인트를 꼽았다.


‘유령 투자’ 의심하라…유형자산: ‘건설중인자산’ 항목이 수년간 변동이 없다면 실제 투자가 지연되거나 명목상으로만 존재하는 ‘유령 투자’는 아닌지 확인해야 한다.


‘악성 재고’ 징후를 찾아라…재고자산: 매출은 정체됐는데 재고만 급증했다면 판매 부진의 신호일 수 있다. 재고자산회전율을 통해 재고 관리의 효율성을 따져봐야 한다.


‘일회성 수익’을 걷어내라…매출과 이익: 영업이익은 저조한데 당기순이익만 급증했다면, 부동산 매각 등 일회성 수익일 가능성이 크다. 기업 본연의 사업 성과를 분리해서 봐야 한다.


‘흑자도산’ 가능성을 점검하라…현금흐름: 장부상 이익은 흑자인데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마이너스라면 외상대금 회수 등에 문제가 생겨 ‘흑자도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


‘누구를 위한 돈놀음’인가…특수부채: 전환사채(CB) 등이 특정 대상에게만 유리한 조건으로 발행된다면, 대주주의 편법적 지배력 강화나 사익 편취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


◇ ‘특종’으로 가는 지름길…분석 전 ‘감사보고서’부터 봐라


김도년 기자는 “회계 분석에 앞서 반드시 감사보고서부터 봐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특히 감사인의 감사 의견 중 ‘계속기업 관련 중대한 불확실성’이라는 문구는 기업이 ‘오늘내일’ 할 수 있다는 시한폭탄과도 같은 경고등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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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대구백화점과 롯데관광개발 사례를 들며 “감사보고서에 명백히 ‘불확실성’이 명기됐음에도, 회사가 낸 ‘문제없다’는 해명자료를 다수 언론이 그대로 받아쓰는 오보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면서 “감사보고서 한 장만 확인했어도 막을 수 있었던 일”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내부회계관리제도’에 대한 감사 의견이 ‘비적정’일 경우, 횡령이나 분식회계의 징후일 수 있어 반드시 살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연수에 참석한 두 전문가는 입을 모아 말했다. “AI 시대 기자의 핵심 역량은 회계 지식 자체가 아니라, AI를 활용해 기업의 주장(Claim)을 팩트(Fact)로 검증하는 회계 기반 취재력으로 전환되고 있다. 숫자에 숨겨진 진실을 꿰뚫어 보는 통찰력은 결국 기자의 ‘질문’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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