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그리푸드테크 투자, 배달 플랫폼서 농업 딥테크로…한국 투자액 2.6배 급증

사회부 0 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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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AgriFoodTech 국가별 투자현황(좌) 및 한국 AgriFoodTech 투자추이(우)

 

 

2025년 글로벌 투자 162억 달러…업스트림 분야 90억 달러 유입

국내 투자 약 3,700억 원…AI·로봇·그린바이오 중심으로 산업 재편


[한국유통신문=김도형 기자] 글로벌 애그리푸드테크 투자시장이 배달·유통 플랫폼 중심에서 인공지능과 로봇, 바이오 기술을 결합한 농업 생산·딥테크 분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국내 투자액도 1년 만에 2.6배 이상 증가했지만, 초기 투자에 편중된 구조를 개선하고 성장 단계 기업을 지원할 스케일업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바이오협회 한국바이오경제연구센터가 2026년 8월 발간한 ‘바이오경제브리프 제215호-애그리푸드테크 투자동향과 산업 트렌드’에 따르면 2025년 세계 애그리푸드테크 스타트업 투자 규모는 162억 달러로 집계됐다.


애그리푸드테크는 농업과 식품산업 전반에 인공지능, 센서, 자동화, 바이오기술 등을 적용해 생산성과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산업이다. 정밀농업과 스마트팜, 대체단백질, 수직농업, 공급망 블록체인, 식품 폐기물 저감 기술 등이 대표적인 분야다.


배달·유통 투자 줄고 농업 생산기술 부상


최근 투자시장의 가장 큰 변화는 소비·유통 플랫폼인 다운스트림에서 농업 생산과 생물학적 시스템을 다루는 업스트림으로 투자 중심이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2025년 업스트림 스타트업에는 전년보다 7% 증가한 90억 달러가 투자됐다. 투자 건수는 오히려 12% 감소했다. 이는 투자자들이 다수 기업에 분산 투자하기보다 과학기술 기반과 지식재산권, 실제 수익성을 확보한 기업을 선별해 자금을 집중하고 있다는 의미로 분석된다.


업스트림 분야에서는 바이오에너지·바이오소재 부문이 170건, 18억 달러의 투자를 유치하며 가장 큰 규모를 기록했다. 농업 바이오기술과 농장관리 소프트웨어 분야에는 각각 14억 달러가 투자됐다.


특히 농장관리 소프트웨어·센싱·사물인터넷 분야의 투자 성장률은 전년 대비 82%에 달했다. 바이오에너지·바이오소재 분야의 증가율 13%를 크게 웃돌았다.


프랑스 정밀농업 기업 에코로보틱스는 시리즈D 투자에서 1억500만 달러를 조달했다. 미국에서도 자연 기반 탄소제거 기업 체스트넛 카본과 환경바이오 기업 캠브리언 이노베이션, 농업 바이오기술 기업 이나리 등이 대규모 후기 투자를 유치했다.


반면 코로나19 시기 급성장했던 배달과 온라인 식료품 구매 중심의 다운스트림 시장은 축소되는 흐름을 보였다. 온라인 식료품 분야는 21억 달러로 단일 분야 중 가장 큰 투자액을 기록했으나 거래 건수는 86건에 그쳤다.


한국 투자액 3,700억 원…업스트림이 다운스트림 추월


국가별로는 미국이 2025년 59억 달러의 투자를 유치하며 최대 시장을 유지했다. 전년보다 전체 투자액은 8% 감소했지만, 미국 스타트업은 선진국 농업 바이오기술 투자액의 57%를 확보했다.


중국은 투자 건수가 전년 대비 16% 증가했다. 식량안보를 주요 정책 목표로 제시하면서 농업 바이오기술과 식품 가공·공급망 분야 투자가 확대된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의 2025년 애그리푸드테크 투자액은 약 2억5,300만 달러, 한화 약 3,7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4년보다 2.6배 이상 증가한 규모다.


특히 농장과 실험실을 기반으로 하는 업스트림 분야에 약 1억2,000만 달러가 투자되면서 배달·플랫폼 중심의 다운스트림 투자를 앞질렀다.


농업 자율주행 기업 긴트는 프리IPO 단계인 시리즈C에서 145억 원을 유치했다. 자율주행 트랙터와 조리 로봇, 인공지능 물류 등 실질적인 생산성과 효율 개선이 가능한 기술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는 평가다.


