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109곳 통폐합" 정부, 2차 행정·공공기관 이전 본격화, 수도권 공공기관 350여 곳 지방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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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성숙 국무총리와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과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 허장 재정경제부 제2차관,  ‘행정·공공기관 이전 및 공공기관 기능 개혁 관련 기자회견 현장(사진 출처: 행정안전부)


 

2027년 상반기 법무부·성평등부부터 세종 이전 추진

‘수도권 잔류 최소화’ 원칙…공공기관 109곳 통폐합·기능 개편


[한국유통신문= 김도형 기자] 정부가 수도권에 남아 있는 중앙행정기관과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을 2027년부터 본격 추진한다. 법무부와 성평등부 등 이전 규모와 파급효과가 큰 중앙행정기관을 우선 세종특별자치시로 옮기고, 수도권 소재 공공기관 350여 곳에 대해서는 ‘잔류 최소화’ 원칙을 적용한다.


공공기관의 유사·중복 기능을 통합하고 소규모 기관을 정비하는 기능 개혁도 병행한다. 정부가 제시한 정비 대상은 전체 공공기관의 약 20%에 해당하는 109곳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한성숙 국무총리는 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 허장 재정경제부 제2차관과 함께 ‘행정·공공기관 이전 및 공공기관 기능 개혁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추진 방향을 발표했다.


정부는 수도권 일극 체제와 지역소멸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2차 중앙행정기관·공공기관 이전을 ‘국가균형성장을 위한 생존전략’으로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법무부·성평등부 우선 이전…대상 기관은 4분기 확정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세종 중심의 국정 운영 체계를 강화하고 부처 간 협업과 소통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2차 중앙행정기관 이전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부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21년까지 중앙행정기관과 소속기관 등 43개 기관이 세종으로 이전했지만, 여전히 다수의 기관이 수도권에 남아 있다.


정부는 수도권 소재 중앙행정기관과 소속기관을 대상으로 기관의 기능과 성격, 기관 간 업무 연계성, 이전 규모와 파급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이전 대상을 정할 계획이다.


특히 현행 ‘신행정수도 후속대책을 위한 연기·공주지역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을 위한 특별법’상 이전 제외기관으로 규정된 법무부와 성평등부를 제외 대상에서 삭제하는 법 개정을 추진한다. 관련 절차가 마무리되면 2027년 상반기부터 두 부처를 우선해 순차적으로 이전할 방침이다.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과 경찰청 등 별도 청사가 필요한 기관은 청사를 신축한 뒤 이전한다. 모든 기관을 일률적으로 옮기기보다 업무 여건과 준비 상황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추진함으로써 행정서비스 공백을 최소화하겠다는 설명이다.


윤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언급되지 않은 금융위원회 등이 이전 대상에서 제외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정부는 관계기관 협의와 공청회 등을 거쳐 올해 4분기 중 구체적인 이전 대상과 방법, 시기를 확정·고시할 예정이다.


외교부와 통일부에 대해서는 대통령실의 세종 이전이 예정된 2030년과 국회 세종의사당 완공 목표 시점인 2033년 등을 고려해 이전 여부와 시기를 검토한다.


윤 장관은 “중앙행정기관 이전은 단순히 정부의 공간을 옮기는 데 그치는 일이 아니다”며 “국가 행정의 효율성을 높이고 세종의 행정중심복합도시 기능을 강화하며 국가균형성장의 기반을 튼튼히 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수도권 공공기관 350여 곳 검토…2027년부터 이전 착수


정부는 수도권 소재 공공기관 350여 곳을 대상으로 2차 지방 이전도 추진한다. 반드시 수도권에 남아 있어야 하는 기관이 아니라면 원칙적으로 이전 대상에 포함하는 ‘잔류 최소화’ 방침을 적용한다.


구체적인 이전계획은 지방정부와 노동계 등 이해관계자의 의견 수렴과 공론화 과정을 거쳐 올해 4분기 중 발표하고, 2027년부터 실제 이전에 착수할 예정이다.


