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분석 특집②] ‘재정 자립도 26%·적자 1,000억’ 구미시의 무모한 반도체 도박… 빚내서 1,000원 분양?

사회부 0 92

 1,043억 적자 속 3,000억 빚잔치… '파산' 담보로 한 1천 원 분양의 민낯

앞단에선 "시장 경제", 뒷단에선 "야당 압박"… 길 잃은 유치 논리

실현율 낮은 '대형 팹' 환상… 잘 키운 '소부장 집토끼' 다 놓칠라


[한국유통신문= 김도형 기자] 6월 25일, 김장호 구미시장은 제5국가산업단지 2단계 부지를 평당 1,000원에 파격 분양하겠다는 내용의 반도체 팹 유치 제안을 긴급 발표했다. 하지만 구미시 재정 공시 데이터와 타당성 분석 보고서를 교차 검증한 결과, 구미시의 재정 상황은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훨씬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치밀한 경제적 타산 없이 구호만 앞선 구미시의 유치전이 내포한 3대 모순을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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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 자립도 26.09%·적자 1,043억 원… ‘재정 손실 고착화’ 우려

가장 뼈아픈 대목은 악화된 구미시의 척박한 재정 현실이다. 김 시장은 1단계 부지 40만 평 확보에 필요한 6,000억 원 중 3,000억 원을 지방채(빚)로 발행하고, 나머지 3,000억 원을 세출 구조조정으로 충당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신 재정 공시(2026년 2월 공시 기준)가 반영된 금오사회과학통계연구소의 타당성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구미시의 2026년 당초예산 기준 재정 자립도는 26.09%에 불과하며, 통합 재정수지 적자 규모는 무려 1,043억 원에 달한다. 자체 세입만으로는 일반 행정조차 감당하기 벅찬 상황에서 수천억 원의 빚을 내어 묻지마식 분양가 인하 카드를 꺼내는 것은 극히 위험하다. 보고서 역시 이를 투자 성과 회수가 아닌 시의 ‘재정 손실 고착’ 구조로 전락할 위험이 크다고 경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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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경제” 외치며 “정치권 압박” 나선 모순적 태도

논리 전개의 자기모순도 심각하다. 김 시장은 기업의 투자 결정이 “시장 경제 원리에 기반해야 한다”며, 정부가 특정 지역으로 투자를 유도하는 것은 국가 발전을 훼손하는 아주 잘못된 일이라고 강변했다.

그러나 기자회견 말미에는 돌연 정치 논리를 꺼내 들었다. 지난 선거에서 30%가 넘는 지지율을 얻은 민주당과 특정 야당 정치인들의 이름을 일일이 거론하며 “약자 코스프레 하지 말고 목소리를 강력히 내라”고 압박한 것이다. 기업의 경쟁력과 시장 논리를 최우선시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도, 실상은 정치적 연대와 여론몰이에 기대려는 이중적인 태도를 노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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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현실적 ‘대형 팹’ 집착… 승산 높은 ‘소부장’ 집토끼 놓칠라

유치 대상 설정에 있어서도 현실 감각이 결여되어 있다. 김 시장은 삼성, SK하이닉스, TSMC 등 막대한 자본이 투입되는 ‘대기업 선단 공정 본 팹’ 유치를 목표로 삼았다.

하지만 전문가의 경제 분석 평가는 냉혹하다. 수십조 원 규모의 선단 메모리·파운드리 본 팹을 구미시가 단독 유치할 가능성은 ‘낮음~중간’ 수준이다. 대기업들은 단순한 부지 할인보다 수도권의 인력 확보와 정부 보조금을 우선시하기 때문이다. 반면, 기존 전자 산업 기반을 고려할 때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군 유치 가능성은 ‘높음’, 후공정·첨단 패키징은 ‘중간~높음’으로 평가된다. 기자회견 현장에서도 “반도체 공장 한 개보다 소부장 100개가 낫다”며 대형 팹 유치에만 매몰되다 기존 소부장 기업마저 타 지역에 뺏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었다.


‘묻지마 퍼주기’ 대신 ‘조건부 성과 연동형’ 핀셋 지원 절실

구미시가 풍부한 전력(전력 자립도 228%)과 용수를 바탕으로 비수도권 첨단 산업 거점으로 도약하려는 방향 자체는 긍정적이다. 하지만 1,000억 원대 적자 상태에서 수천억 원의 빚을 지렛대 삼는 파격 분양은 시의 존립을 흔들 수 있다.

타당성 보고서의 권고처럼, 구미시는 단순한 분양가 인하가 아닌 투자, 고용, 착공 등 기업의 실제 성과와 엄격히 연동된 ‘조건부 인하’ 및 ‘환수 조항’을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 더불어 막연한 선단 팹 유치 구호에서 벗어나 소부장 및 후공정 중심의 실현 가능한 생태계 구축으로 전략을 전면 수정해야 할 때다. 냉정한 재정 통제 없이 구호만 앞선 유치전은 결국 시민들에게 천문학적인 빚더미만 안겨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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