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유통신문=전국] 이용범 기자 = 고추장은 장(醬)의 한 종류로, 메주나 찹쌀 등에 고춧가루를 넣어 맵게 담근 양념장이다. 고춧가루를 베이스로 한 고추장은 다양한 한식에 전반적으로 사용되며, 엿기름을 짠 물에 찹쌀 넣어 삭힌 후, 푹 졸이거나 찹쌀 구멍 떡 삶아 익히고 풀어서 장밥을 만들고, 이후 장밥에 고춧가루와 메줏가루 등을 첨가해 밀봉 후 그늘에서 자연 발효시키면 장이 완성된다. 이렇게 만든 고추장은 취향 및 지역별 전래 요리법에 따라 간장, 식초, 설탕, 소금 등을 넣어 간을 맞추는데, 고추장을 베이스로 한 갖은 다양한 고추장 양념은 한식에 전반적으로 사용된다.
고추장의 기원과 역사는 여러 설이 분분하다. 현대와 유사한 형태의 고추장은 주요 재료인 고추가 포르투갈에서 일본으로 건너갔다가 임진왜란을 통해 조선으로 건너왔기에 16세기 이후 등장했다는 해석이 주류를 이룬다. 조선 후기의 실학자 연암 박지원은 두 아들에게 직접 담근 고추장을 보낸 기록이 남아 있는데, 이 편지에서 밥이랑 먹으면 좋다고 써놓았다. 이렇듯 고추장은 16세기 고추의 국내 도입과 함께 한국 식탁에 등장하지만 그동안의 개발과 발전으로 한국의 식문화를 획일화시킨 주범(?)으로 완전한 한국 음식의 주류로 자라 잡게 되었다.
2020년 BBC에서 떠오르는 핫 트렌드 음식을 다루는 코너가 있었는데, 여기서 한국 음식을 담당하는 기자도 고추장을 좋아하며, 처음에는 단지 "한국인들은 대부분 서양인들이 매운맛에 약하다는 선입관이 있는데, 그것을 인정하기 싫다는 자존심 때문에 고추장을 일부러 참고 먹었다"라고 기사에서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물론 지금은 가장 좋아하는 소스라고 하며 기사까지 쓸 정도가 되었다.
고추장은 발효식품이므로 당연히 시간이 지날수록 검붉은 색이 된다. 시중에서 흔히 구입할 수 있는 고추장이나 전통 고추장은 방부제가 들어 있지 않거나 소량 사용되므로 밀폐되어 있더라도 포장 용기 내에서 자연적으로 발효가 진행된다. 유통기한이 가까워지는데도 색이 변하지 않고 빨간색이라면 방부제와 색소가 사용된 것이다. 일부 불고깃집에서는 손님들이 검붉은 고추장을 싫어한다는 이유로 방부제 고추장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주의하는 게 좋다.
우리 음식문화에 빼놓을 수 없는 이러한 고추장을 이용한 요리경연 대전이 2025년 11월 30일(일요일) 서정대학교(경기 양주시 은현면 서정로 27)에서 열린다. 한국장류발효인협회, 한국치유식품중앙회 등이 주최하고 대한민국고추장포럼과 한국씨간장박물관이 주관하며 면류전문회사인 (주)면누리를 포함한 한식진흥원, 서울움식문화원 등이 후원하는 이번 경진대회는 세계인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K푸드의 대표 메뉴인 고추장 떢볶이, 매운면요리, 김밥, 만두, 비빔밤 등 우리 고추장요리를 한국을 넘어 세계인의 대표적 치유음식으로 승화시키고자 하는 목적으로 개최된다.
이번 경연 대회의 주요 경연내용으로는 우리 농산물과 국산 고춧가루를 융합한 명품 고추장 발굴 경연과 고추장을 활용한 각종 응용요리 부문으로 구분된다. 명품 고추장은 2킬로를 제출 평가에 참여하게 되며, 고추장 응용요리 부문은 3인분 이상을 준비 경연에 참가한다. 참가자들은 전시경연과 라이브 경연 중 자유롭게 선택하는 것이 가능하며, 주요 종목으로는 고추장 떡볶이, 김밥, 면류, 만두, 전병, 장떡, 부침개, 고추장 비빔밥, 김치 장아찌, 밑반찬, 찌개, 전골, 국은 물론 해물, 육류, 채소류 등을 고추장을 활용한 요리는 장르의 제한을 두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