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전 예견한 ‘AI 투자 시대’, 지역 엔젤 생태계 확장으로 이어진다

한국엔젤투자협회, 27-28일 경주서 지역 엔젤투자자 네트워킹 개최

2018년 고영하 전 회장의 기술혁신 전망에서 투자·회수·협업 중심의 실전 생태계로 진화

수도권 편중 완화와 지역 초기기업의 자금 공백 해소가 핵심 과제


[한국유통신문=김도형 기자] 8년 전 경북 구미에서 인공지능과 기술 융합이 투자의 흐름을 바꿀 것이라는 전망이 제시됐다. 그리고 2026년 현재, 당시의 전망은 더 이상 미래에 대한 예측이 아니라 지역 창업기업과 투자자들이 당면한 현실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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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구미 금오산호텔에서 열린 1회 G Investment Forum에서 미래를 예견한 고영하 한국엔젤투자협회장 강연

 

 

한국엔젤투자협회는 중소벤처기업부와 함께 8월 27일부터 28일까지 이틀간 경북 경주시 코모도호텔에서 ‘2026 지역 엔젤투자자 네트워킹’ 행사를 개최한다.


이번 행사에는 충청권·호남권·동남권·대경권 등 4개 권역의 엔젤클럽 회원과 전문개인투자자, 개인투자조합 업무집행조합원 등 지역 엔젤투자자와 협회 관계자 60여 명이 참여한다.


행사의 핵심은 단순한 투자정보 교류를 넘어 지역 초기투자 생태계가 안고 있는 투자기업 성장 지원과 투자금 회수, 개인투자조합의 해산·청산 문제까지 폭넓게 다룬다는 데 있다. 투자자를 발굴하는 단계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투자 실행과 사후관리, 회수로 이어지는 엔젤투자의 전 과정을 점검하는 자리인 셈이다.


2018년 구미에서 던진 화두, 8년 만에 현실로


이번 행사는 2018년 5월 24일 구미 금오산호텔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1회 G Investment Forum을 떠올리게 한다.


당시 고영하 한국엔젤투자협회 회장은 ‘창업기업을 위한 투자 동향 및 성공투자를 위한 트렌드 분석’을 주제로 강연하며 “기술의 트렌드를 보면 투자의 트렌드를 예측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고 전 회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특징으로 기술 발전 속도의 급격한 가속화, 인공지능의 보편화, 빅데이터와 사물인터넷의 결합, 산업 간 기술 융합 등을 제시했다. 특히 인공지능이 특정 연구자와 기업만의 기술에 머무르지 않고 전기처럼 여러 산업에서 활용되는 기반 기술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제조업과 유통업, 서비스업을 불문하고 인공지능을 활용하지 못하는 기업은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여러 기술을 융합하고 외부와 협력할 수 있는 기업과 팀이 투자자의 선택을 받을 것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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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이 지난 현재 생성형 인공지능과 피지컬 AI, 로봇, 바이오, 미래 모빌리티, 디지털 헬스케어 등은 창업과 투자시장의 핵심 분야로 자리 잡았다. 기술 자체뿐 아니라 이를 실제 산업과 지역의 제조 기반에 어떻게 연결할 것인지가 기업가치와 투자 가능성을 가르는 주요 기준이 되고 있다.


2018년 포럼이 기술 변화에 대응하는 창업기업의 혁신 역량을 강조한 자리였다면, 이번 행사는 혁신기업을 발굴하고 투자한 뒤 성장과 회수까지 지원하는 지역 투자 생태계의 실행 구조를 논의한다는 점에서 한 단계 진전된 의미를 갖는다.


성공 사례뿐 아니라 실패와 회수 경험까지 공유


행사 첫날에는 이정헌 경희대학교 교수가 전문개인투자자로서 경험한 엔젤투자의 성공과 실패, 투자금 회수 사례를 발표한다. 성공 사례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고 실패 경험까지 공유하는 것은 투자자의 판단 역량과 지역 투자시장의 신뢰도를 높이는 데 중요한 의미가 있다.


최준우 AI엔젤클럽 부회장은 엔젤투자 커뮤니티 활성화 사례를 소개한다. 지역에서 개별 투자자가 단독으로 기업을 검토하는 데 따르는 정보와 전문성의 한계를 보완하고, 공동 검토와 투자조합 결성으로 이어질 수 있는 협력모델이 논의될 전망이다.