정부는 1차 공공기관 이전 당시 나타난 분산 배치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연관성이 높은 기관을 기존 혁신도시 중심으로 집적할 계획이다. 단순히 기관 수를 지역별로 배분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지역의 전략산업과 대학, 연구기관, 기업을 연결해 실질적인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전 기관이 지역의 산업과 일자리를 이끄는 앵커 역할을 할 수 있도록 ‘5극 3특 성장엔진’과 기존 혁신도시의 기능군도 배치 기준에 반영한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공공기관 지방 이전은 수도권 집중을 해소하고 지역에 새로운 성장동력과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 효과적인 수단”이라며 “지역 전략산업과 연계되는 기관을 집적해 기업 유치와 산업 성장으로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전 속도를 높이기 위해 청사 신축이 완료될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민간 건물 임차 등을 활용한 선도 이전도 추진한다. 먼 지역으로 조기에 이전하는 기관과 직원에게는 지원을 확대하고, 주거·교육·의료·교통·문화 등 정주 여건도 개선할 방침이다.


다만 과거 세종시 공무원 특별공급 과정에서 제기된 특혜 논란을 고려해 이전 기관 종사자에 대한 주택 특별공급 재도입 여부는 추가적인 의견 수렴을 거쳐 결정하기로 했다.


공공기관 109곳 정비…발전 5사·항만공사 통합 추진


공공기관 지방 이전과 함께 대규모 기능 개혁도 추진된다. 정부는 유사·중복 기능의 일원화와 소규모 기관 통합, 비핵심 기능 조정을 통해 모두 109개 공공기관을 정비할 계획이다.


정부가 발표한 주요 방향은 국가 기반시설 관련 공공기관의 전략적 재배치, 유사·중복 기관 통합을 통한 행정서비스 창구 일원화, 자회사 및 소규모 기관의 중복 업무 통합 등이다.


우선 발전 공기업 5개사를 하나로 통합해 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전환에 대응하고, 지역별로 분산된 4개 항만공사도 하나로 합쳐 국제 항만 경쟁력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공공기관 해외 거점은 물리적·기능적으로 일원화해 수출기업과 재외국민에게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한다. 자회사와 소규모 기관이 중복 수행하는 업무도 통합해 관리 사각지대를 줄이고 운영비용을 절감할 계획이다.


정부는 기능이 유사한 한국가스공사와 한국석유공사의 통합도 추진한다. 다만 두 기관의 재무구조 차이와 주주 반발 가능성, 통합 이후 본사 소재지 등 핵심 쟁점은 관계기관과 국회, 노동조합 등의 협의를 거쳐 구체화하기로 했다.


허장 재정경제부 제2차관은 “유사·중복 기능은 정비하고 비핵심 기능은 덜어내며 분산된 기능은 유기적으로 연결해 공공기관이 본연의 역할에 집중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법률 개정이 필요하지 않은 기관부터 즉시 통폐합 절차에 착수한다. 기관 통합 과정에서는 직원의 고용승계를 보장하고 통폐합을 이유로 보수 등 처우가 저하되지 않도록 지원책도 마련할 계획이다.


이전 대상·통합 방식은 아직 미확정…갈등 조정이 관건


이번 발표로 2차 행정·공공기관 이전과 공공기관 기능 개혁의 기본 방향은 제시됐지만, 개별 기관의 이전 지역과 구체적인 통합 방식은 확정되지 않았다.


특히 공공기관 유치를 둘러싼 지방자치단체 간 경쟁과 이전 대상 기관 직원들의 반발, 청사 확보 및 정주 여건 개선, 기관 통폐합에 따른 지역별 이해관계 조정 등이 정책의 성패를 좌우할 핵심 과제로 꼽힌다.


정부가 강조한 혁신도시 중심의 집적 배치가 지역 간 균형을 오히려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와, 기관 수 감축이 실질적인 공공서비스 축소나 인력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해서도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


정부는 재정경제부와 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가 소관 정책을 각각 추진하고 국무총리실 주관 관계부처 협의체를 통해 추진 상황을 점검할 예정이다. 행정기관 이전에 필요한 2027년도 예산 반영과 행복도시법 개정, 공공기관 통폐합 관련 법령 정비를 위해 국회에도 협조를 요청했다.


한성숙 국무총리는 “균형성장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대한민국을 위한 생존전략”이라며 “수도권 과밀을 완화하고 지역의 성장 잠재력을 깨우는 실질적인 전환점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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