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뇌 오가노이드, 생쥐 뇌에 광범위 통합…신경질환 신약개발 새 길 열리나

사회부 0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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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퍼드대 연구진, 피질 결손 생쥐에 인간 줄기세포 유래 뇌 조직 이식

생쥐 신경계와 연결·회로 형성 확인…신경발달질환 연구·치료제 평가 플랫폼 기대


[한국유통신문= 김경록 기자] 인간 줄기세포로 만든 뇌 오가노이드를 생쥐의 뇌에 이식해 광범위한 신경망 통합을 구현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살아 있는 인간 뇌 조직을 직접 연구하기 어려웠던 신경과학 분야에서 신경발달질환의 원인을 규명하고 새로운 치료제를 시험할 수 있는 연구 플랫폼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주목된다.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에 따르면 스탠퍼드대학교 연구진의 이번 연구는 지난 16일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인간 유래 오가노이드를 이용한 발달적 이종 피질화(Developmental xenocortication using human-derived organoids in mice)’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그동안 인간 뇌의 발달과 신경질환을 연구하는 데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었다. 살아 있는 인간 뇌 조직에 접근하기 어려운 데다, 인간 줄기세포를 실험실에서 배양해 만든 ‘뇌 오가노이드’ 역시 혈관과 주변 신체 환경이 부족해 실제 생체 내에서 일어나는 복잡한 신경회로의 형성과 기능을 완전하게 관찰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유전적 방법으로 생쥐의 신피질과 해마를 포함한 일부 뇌 영역의 글루타메이트성 신경세포를 크게 줄인 뒤, 신생아 시기의 생쥐 뇌에 인간 줄기세포에서 만든 피질 오가노이드(hCO)를 이식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생쥐를 연구진은 ‘이종 피질 생쥐(xenocortical mice)’라고 명명했다.


연구 결과 인간 유래 오가노이드는 생쥐의 뇌 안에서 크게 성장했다. 이식 2개월에서 3개월 사이 오가노이드 부피는 약 4.7배 증가했으며, 이식 3개월 후에는 인간 유래 조직이 생쥐의 전체 피질 조직 부피 가운데 약 91.9%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식 성공률도 연구 대상 29마리에서 86.2%에 달했다.


단순히 조직의 크기만 증가한 것은 아니었다. 인간 피질 오가노이드에서 다양한 피질 신경세포가 형성됐으며, 일부 신경세포는 생쥐의 신경계와 연결됐다. 칼슘 영상과 전기생리학적 분석에서도 발달 중인 신경회로와 유사한 조직화된 활동 패턴이 관찰됐다.


특히 기존 시험관 내 오가노이드에서는 구현하기 어려웠던 피질 5층 종뇌 외 투사 신경세포 등 다양한 인간 신경세포 유형이 확인됐다는 점도 주목된다.


연구진은 이 모델이 실제 질환 연구에 활용될 수 있는지도 살폈다.


미숙아의 뇌 손상과 뇌성마비 등에 관련된 중요한 위험 요인 가운데 하나인 저산소 환경에 이종 피질 생쥐를 노출한 결과, 인간 이식 조직에서 뚜렷한 저산소성 세포 반응이 나타났으며 보행과 사지 협응에서도 변화가 관찰됐다. 일반 생쥐와 달리 인간 유래 신경조직의 손상과 이에 따른 행동 변화를 한 개체에서 함께 관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질병 모델링과 치료제 평가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다.


이번 연구의 공동 저자인 스탠퍼드대 신경과학자 세르지우 파스카(Sergiu P. Pașca) 연구팀은 이 같은 ‘이종 피질화(xenocortication)’ 기술을 활용하면 인간 신경세포가 살아 있는 생체 환경에서 어떻게 발달하고 신경회로를 형성하는지 관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신경발달 이상과 연관된 질환의 병태생리를 규명하거나 후보 치료제가 인간 신경세포에 미치는 영향을 생체 수준에서 평가하는 연구에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이번 연구 결과가 곧바로 사람에게 적용할 수 있는 신약이나 치료법 개발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연구진 역시 이식된 인간 조직이 정상적인 인간 대뇌피질의 모든 구조와 기능을 재현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이식 조직에서는 완전한 피질 층 구조와 성숙한 신경회로의 일부 특성이 형성되지 않았으며, 인간 신경조직과 생쥐 신경계 사이의 발달 속도 차이도 향후 극복해야 할 한계로 제시됐다.


인간 뇌세포와 동물을 결합한 연구에 따른 생명윤리 문제 역시 중요한 과제로 떠오른다. 연구팀은 인간세포 이용과 동물실험 과정에서 관련 윤리지침에 따라 심의를 받았으며, 향후 인간 신경조직이 더욱 성숙하고 복잡해질 경우 연구자와 생명윤리 전문가, 환자단체, 규제기관 등이 참여해 적절한 연구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인간 뇌 자체를 생쥐에 이식하거나 인간과 같은 인지기능을 가진 동물을 만든 연구가 아니라, 줄기세포에서 배양한 인간 피질 오가노이드를 특정 뇌 영역이 결손된 생쥐에 이식해 인간 신경세포의 발달과 회로 기능을 생체 내에서 연구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는 이번 기술이 향후 인간 신경세포를 활용한 신경발달 연구와 질환 모델링, 치료제 개발 과정에서 회로 및 행동 수준의 데이터를 확보하는 데 활용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참고자료

Kaganovsky, K., Kelley, K.W., Gschwind, T. et al., Developmental xenocortication using human-derived organoids in mice, Nature, 2026년 9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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