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구미시, 빚 819억 줄였는데 또 200억 빌린다…"속도조절 필요"

사회부 0 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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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겉은 건전, 속은 불투명"…조건부 발행이 해법

 

구미시 재정은 '이중적 얼굴'을 하고 있다. 부채비율 2.74%, 4년간 819억원 상환, 신규 발행·보증·차입 모두 제로 등 외형 지표는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 상위권이다.

그러나 ①어떤 사업에 왜 지금 빚을 내는지 납득할 근거 부족 ②연 345억원 하수도 적자 방치 ③통합부채 미확정 상태 승인 등 절차와 구조 측면의 취약점이 공존한다.

전문가들은 "빚을 갚는 능력은 증명했지만, 빚을 내는 이유는 설득하지 못했다"며 "조건부·분할 발행, 구조개선 선행, 통합부채 공개 후 집행이라는 3단계 안전장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재정 건전성은 숫자만이 아니라 절차의 투명성과 구조의 지속가능성이 함께 만든다. 구미시가 이 원칙을 지킬 때, 200억원 지방채는 비로소 '미래 세대를 위한 투자'가 될 수 있다.


지방채 발행안 20대4 통과…재정건전성 양호하지만 '3대 리스크' 산적

 

[한국유통신문= 김도형 기자] 경북 구미시가 4년간 819억원의 지방채를 갚아 재정 건전성을 개선했음에도 내년 200억원의 신규 지방채 발행을 추진해 논란이 일고 있다. 외형상 부채 지표는 양호하지만 사업 우선순위, 하수도 적자 구조, 통합부채 미공개 등 '보이지 않는 리스크'가 상존한다는 지적이다.

 

10월 24일 구미시의회에 따르면 '2026년도 지방채 발행 동의안(200억원)'이 찬성 20표, 반대 4표로 본회의를 통과했다. 반대 의원들은 "불가피성과 대체 재원 마련 노력 없이 미래 세대에 부담을 전가한다"며 조건부·분할 발행 원칙을 요구했다.

 

부채비율 2.74%…4년간 819억 상환 실적

 

구미시 재정 지표는 일견 양호하다. 2024년 결산 기준 자산은 8조7037억원, 부채는 2384억원으로 자산 대비 부채비율이 2.74%에 불과하다. 전년(3.09%) 대비 0.35%포인트 개선됐고, 부채 규모도 261억원 줄었다.

지방채 잔액은 1279억원(일반회계 1005억원·특별회계 274억원)으로 인구 1인당 31만6000원 수준이다. 2020년 2098억원에서 지속 감소해 4년간 819억원(39%)을 상환했다. 2024년 한 해 신규 발행은 0원(발행한도 957억원), 보증채무·일시차입금·민자(BTL/BTO) 부담도 모두 0원으로 외형상 리스크는 낮다.

200억원을 현재 인구(40만4820명)로 나누면 1인당 약 4만9000원의 추가 부담이 발생한다.

 

하수도 345억 적자…요금현실화율 49% 그쳐

 

문제는 구조적 취약점이다. 우선 구미시 공기업 중 하수도사업의 2024년 당기순손실이 345억7600만원에 달한다. 요금 현실화율이 49%에 불과해 원가를 절반밖에 회수하지 못하는 구조다.

위탁운영비와 감가상각비 증가가 주원인으로, 이는 결국 일반회계 전입금으로 메워져야 한다. 재정 전문가들은 "하수도 적자가 상환 여력을 잠식하는 악순환 구조"라며 "요금 현실화와 원가 절감, 설비 효율화를 포함한 구조개선 로드맵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통합부채 확정 전 '성급한 발행' 우려

 

지자체와 공기업, 출연기관을 합친 통합부채 및 우발부채의 확정 공시는 오는 12월 예정이다. 전체 부채 규모가 드러나기 전에 대규모 신규 채무를 승인한 것에 대해 "순서가 바뀌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지방재정 전문가는 "현재 1279억원은 시청 단독 채무만 집계한 것"이라며 "공기업과 산하기관까지 포함한 실질 부채가 확정된 뒤 필요분만 분할 발행하는 게 재정 원칙"이라고 말했다.

 

"재원조달 우선순위·사업 타당성 공개해야"

 

의회 반대 측이 제기한 핵심 쟁점은 사업 우선순위와 재원조달 투명성이다. "일반회계나 국·도비 매칭은 검토했는가", "왜 200억원을 일괄 발행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명확한 답변이 부족했다는 것이다.

재정 전문가들은 ▲사업별 경제성·시급성 평가 공개 ▲일반세출·국도비·민간자본 등 대체 재원 검토 내역 ▲지방채를 최후 수단으로 활용하는 재원 우선순위 매트릭스 제시 등을 선행 조건으로 꼽았다.

 

이지연 의원 "대체재원 먼저"…김장호 시장 "신중히 발행"

 

구미시의회 이지연 의원은 지난 24일 페이스북에 "재정 건전성과 시민 부담을 고려해 200억원 지방채 발행 동의안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세입 확충과 세출 조정으로 일반회계 추진이 불가능했는지 검토가 부족했다"며 "순세계잉여금과 국·도비, 민간협력 등 대체 재원을 먼저 활용하고 사업 우선순위를 재정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장호 구미시장은 25일 같은 채널을 통해 "이번 동의안은 '즉시 발행'이 아닌 사전 절차로, 경기·세수 여건을 보아 필요 시에만 신중히 발행하겠다"고 반박했다. 김 시장은 화물자동차 공영차고지, 구미시립중앙도서관 리모델링, 문화산단 조성 등을 "현·미래 세대가 함께 쓰는 핵심 인프라"라고 설명했다.

그는 "민선 8기 출범 이후 예산을 늘리는 한편 채무를 계획적으로 감축해 왔다"며 "조기 상환 등으로 재정 건전성이 크게 개선된 만큼, 신규 사업 추진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전문가 "조건부 발행이 해법"

 

전문가들이 제시한 개선 방안은 △조건부·분할 발행(인허가·국비 매칭 등 성과 조건 충족 시 단계별 집행) △상환 계획 및 금리·세입 충격 스트레스 테스트 공개 △하수도 구조개선(요금 현실화·원가 절감·위탁계약 재설계) 연동 △통합부채 확정(12월) 후 속도 조절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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