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3개 협력기관·44개 골목가게 참여한 주민주도형 ‘봉숭아 학당’… 공직자 전보 이후에도 주민 자생 활동 이어져
제16회 지방행정의 달인 최종 심사서 ‘사업 중단’ 판단 놓고 이견… 김 팀장 “현장 확인과 객관적 재평가 필요”
기자회견장에서는 시 차원의 제도적 지원 부족과 현직 공무원의 문제 제기 방식 놓고 논쟁도
2026년 시행 통합돌봄 제도와 연계 가능성 주목… “공무원 개인의 헌신을 넘어 지속가능한 지역 돌봄체계 구축해야”
【한국유통신문=김도형 기】 경북 구미시에서 주민과 골목상권의 자발적 참여를 기반으로 추진해 온 독거노인 돌봄사업 ‘봉숭아 학당’이 행정안전부의 ‘제16회 지방행정의 달인’ 심사 공정성 논란과 맞물려 지역사회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구미시청 김점숙 팀장은 지난 4일 오전 10시 30분 구미시청 열린나래에서 봉숭아 학당 주민자생추진위원회 관계자 및 지역 언론인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열고, 지방행정의 달인 최종 심사 과정에서 사업의 지속 여부가 사실과 다르게 평가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김 팀장은 이날 39년 공직생활 동안 추진해 온 현장 중심 행정의 성과를 설명하면서, 담당 공무원이 다른 부서로 이동한 이후에도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활동을 이어가는 봉숭아 학당의 실태를 제대로 평가해 달라고 촉구했다.
다만 김 팀장이 주장한 심사위원의 부적절한 발언과 심사 절차상 문제에 대해서는 행정안전부 및 해당 심사위원의 공식 입장이 추가로 확인돼야 한다.
■ 시 예산 직접 투입 없이 만든 돌봄공동체… 수혜자가 이웃 돌보는 주체로
봉숭아 학당은 독거노인의 사회적 고립과 우울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김점숙 팀장이 기획한 주민참여형 예방 돌봄사업이다.
김 팀장이 발표한 사업 실적에 따르면 별도의 시 예산 직접 투입 없이 지역사회보장협의체를 중심으로 113개 협력기관과 15명의 재능기부 강사가 참여했다. 또한 지역 골목상권 44개 점포를 ‘행복나눔가게’로 연결해 월 91장의 외식 쿠폰을 확보하는 등 지역자원을 활용한 돌봄체계를 마련했다.
특히 봉숭아 학당의 특징은 돌봄을 받던 어르신들이 다른 이웃을 찾아 나서는 활동으로 이어졌다는 점이다.
사업 초기 참여한 어르신 13명이 더 외로운 이웃 39명을 발굴했으며, 이 같은 주민 간 연결이 확대돼 총 102명 규모의 마을 돌봄망을 형성했다는 것이 김 팀장의 설명이다.
김 팀장은 기자회견에서 어르신들이 교복을 입고 입학식에 참여했던 경험을 소개하며, 단순한 물품 지원이나 안부 확인을 넘어 노인의 사회적 관계와 자존감을 회복하는 것이 사업의 중요한 목적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존 복지서비스의 수혜자가 이웃을 돌보는 주체로 변화했다는 점에서 봉숭아 학당이 주민자치와 예방적 복지를 결합한 사례라고 평가했다.
다만 113개 기관의 실제 협력 범위와 102명의 지속적인 돌봄 참여 여부, 사업비 산정 기준 등은 관련 사업 실적자료와 회계자료를 통해 추가 검증할 필요가 있다.
■ “행정 지원은 멈췄어도 주민 활동은 계속”… 사업 중단 판단 놓고 충돌
이번 기자회견의 핵심 쟁점은 봉숭아 학당의 운영이 중단됐는지 여부다.