김혜진 그래비티벤처스 부사장은 투자기업의 성장과 회수관리, 개인투자조합의 해산·청산 방안을 설명한다. 초기투자는 집행 자체보다 투자 이후 기업의 성장을 지원하고 적절한 회수 경로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회수 가능성이 확보돼야 투자자금이 다시 새로운 창업기업으로 흘러가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우진 국민대학교 교수는 개인 직접투자와 개인투자조합 결성, 투자실적 집계자료 등을 기반으로 ‘데이터로 본 지역 엔젤투자 실태’를 발표한다. 수도권과 지역의 투자 격차를 객관적인 자료로 분석하고, 권역별 투자 여건에 맞는 지원 방향을 모색한다는 취지다.


이어 충청·호남·동남·대경권에서 활동하는 엔젤클럽 관계자들이 클럽 결성과정과 투자조합 구성, 투자 의사결정, 투자금 회수를 위한 노력 등을 공유한다. 패널토의에서는 지역 스타트업 성장을 위한 엔젤투자자의 역할과 지역 투자 활성화 방안이 논의된다.

 

지역 창업기업의 ‘초기투자 공백’ 해소해야


엔젤투자는 담보나 매출 실적이 충분하지 않은 초기 창업기업에 투자자가 자신의 자금과 경험, 네트워크를 함께 제공하는 투자방식이다. 기술력과 성장 가능성은 있지만 금융권 대출이나 기관투자를 받기 어려운 기업에는 사업을 본격화할 수 있는 마중물 역할을 한다.


그러나 투자자와 투자기관이 수도권에 집중되면 지역 창업기업은 상대적으로 사업을 설명하고 투자를 유치할 기회가 부족할 수밖에 없다. 이는 유망한 지역기업과 청년 인재가 수도권으로 이동하는 원인으로도 작용한다.


이번 행사는 수도권 중심의 투자 네트워크를 보완하고 권역별 투자자들이 기업정보와 투자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특히 대경권을 포함한 4개 권역의 투자자들이 한자리에 모인다는 것은 개별 지역의 한계를 넘어 공동투자와 후속투자 가능성을 확대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한국엔젤투자협회는 2021년 충청권과 호남권을 시작으로 2023년 동남권, 2024년 대경권까지 지역 엔젤투자허브를 확대했다. 각 허브에서는 지역 투자자 발굴과 교육, 투자설명회, 커뮤니티 운영, 투자 밋업과 포럼, 지역 혁신기관 연계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


지역기업의 초기 투자유치를 돕는 데 그치지 않고 수도권 투자자와의 연계를 통해 후속투자와 회수 가능성을 높이는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네트워킹을 실제 투자로 연결하는 것이 관건


이번 행사의 성과는 참석 인원이나 프로그램 운영 자체보다 행사 이후 실제 공동투자와 후속투자, 투자조합 결성으로 얼마나 이어지는지에 따라 평가될 것으로 보인다.


지역 엔젤투자 생태계가 지속적으로 성장하려면 권역별 유망기업 정보의 공유, 투자심사 전문성 강화, 투자 이후의 성장 지원, 수도권 벤처캐피털과의 연계, 회수시장 확대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 투자기업의 성과와 실패 원인을 축적하고 공개 가능한 범위에서 이를 데이터화하는 작업도 필요하다.


무엇보다 지역 엔젤투자허브가 일회성 행사 운영기관을 넘어 기업 발굴부터 투자, 보육, 후속투자, 회수까지 연결하는 상시 플랫폼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 지방자치단체와 대학, 창업지원기관, 연구기관, 지역 중견기업 간의 협력도 필수적이다.


이종훈 한국엔젤투자협회 회장은 “엔젤투자허브는 지역 창업기업을 지원하고 수도권에 비해 취약한 지방의 초기투자 생태계 기반을 조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중소벤처기업부와 지방자치단체, 지역 혁신기관과의 유기적인 협력을 통해 지역 창업과 투자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2018년 고영하 전 회장이 구미에서 제시한 핵심 메시지는 기술 변화의 속도를 읽고 협력과 융합으로 투자자를 설득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8년 뒤 경주에서 열리는 이번 행사는 그 화두를 지역 투자 생태계의 구체적인 실행 과제로 확장하는 자리다.


기술을 가진 지역기업과 경험을 가진 투자자, 후속 성장을 지원할 기관이 지속적으로 연결될 수 있다면 지역 엔젤투자는 단순한 자금 공급을 넘어 지역산업의 전환과 양질의 일자리 창출, 지역경제의 자생력을 높이는 핵심 기반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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