그러나 국내 전체 투자 건수 가운데 82%가 시드 등 초기 단계에 몰려 있다. 유망 스타트업이 시리즈B 이상의 성장 단계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후속 투자와 실증·양산 기반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지적됐다.


딥테크 투자 비중 22%에서 32%로 확대


세계 애그리푸드테크 시장에서는 생성형 AI와 컴퓨터 비전, 엣지 사물인터넷, 위성 원격탐사, 로보틱스, 유전자 편집 기술인 크리스퍼, 나노기술 등이 7대 유망 딥테크 분야로 부상하고 있다.


최근 10여 년 동안 전체 애그리푸드테크 투자에서 딥테크가 차지하는 비중은 22%에서 32%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시장의 투자 규모가 약 70% 감소했지만, 딥테크 기업의 투자 감소율은 62%로 비딥테크 기업의 73%보다 낮았다.


초기 단계 딥테크 스타트업은 비딥테크 기업보다 78% 높은 투자 규모를 인정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벤처투자 시장이 단순 플랫폼보다 과학기술과 지식재산권을 확보한 기업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는 의미다.


에이전트형 AI와 합성생물학, 유전자 편집, 분자 탐색, 첨단 센싱 기술은 기존에 10년 이상 걸리던 연구개발 기간을 수개월에서 수년 수준으로 단축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다만 기술마다 상용화를 가로막는 한계도 존재한다. 농업용 생성형 AI는 지역·작물·재배환경별 데이터가 부족하고, 컴퓨터 비전은 조명과 생육 상태가 수시로 변하는 농업 현장의 특성으로 인해 정확도 확보가 어렵다. 로봇과 엣지 사물인터넷은 높은 초기 도입 비용, 유전자 편집은 규제와 부정적인 인식이 해결 과제로 꼽혔다.


그린바이오·푸드테크 제도적 기반 확대


국내에서는 그린바이오와 푸드테크가 애그리푸드테크 산업의 양대 성장 축으로 육성되고 있다.


정부는 2025년 ‘그린바이오산업 육성에 관한 법률’을 시행한 데 이어 2026년 7월 ‘제1차 그린바이오산업 육성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정부는 2031년까지 그린바이오 산업 규모 10조 원, 매출 100억 원 이상 선도기업 300개 육성, 글로벌 기술 수준 90%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농업생명자원 데이터를 통합하는 ‘그린바이오 AX 플랫폼’을 구축하고 AI 기반 소재 발굴과 산업화 연계 연구개발을 강화할 계획이다.


푸드테크 분야도 세포배양식품과 식품 로봇, 식물성 대체식품, 식품 프린팅, 스마트 제조 등 10대 핵심기술을 중심으로 연구개발이 추진되고 있다. 2025년 12월부터 ‘푸드테크산업 육성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면서 관련 산업을 체계적으로 지원할 제도적 기반도 마련됐다.


농식품 모태펀드는 2025년 13개 자펀드, 총 3,179억 원 규모로 결성돼 2010년 출범 이후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민간투자 비중도 64.6%까지 확대됐다. 정부는 2026년 2,470억 원 이상의 자펀드를 추가로 조성해 스마트농업과 그린바이오, 푸드테크 투자를 확대할 방침이다.


“AI 이름만 붙이는 AI 워싱 경계해야”


보고서는 국내 산업이 질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기술의 실체 없이 인공지능을 내세우는 이른바 ‘AI 워싱’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생산성이나 수익성, 지속가능성 개선 효과를 객관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 핵심기술에 연구개발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술기업이 초기 투자 이후 자금 부족으로 사업화에 실패하는 ‘죽음의 계곡’을 넘을 수 있도록 실증·파일럿 생산시설과 후속 투자 지원도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한 농림축산식품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부 등 관계 부처 간 정책을 연계하고 포항·익산·진주·평창·예산 등에 조성되는 그린바이오 벤처캠퍼스를 실질적인 산업화 거점으로 활용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보고서는 “애그리푸드테크 산업은 단순 농업·식품산업을 넘어 바이오소재, 대체단백질, 정밀발효, 바이오 제조가 결합한 차세대 바이오산업의 핵심 축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며 “유망기업이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중장기적인 스케일업 사다리를 완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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