김 팀장에 따르면 최근 진행된 제16회 지방행정의 달인 최종 3차 심사에서 특정 평가위원이 사업의 중단 여부를 문제 삼으며 평가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김 팀장은 해당 평가위원이 공공의 행정적 지원이 일시적으로 정체된 상황을 사업 전체의 중단으로 받아들였으며, 민간 영역에서 계속되는 주민 활동을 충분히 확인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담당 공무원의 전보 이후에도 주민들이 스스로 단체 운영을 이어왔고, 세무서에 비영리단체 고유번호 등록을 마쳤다고 설명했다. 또한 지난 10월에는 어르신 20여 명이 참여한 1박 2일 가을 수학여행을 진행했다며 사업의 지속성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제시했다.
그러나 이날 현장에서는 행정사업의 공식적인 지속 여부와 주민들의 자발적 활동을 구분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도 나왔다.
봉숭아 학당 참여 주민은 기존 사업이 행정적으로 중단된 데 대한 아쉬움을 전하면서도, 어르신들이 학당이라는 이름 아래 계속 활동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공공사업으로서의 운영 여부와 주민공동체의 자생적 활동 여부가 서로 다른 문제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이번 논란을 객관적으로 판단하기 위해서는 사업의 행정적 종료 또는 중단 시점, 주민단체의 실제 운영 현황, 심사 당시 제출자료 및 평가기준을 함께 확인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 심사 공정성 재검토 요구… “객관적 증빙자료 반영해야”
김 팀장은 기자회견에서 행정안전부를 상대로 심사 과정의 사실관계 확인과 공정성 재검토를 요청했다.
특히 심사위원들이 사업의 지속성을 판단하는 과정에서 주민단체 등록자료, 최근 활동사진, 어르신들의 의견 등 객관적 증빙자료를 충분히 검토했는지 살펴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 팀장 측은 심사위원의 발언과 질의 방식이 후보자의 소명 기회를 제한하고 평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제시된 자료만으로 심사위원이 실제로 어떠한 평가기준을 적용했는지, 해당 발언이 심사 결과에 영향을 미쳤는지까지 단정할 수는 없다.
행정안전부는 2026년 6월 제16회 지방행정의 달인 선발 공고를 통해 탁월한 아이디어와 업무숙련도를 바탕으로 국가와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한 지방공무원을 선정한다는 취지를 밝힌 바 있다.
이러한 선발 목적에 비춰볼 때 봉숭아 학당의 혁신성뿐 아니라 사업의 운영 실적, 지속가능성, 다른 지역으로의 확산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 기자회견장에서는 비판적 질문도… “개인의 호소 넘어 시 차원 대응 필요”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김 팀장의 주장에 공감을 표시하는 발언뿐 아니라 문제 제기 방식과 행정적 대응체계를 둘러싼 비판적인 의견도 나왔다.
일부 참석 기자들은 봉숭아 학당이 구미시 행정과 연계해 추진된 사업인 만큼, 심사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다면 개인 차원의 대응보다 구미시 차원의 공식적인 검토와 대응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또 현직 공무원이 직접 기자회견을 개최해 심사의 공정성을 문제 삼는 방식이 적절한지에 대한 질문도 제기됐다.
이에 김 팀장은 현재 소속 부서의 공식 담당 업무가 아니라는 점을 설명하면서, 자신이 다른 부서로 전보된 이후 사업의 행정적 연계가 원활하게 이어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어르신들의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주말이나 휴가를 활용해 개인적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기자회견 과정에서는 참석자들 사이에 의견이 엇갈리며 언성이 높아지는 장면도 있었지만, 봉숭아 학당의 활동이 지속될 수 있도록 행정적·제도적 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필요성도 제기됐다.
이 같은 논쟁은 개별 공무원의 열정과 주민의 자발적 참여로 시작된 사업이 담당자 교체 이후에도 안정적으로 지속되기 위해서는 어떤 행정적 장치가 필요한가라는 과제를 남겼다.
■ 인지기능 개선 연구 성과도 제시… 객관적 검증은 별도 과제
김 팀장은 봉숭아 학당의 성과가 단순한 지역사회 활동에 머무르지 않았으며, 뇌인지융합 분야 박사학위 연구와도 연계됐다고 설명했다.
