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보도(63)] “전면 재검토” 요구 뒤에도 추진된 구미 미디어아트월…무엇을 검토했나

사회부 0 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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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시청 앞 미디어 아트월 전경

 

 

2023년 금오산 관광시설 구상에서 2025년 시청 앞 ‘도심 속 갤러리’로

6월 “시청 구조진단 안 해도 된다”, 7월 “업체 선정 후 구조진단”…설명 변화 확인 필요

의회에 제시한 준공 목표는 2026년 6월…계약·검수 기록으로 실제 경과 밝혀야


[한국유통신문=김도형 기자] 구미시청 앞 미디어아트월은 설치 이후 처음 논란이 제기된 사업이 아니었다. 구미시의회 회의록에는 예산 심사 단계부터 설치 장소와 사업 목적에 대한 우려가 담겨 있었고, 2025년 행정사무감사 결과 보고에서는 ‘전면 재검토’ 요구까지 명시됐다.


그러나 같은 해 9월 집행부가 의회에 보고한 조치 내용은 사업을 추진 중이며, 이듬해 상반기에 완료하겠다는 것이었다. 사업을 계속 추진했다는 사실만으로 의회의 요구를 무시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무엇을 재검토했고, 어떤 근거로 시청 앞 설치가 적정하다고 판단했는지는 별도의 자료로 확인해야 한다.


한국유통신문에 제공된 2023-2025년 구미시의회 회의록 발췌 내용을 분석한 결과, 이 사업의 확인 과제는 계약 일정뿐 아니라 입지 선정, 구조진단, 사업 목적, 감사 지적사항의 후속 조치로 확대된다.


관광객 많은 금오산에서 시청 앞으로…입지 선정의 근거는


2023년 12월 7일 제272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집행부는 미디어아트월 조성 예산으로 19억 원을 편성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박정은 문화예술과장은 도비와 시비를 각각 50%씩 확보한 사업이라며, 관광 관련 예산으로 추진하는 만큼 사람들이 많이 찾는 금오산에 설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영상미디어센터가 있다는 점 등을 들어 금오산을 가안으로 선정하고 경북도와 협의했다고 설명했다.


이때부터 장소의 적정성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김낙관 위원은 해당 위치를 많은 사람이 보는 장소로 보기 어렵다는 우려를 전하며 장소 변경 가능성을 물었다. 추은희 위원도 시민들이 많이 다니는 곳에 설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과장은 사람들이 많은 곳을 다시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2025년 6월 5일 문화환경위원회에서 박향목 문화예술과장은 당초 올림픽기념관 옥상에 설치하려 했지만, 여름철 벚나무 등에 가려 시야 확보가 어려워 장소 변경을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예산이 명시이월됐으며, 시청 정문 인근에 설치하는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2023년 금오산 구상과 이후 올림픽기념관 계획이 어떤 관계였는지, 후보지별 검토가 어떻게 진행됐는지는 발췌 회의록만으로 모두 확인되지 않는다. 분명한 것은 집행부 스스로 시야 확보 문제와 장소 변경을 예산 이월의 배경으로 설명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후보지별 관람 여건과 유동인구, 설치 가능성 등을 언제 어떤 방식으로 검토했는지가 중요한 확인 대상이다.


의회 감사 결과에 명시된 ‘전면 재검토’


김재우 문화환경위원장은 2025년 6월 회의에서 사업 중단과 예산 정리를 요구하며 시청 앞 설치의 실효성을 비판했다. 이는 해당 의원의 판단으로, 사업의 실패가 확정됐다는 뜻은 아니다.


그러나 문제 제기는 개인 발언에 그치지 않았다.


같은 해 6월 23일 본회의에서 김 위원장이 보고한 문화환경위원회 행정사무감사 결과에는 미디어아트월 설치 위치가 사업 취지를 반영하지 못하는 등 무리한 추진 사례에 대해 “전면 재검토와 사업성 평가의 내실화”를 요구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후 9월 16일 문화환경위원회에서 박향목 과장은 ‘지적사항 18번 미디어아트월 설치사업 전면 재검토’에 대한 조치 내용을 보고했다. 그는 사업을 추진 중이며, 2026년 상반기 완료를 목표로 시청 앞 벽천분수를 활용하는 방향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공된 발췌문에는 재검토 과정에서 어떤 대안을 비교했는지, 사업성 평가를 어떻게 보완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나타나지 않는다. 이것이 재검토 자체가 없었다는 증거는 아니다. 다만 사업의 계속 추진을 결정한 검토보고서와 결재 기록, 의회에 제출한 조치자료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구조진단 설명도 달라져…대상과 범위 확인해야


구조진단에 관한 답변은 특히 대조가 필요한 부분이다.


2025년 6월 12일 행정사무감사에서 박향목 과장은 복개천 교량에 대한 구조진단용역을 했다고 밝혔다. 용역비에 대해서는 과장이 약 1,900만 원이라고 답한 뒤, 이정희 위원이 약 1,700만 원을 언급하자 동의하는 답변을 했다. 정확한 집행액은 계약서와 지출자료로 확인해야 한다.


