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NSCEB,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국가전략 제안…“중국 추격에 리더십 위기”

사회부 0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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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방기관 조정·기초 연구·데이터 통합·규제 개선 등 정책과제 제시

“BCI 기술, 의료 혁신 넘어 국방·AI·국가안보 좌우할 핵심 분야”


[한국유통신문= 김도형 기자] 미국이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분야의 기술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범정부 차원의 국가전략을 수립하고 연구개발부터 규제 승인, 보험 보상, 상용화까지 전 과정을 정비해야 한다는 정책 제언이 나왔다.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에 따르면 미국 신흥 생명공학 국가안보위원회(NSCEB)는 9월 2일 ‘미국의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리더십 확보’ 정책 분석 보고서를 발간했다.


NSCEB는 미국의 국가안보를 위해 생명공학과 바이오제조 및 관련 기술을 발전·보호하고, 미국이 바이오산업 혁명에 대비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입법부 자문기구다. 상·하원 의원을 비롯해 산업계와 학계, 정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초당파적 위원회로 운영되고 있다.


이번 보고서는 올해 4월부터 열린 전문가 회의 결과를 토대로 작성됐다. BCI 혁신을 촉진하는 핵심 동인과 미국 내 기술개발의 병목 현상을 분석하고, 미국이 연구와 상용화 분야에서 세계적인 주도권을 유지하기 위한 정책 방향을 담았다.


### 뇌 신호로 컴퓨터·의수 조작…손상된 감각 회복에도 활용


BCI는 사람의 뇌에서 발생하는 전기적 활동을 측정하거나 뇌에 신호를 전달해 외부 장치 및 신경계와 상호작용하게 하는 기술이다.


의료 현장에서는 환자의 뇌 활동을 기록한 뒤 이를 의수나 컴퓨터를 조작하는 신호로 변환할 수 있다. 반대로 뇌에 특정 신호를 전달해 후각을 비롯한 손상된 감각 기능을 회복시키는 방식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환자는 신체를 직접 움직이지 않고도 뇌 신호만으로 컴퓨터와 통신 시스템, 감각 보조장치, 의수 등을 작동하거나 다양한 치료를 받을 수 있다.


BCI는 크게 비침습형과 이식형으로 구분된다. 비침습형은 신체 외부에 장치를 착용해 뇌 신호를 측정하는 방식이며, 이식형은 수술을 통해 전극이나 장치를 뇌 조직에 삽입하는 기술이다.


현재 미국의 여러 BCI 기업은 마비와 근위축성 측삭경화증(ALS), 뇌간 뇌졸중 환자 등을 대상으로 이식형 BCI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NSCEB는 BCI가 신경계 질환 치료뿐만 아니라 국방 역량 강화와 뇌 데이터 기반의 차세대 인공지능 모델 개발에도 큰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고 평가했다.


### NSCEB “중국의 빠른 상용화, 미국 국가안보에 전략적 위협”


보고서는 미국이 오랜 기간 BCI 연구개발을 주도해 왔지만, 중국의 급속한 기술 발전과 상용화 움직임이 미국의 국가안보와 산업 경쟁력에 전략적 위협이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NSCEB에 따르면 중국은 2026년 3월 상용 이식형 BCI를 승인한 최초의 국가가 됐다. 중국이 초기 인체 임상시험부터 제품 승인과 보험 적용까지 빠르게 추진하면서 미국보다 먼저 실제 의료시장에 기술을 확산할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분석이다.


반면 미국은 BCI 분야를 포괄하는 국가전략과 상용 이식형 제품을 아직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연구 역량과 기업 경쟁력을 보유하고도 규제와 상용화 체계가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면서 기존의 기술적 우위를 활용할 기회가 약화할 수 있다는 것이 NSCEB의 판단이다.


### 연방기관 조정할 ‘국가생명공학조정국’ 설립 제안


NSCEB는 우선 BCI 관련 연구비 지원과 규제를 담당하는 여러 연방기관 사이에 통합된 전략과 조정 체계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기관마다 목표와 추진 일정이 달라 정책 효과가 분산되고, 공통적인 기술적·제도적 병목 현상에도 체계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국가생명공학조정국(NBCO)을 설립해 BCI와 같은 핵심 기술에 대한 국가전략을 수립하고 연방정부의 정책을 총괄하도록 권고했다. 기관별 목표 달성 시점을 조율하고 공통 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범정부 차원의 지휘 체계가 필요하다는 취지다.


신호 저하와 이식 기술의 한계, 마이크로칩 성능 등 상용화를 가로막는 기술적 장벽도 주요 과제로 꼽혔다.


NSCEB는 생명공학 기술을 예측 가능한 방식으로 설계하는 대규모 연구과제를 추진하고, BCI의 기반이 되는 신경생물학과 신경공학 연구를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기술적 장애를 해소하는 데 필요한 장기적인 데이터 수집과 기초 연구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신경·임상 데이터 통합한 ‘생물학적 데이터 웹’ 구축


BCI 연구기관과 기업이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와 기반시설이 부족하다는 점도 문제로 제시됐다. 데이터가 기관별로 분산돼 예측 모델의 학습 성능을 개선하기 어렵고, 유사한 연구개발이 중복될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다.


NSCEB는 기관별로 분산된 신경·생물학·임상 데이터의 접근성과 상호운용성을 높이는 ‘생물학적 데이터 웹’을 구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통합된 데이터 환경을 조성하면 차세대 인공지능 모델에 적합한 학습 기반을 제공하고, BCI 관련 발견과 제품개발의 속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민감한 뇌 데이터가 활용되는 만큼 개인정보 보호와 데이터 보안, 윤리적 통제에 관한 제도 마련도 정책 추진 과정에서 중요한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 FDA 승인·보험 보상 체계 개선 촉구


현행 연방 규제 환경이 BCI 기술의 빠른 발전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보고서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 절차에 명확한 예측 경로가 부족하고, 이식형 BCI에 대한 메디케어·메디케이드서비스센터(CMS)의 적극적인 보상 체계도 충분히 마련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제품이 규제 승인을 받더라도 의료비 지급과 보험 보상 구조가 불명확하면 기업이 장기간 기술개발에 투자할 유인이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NSCEB는 시장 진입 절차를 간소화하고, 기존 제품에 대한 불필요한 규제를 줄이는 동시에 신기술의 시장 출시를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FDA의 안전성과 유효성 기준은 유지하되 불필요한 지연을 줄일 수 있도록 임상시험 절차를 신속하고 공정하게 개선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BCI 제품 제출자료에 관한 명확한 지침을 마련하고, 심사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미비점을 공개해 개발자가 필요한 데이터 요건을 사전에 충족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FDA와 CMS가 추진하는 새로운 RAPID 프로그램에도 BCI 기술을 명시적으로 포함할 것을 권고했다.


NSCEB 소속 폴 아르칸젤리 위원은 “안전하고 효과적인 기술을 우선하는 포괄적인 국가전략은 미국의 BCI 기술이 연구실에서 상용 제품으로 더 빠르게 전환되도록 할 것”이라며 “이번 분석은 정책 입안자들이 미국의 보건과 국가안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취해야 할 조치에 명확한 로드맵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BCI가 의료기기를 넘어 국방과 인공지능, 데이터 주권을 좌우하는 전략기술로 부상하면서 미국과 중국의 기술 패권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미국이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 역량을 실제 제품과 의료서비스로 연결하기 위해서는 연구개발 지원뿐만 아니라 규제와 보험, 데이터, 윤리·보안 체계를 아우르는 종합적인 정책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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