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시 반도체 팹 유치, 타당성 충분하지만 '파격 분양가'는 재정 리스크 우려
입지 조건 우수하나, 재정자립도 26%·재정수지 적자 감안 시 조건부 인센티브 필수
선단 팹보다는 '소부장·후공정' 유치가 현실적 대안
[한국유통신문= 김도형 기자] 2026년 6월 25일 구미시가 반도체 팹(Fab) 공장 유치를 위한 긴급 기자회견을 앞두고 구미시의 유치 추진 자체는 전략적 타당성이 높으나 분양가 대폭 인하 등 파격적 인센티브는 시의 재정건전성을 위협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금오사회과학통계연구소가 25일 발표한 ‘구미시 반도체 팹 유치에 따른 재정건전성 및 실현 가능성 타당성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구미시는 기존 전자 및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산업 기반을 갖추고 있으며, 수도권의 전력 및 용수 제약을 보완할 수 있는 훌륭한 대체 입지로 평가받았다. 국가 균형발전이라는 명분과 함께 제5국가산업단지라는 부지 자산을 보유하고 있어 정책적 타당성은 충분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가장 큰 걸림돌은 구미시의 제한적인 재정 여력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구미시의 지방채무는 2021년 2,065억 원에서 2025년 1,140억 원 수준으로 꾸준히 감소하며 재정건전성 개선 추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2026년 당초예산 기준 구미시의 재정자립도는 26.09%에 불과하고 통합재정수지는 1,043억 원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어 대형 투자유치 비용을 독자적으로 감당하기에는 무리가 따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보고서는 구미시가 유치 카드로 만지작거리는 '파격적인 분양가 인하'나 '장기 금융지원'이 자칫 '선투자 후회수'가 아닌 '재정 손실 고착' 구조로 전락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대형 팹 유치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선제적으로 가격 인하를 약속하면 재정 부담만 현실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전면적인 분양가 일괄 인하보다는 고용, 투자, 착공 등의 요건을 충족할 때만 혜택을 제공하는 '성과연동형 조건부 지원'이 바람직하며, 미이행 시 지원금을 환수하는 조항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고 권고했다.
현실적인 유치 목표에 대한 제언도 이어졌다. 보고서는 구미시가 수십조 원 규모의 대기업 선단 메모리 및 파운드리 본 팹을 단독 유치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진단했다. 대신 기존 산업 생태계와 접점이 큰 후공정, 첨단 패키징, 전력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군을 유치하는 것이 훨씬 현실적이고 지속 가능한 목표라고 분석했다.
최종적으로 연구소는 "단기적인 판촉 이벤트가 되지 않으려면 시비 단독 지원을 피하고 국비·도비 매칭 구조를 확보해야 한다"며, "기자회견에서 기업명과 투자 규모, 전력·용수 검증 결과, 재정 부담 추계 및 회수 구조가 명확히 제시되어야 정책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속 가능한 반도체 생태계 구축을 향한 구미시의 이번 승부수가 재정 리스크를 슬기롭게 통제하며 실질적인 기업 유치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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