이어 이 위원이 시청 설치에도 구조진단이 필요한지 묻자 박 과장은 “거기는 안 해도 됩니다”라고 답했다.


반면 7월 16일 문화환경위원회에서는 업체가 선정되면 구조진단을 하고, 기존 분수대를 활용해 설치할 수 있으면 살리는 방향으로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두 답변은 시청 설치에 필요한 구조진단 여부를 다르게 이해하게 한다. 다만 서로 다른 시설이나 진단 범위를 가리켰을 가능성도 있어, 곧바로 허위 설명이나 안전성 미확보로 단정할 수는 없다.


복개천 교량의 진단 결과, 시청 설치안의 변경 경위, 최종 구조검토의 대상과 결과를 확인해야 설명이 달라진 이유를 판단할 수 있다.


“시정홍보도 곁들인다”에서 “시정 홍보용 아니다”로


사업의 활용 목적에 관한 설명에서도 차이가 확인된다.


2023년 12월 박정은 과장은 시민에게 입체적인 영상 볼거리를 제공하면서 “시정홍보도 같이 곁들일 수 있는” 미디어월을 구상한다고 말했다.


2025년 10월 21일 문화환경위원회에서는 박향목 과장이 당초 목적은 관광이지만 ‘도심 속 갤러리’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재우 위원장이 시청 전광판처럼 운영되는 것 아니냐는 취지로 묻자 “이거는 시정 홍보용이 아닙니다”라고 답했다.


관광과 예술 감상, 시정홍보가 함께 가능한지, 이후 운영 방향을 조정한 것인지는 이 발언들만으로 확정할 수 없다. 핵심은 최종 운영계획에 어떤 목적과 콘텐츠 기준이 담겼는지다.


회의록에는 다른 사업에서 제작한 영상을 미디어아트월 등에 연계하는 구상도 나온다. 2025년 9월 30일 구미현안해결을위한특별위원회에서는 산단페스티벌에 사용한 콘텐츠를 큐브나 미디어아트월에서 송출하도록 준비한다는 설명이 있었다. 11월 27일 문화환경위원회에서는 지역 콘텐츠사업을 웹툰에서 실감콘텐츠 영상 제작으로 전환해 구미IC와 시청 미디어아트월에 활용하겠다는 계획이 제시됐다.


따라서 조성사업에 포함된 납품 콘텐츠와 별도 예산으로 제작하는 연계 콘텐츠를 구분해야 한다. 별도 영상 제작 계획만으로 앞서 제기된 ‘공고상 3편, 업무계획상 2편’의 차이가 해소됐다고 볼 수는 없다.


2025년 10월에는 협상 중…계약일은 여전히 확인 과제


회의록은 계약 진행 단계에 관한 새로운 단서도 제공한다.


2025년 10월 21일 박향목 과장은 업체가 선정됐으며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날 주요업무계획 보고에서는 2026년 6월까지 준공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이 답변으로 확인되는 것은 당시 집행부가 업체 선정 후 협상 단계라고 설명했다는 사실이다. 실제 계약 체결일이나 착수일이 확인된 것은 아니다.


앞선 본지 보도에 따르면 2026년 7월 업무계획에는 조성 기간이 7월 6일-8월 18일로 기재돼 있었고, 9월 29일 현장에서는 영상 송출이 확인됐다. 의회에 제시한 6월 준공 목표와 이후 일정 사이의 경과를 설명할 자료가 필요한 이유다.


다만 7월 업무계획의 기간이 현장 설치만을 뜻할 수 있고, 9월 영상 송출 확인일이 최초 가동일이나 준공일과 같다고 볼 수도 없다. 계약상 완료 기한과 기간 변경, 검사·검수 기록을 대조해야 지연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구미시가 밝혀야 할 것은 재검토의 내용과 최종 집행 결과


이번 회의록에서 확인되는 핵심은 예산 확보 이후에도 입지와 활용 목적, 구조진단 방식에 관한 논의가 이어졌고, 의회의 전면 재검토 요구 뒤에도 사업이 계속 추진됐다는 점이다.


사업의 적정성을 판단하려면 구미시는 후보지 비교자료와 경북도 협의 내역, 감사 지적사항 재검토 결과, 구조진단 및 최종 설계자료를 제시해야 한다. 최종 계약일·착수일·완료 기한과 변경 내역, 콘텐츠 납품 목록, 검사·검수 기록도 함께 확인돼야 한다.


2023년 예산 설명의 19억 원, 의원들이 발언에서 사용한 20억 원, 앞선 보도의 입찰 사업비 18억5천만 원 역시 구분해야 한다. 이를 단순 비교해 증액이나 감액, 실제 지출 규모를 확정할 수는 없다.


시청 앞에서 영상이 나온다는 사실은 시설이 가동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의회가 제기한 입지와 사업성 문제에 어떤 답을 마련했는지는 별도의 질문이다. 구미시가 공개해야 할 것은 완성된 화면과 함께, 그 화면을 설치하기까지의 판단 근거와 집행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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