제공된 발표자료에 따르면 12주간의 중재 프로그램 운영 결과 한국형 인지선별검사(K-CIST) 점수가 평균 2.25점 향상됐으며, 통계적 유의수준은 p=.010으로 제시됐다. 노인 우울 척도 개선과 뇌파(EEG) 안정화 결과도 언급됐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지역 기반 사회참여 프로그램의 효과를 검토할 수 있는 자료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다만 연구의 타당성과 효과 크기를 정확하게 평가하려면 원문 논문을 통해 연구 대상자 수, 대조군 구성, 측정 방법, 통계분석 절차 및 연구의 한계 등을 확인해야 한다.
따라서 제시된 수치만으로 봉숭아 학당의 인지기능 개선 효과가 일반적으로 입증됐다고 단정하기보다는 추가적인 학술 검증과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
■ 2026년 통합돌봄 제도 시행… 봉숭아 학당의 제도화 가능성은
봉숭아 학당의 향후 운영 방향은 올해 본격 시행된 지역사회 통합돌봄 정책과도 맞닿아 있다.
2026년 3월 27일부터 시행된 「의료·요양 등 지역 돌봄의 통합지원에 관한 법률」은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노인과 장애인 등이 살던 지역에서 필요한 의료·요양·돌봄서비스를 연계해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
김 팀장은 봉숭아 학당이 법 시행 이전부터 주민과 상점, 지역기관의 참여를 연결해 왔다는 점에서 통합돌봄 정책의 현장 적용 가능성을 보여주는 모델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지자체 예산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지역사회 내부의 인적·물적 자원을 활용한다는 점은 다른 지역에서도 검토할 만한 요소다.
다만 이를 전국 표준모델로 제도화하기 위해서는 운영 책임, 참여자 안전, 재원 조달, 개인정보 보호, 성과평가, 공공서비스와의 연계 방식 등을 구체화해야 한다.
주민 참여의 자발성을 유지하면서도 공공의 책임과 지원체계를 확보하는 것이 제도화의 핵심 과제가 될 전망이다.
■ ‘달인’ 선정 여부보다 중요한 질문… 주민 돌봄은 누가 책임질 것인가
이번 기자회견은 표면적으로 지방행정의 달인 심사 공정성 문제를 다루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지역 돌봄사업의 지속가능성이라는 구조적 과제가 자리하고 있다.
행정의 혁신은 새로운 사업을 기획하는 데서 출발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성과가 특정 공무원의 인사이동이나 퇴직에 따라 단절되지 않도록 제도화하는 것 또한 지방행정의 중요한 책임이다.
봉숭아 학당이 보여준 주민참여형 돌봄의 가능성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일과 심사 절차의 공정성에 대한 문제 제기를 검증하는 일은 별개로 다뤄져야 한다.
행정안전부의 심사 기준과 실제 평가 과정, 구미시의 공식적인 사업 관리 현황, 주민단체의 지속 활동 여부가 확인된다면 이번 논란을 보다 명확하게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구미시가 주민들이 이어온 돌봄활동을 어떤 방식으로 지원하고 제도적으로 연계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요구된다.
결국 이번 사안이 남긴 질문은 단순히 한 공무원이 지방행정의 달인으로 선정될 자격이 있는지에 그치지 않는다.
공무원이 자리를 옮긴 뒤에도 주민들이 지켜온 돌봄공동체를 행정은 어떻게 평가하고, 어떤 방식으로 지속가능한 공공의 자산으로 발전시킬 것인가.
그 해답은 심사 결과뿐 아니라 앞으로 구미시와 관계기관이 보여줄 공식적인 대응과 제도적 실천에서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c)한국유통신문.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및 사회적 공헌활동 홍보기사 문의: 010-3546-9865, flower_im@naver.com
검증된 모든 물건 판매 대행, 중소상공인들의 사업을 더욱 윤택하게 해주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