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첫 ‘상업보험 전용 혁신 신약 목록’ 발표…CAR-T 등 고가 치료제 시장 진입 본격화

CAR-T 5종 포함, 100만 위안 고가 약제 보험 적용 돌파구

국가급여 한계 넘어…중국 바이오 시장 '이중 구조' 시대 개막

[한국유통신문= 김도형 기자] 중국 정부가 처음으로 상업용 건강보험 적용을 위한 혁신 신약 목록을 공개하며 고가 바이오 치료제의 시장 접근성을 대폭 확대했다. 이번 조치는 중국 내 바이오산업 발전의 새로운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중국 국가의료보장국은 12월 7일, ‘상업용 건강보험 혁신 신약 목록(Commercial Health Insurance Innovative Drug List)’을 발표하고 오는 2026년 1월 1일부터 시행된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가 국가급여의약품목록(NRDL) 외에 별도의 상업보험 기반 신약 구조를 마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목록에는 총 121개 의약품이 심사 대상에 올랐으며, 가격 협상 등을 거쳐 최종적으로 19개 신약이 등재됐다. 이 가운데 암 치료제가 14개로 가장 많고, 알츠하이머병, 고셔병, 신경모세포종 등 고령층과 소아 희귀질환 치료제도 포함됐다. CAR-T, T세포 인게이저, 이중특이항체 등 차세대 혁신 치료제의 비중이 높은 점도 주목된다.

주로 혈액암 치료에 사용되는 5개의 CAR-T 세포치료제—포순카이트(Fosun Kite), 제이더블유 테라퓨틱스(JW Therapeutics), 그라셀 바이오테크놀로지스(Gracell Biotechnologies), 레전드 바이오테크(Legend Biotech), 카스젠 테라퓨틱스(CARsgen Therapeutics)—가 모두 포함됐다. 이는 현재 중국에서 승인된 CAR-T 치료제 8종 중 5개에 해당한다.

가격은 주입당 100만 위안(약 14만 달러)이 넘는 고가 약제임에도 상업보험 적용이 가능해지면서, 중국 내 CAR-T 시장 확대의 촉매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상업보험 전용 신약 목록은 안전성과 효과성이 입증된 고가 치료제를 중심으로 구성돼 국가급여의약품목록의 보장 범위를 보완하는 역할을 한다.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는 “상업보험 편입으로 고가 혁신치료제 접근성이 개선되고, 관련 산업 생태계가 활성화될 것”이라며 “기업의 신약 가격정책과 시장진입 전략도 다양화될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조치는 중국 정부가 고부가가치 치료제의 지속가능한 시장 기반을 만들려는 정책적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상업보험 시장이 본격 정착되면 글로벌 제약사의 중국 진출도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중국은 올해 7월 의료보험 데이터 활용, 혁신 신약 보험 적용, 장기 투자 지원 등 연구개발(R&D) 촉진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이때부터 기존 국가급여체계에 포함되지 못한 고가 신약을 상업용 보험에 포함할 수 있도록 ‘혁신 의약품 카탈로그(카테고리 C)’ 제도를 마련했다.

중국의 상업 건강보험 시장은 연평균 12%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2030년에는 2조 위안(약 378조 원)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새로 도입된 카테고리 C 약물은 기존 A급(전액 급여), B급(부분 급여) 체계에 속하지 않는 고혁신 치료제로, ADC·CAR-T·GLP-1·세포·유전자 치료제 등이 대상이다.

세계 보험사인 AIA와 메트라이프생명(MetLife)은 이미 현지 기업과 협력해 카테고리 C 약물을 다루는 신규 상업보험 상품 개발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제약사들도 최근 임상 승인 절차 간소화 등 중국 규제완화 흐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상업보험 기반의 혁신약 모델 도입이 “중국 바이오제약 시장의 가격구조 다변화와 혁신 R&D 투자 회복을 이끌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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