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태조사로 드러난 구조적 한계와 정책 전환의 필요성
[한국유통신문= 김도형 기자] 구미시 소상공인 경제가 ‘회복과 악화가 동시에 진행되는 이중 구조’에 놓여 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구미시가 발주한 「구미시 소상공인 실태조사 및 정책개발 연구용역」에 따르면, 2022~2024년 기간 동안 소상공인 평균 매출은 지속적으로 감소한 반면, 고용 인원은 오히려 증가하는 상반된 흐름이 확인됐다.
이번 조사는 구미시 관내 소상공인 3,000개 사업체를 대상으로 직접 방문조사와 온라인 조사를 병행해 실시됐으며, 제조·도소매·숙박음식·교육·서비스업 등 11개 대표 산업군을 포괄한다. 표본 규모와 조사 설계, 통계 검증 절차를 고려할 때 지역 소상공인 경제의 현주소를 비교적 정확히 반영한 자료로 평가된다.
■ 평균 매출 3년 연속 감소…‘체감경기 악화’ 현실화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구미시 소상공인의 2024년 평균 매출액은 전년 대비 13.7% 감소했다. 2022년 평균 매출 2억7,348만 원에서 2024년 2억1,164만 원 수준으로 하락하며, 코로나 이후 회복 국면이라는 외형적 평가와 달리 실질 소득 기반은 오히려 약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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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분 |
2022년 |
2023년 |
2024년 |
증감률(CAG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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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매출액(만원) |
27,348.5 |
24,534.9 |
21,164.6 |
-1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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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고용인원(명) |
1.76 |
1.77 |
1.84 |
2.2% |
구미시 소상공인 실태조사 및 정책개발 연구용역 데이터 분석(금오사회조사통계연구원 설립추진단)
특히 코로나 이전과 비교했을 때 매출이 감소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54.3%로, 매출 증가(9.4%)를 크게 상회했다. 이는 원자재 가격 상승, 인건비 부담, 임대료 고정비 등 구조적 비용 증가가 매출 회복 속도를 압도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생활권역별로는 강동생활권의 평균 매출 감소율이 가장 높았고, 업종별로는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점업에서 매출 부진이 두드러졌다. 구미시 소상공인 경제의 핵심 축인 생활밀착형 업종에서 체감경기 악화가 집중되고 있는 셈이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고용 지표의 역설적 변화다. 2024년 기준 소상공인 평균 고용 인원은 1.84명으로, 전년 대비 4.0% 증가했다. 이는 매출 감소 추세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흐름이다.
연구진은 이 현상을 주휴수당 부담 회피를 위한 근로시간 분산, 청년 고용 장려금 등 정부 정책의 영향으로 분석했다. 즉, 생산성과 연동된 ‘자발적 고용 확대’라기보다는 제도 대응형·정책 유발형 고용 증가에 가깝다는 평가다.
실제로 조사 결과 소상공인 사업체의 80%가 대표자 또는 무급 가족 종사자 중심의 가족경영 구조를 유지하고 있으며, 장시간 노동(평균 근로시간 9.1시간, 평균 영업시간 9.8시간)이 여전히 일반적이다. 이는 고용의 질과 지속 가능성 측면에서 한계를 드러내는 지표로 해석된다.
■ 절반 이상 ‘월 영업이익 300만 원 미만’…생존형 자영업 고착
자금 구조를 보면 상황은 더욱 엄중하다. 조사 대상 사업체의 월 평균 영업이익은 453만 원에 그쳤고, 55.7%는 월 300만 원 미만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사실상 최저임금 수준의 보상에도 미치지 못하는 ‘생존형 자영업’ 비중이 과반을 넘는다는 의미다.
부채를 보유한 소상공인은 전체의 31.8%로, 평균 부채 규모는 약 9,200만 원에 달했다. 특히 강서생활권의 부채 보유 비율이 가장 높게 나타나 지역 간 재무 취약성 격차도 확인됐다. 권리금 부담 역시 일부 업종과 권역에 집중돼 구조적 진입·퇴출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 ‘창업은 많고, 성공은 적다’…준비 부족의 구조적 반복
창업 부문에서도 경고 신호는 뚜렷하다. 소상공인의 평균 창업 준비기간은 12.8개월이었으나, 창업 시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입지 선정’과 ‘자금 조달’이 꼽혔다. 이는 개별 사업자의 역량 문제를 넘어, 사전 컨설팅·상권 분석·정책 연계의 부재라는 구조적 한계를 드러낸다.
폐업 또는 업종 전환 경험이 있다는 응답은 18.0%였고, 그 주된 사유는 수익성 악화와 매출 부진(62.3%)이었다. 이는 단기 지원금 중심 정책이 폐업 리스크를 근본적으로 완화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 연구는 단순한 현황 진단을 넘어, 정책 패러다임 전환의 필요성을 분명히 제기한다. 연구진은 ▲경영비용 구조 개선 ▲업종·권역 맞춤형 지원 ▲사곡역 등 대경선 개통에 따른 역세권 상권 재편 ▲구미소상공인종합센터의 컨트롤타워 기능 강화 등을 중·장기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특히 단기 현금성 지원을 넘어 상권 단위의 집적화 전략, 디지털 전환 및 생산성 향상 지원, 폐업·재창업 연계 안전망 강화 없이는 현재의 ‘매출 감소–고용 증가–이익 정체’라는 기형적 구조가 고착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구미시 소상공인 경제는 표면적 고용 지표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구조적 피로 누적 상태에 진입했다. 이번 실태조사는 “얼마나 지원할 것인가”가 아니라 “무엇을 바꿀 것인가”라는 질문을 정책 당국에 던지고 있다.
지속 가능한 지역경제를 위해서는 정책 효과의 실증 검증, 권역·업종별 차별화 전략, 생산성 중심의 구조 개선이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 과제가 되고 있다.
작성인 이력: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공인데이터거래사, 금오사회조사통계연구원 설립 추진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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