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보도(52)] 구미 옥성 주아리 불법매립, 테니스장 성토 뒤 드러난 지정폐기물…배출처·감시공백 추적

사회부 0 83

‘테니스장 조성’으로 둔갑한 사유지…그 아래 150톤의 지정폐기물


[한국유통신문= 김도형 기자] 경상북도 구미시 옥성면 주아리. 한적한 농촌 마을에 야산 개량 공사가 시작됐을 때 주민들은 ‘테니스장이 들어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체육시설 허가를 받아 공사가 진행되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덤프트럭이 들락날락하는 모습을 보면서도 펜션이나 테니스장 부지로 여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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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 땅 아래에는 중금속으로 오염된 지정폐기물 약 150톤이 불법 매립돼 있었다.


TBC가 8월 9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인근 논의 벼가 시커멓게 변하며 말라 죽고, 나무들이 붉게 변하며 고사하는 피해가 나타났다. 구미시의 폐기물 성분검사 결과 구리가 지정폐기물 기준의 1천 배를 웃돌았고, 수은·납·카드뮴도 기준치를 크게 초과한 것으로 보도됐다. 물이 빠진 논바닥에는 정체불명의 하얀 가루까지 덮여 있었다.


문제는 이 사건이 단순한 불법투기로 끝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탐사 취재 과정에서 사건 발각 전후로 일부 지역 언론 관계자가 개입했다는 주장이 제기됐으며, 언론인과 폐기물 업체 사이의 불투명한 연관성을 의심하는 증언도 나왔다.


다만 관련 증언에는 직접 확인되지 않은 전언과 추정이 포함돼 있어 당사자 반론과 객관적인 자료를 통한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


3개월의 공백…5월 접수부터 8월 보도까지


구미시 환경관리과 사법경찰 담당자는 8월 10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민원 접수 시점을 확인했다.

 

 “민원은 5월 11일 날 들어왔어요.”


민원은 주민이 아닌 언론매체를 통해 접수된 것으로 파악됐다. 담당자는 “주민이 아니에요. 신문사”라고 밝혔다. 최초 제보자는 구미지역 기자가 아닌 다른 지역 언론인으로 파악됐으며, 이후 4~5명의 기자가 각기 다른 경로로 관련 내용을 접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원 접수 이후 조사에 약 두 달이 소요된 이유에 대해 담당자는 “개인 사유지라 함부로 땅을 팔 수 없었고, 행위자가 사실과 다른 진술을 했다”고 설명했다.


구미시는 중장비를 투입한 토양검사 등을 거쳐 7월 중순 폐기물 처리 조치명령을 내렸고, 8월 말까지 처리하도록 기한을 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방송 보도가 나오기 전까지 사건의 구체적인 내용은 대중에게 충분히 알려지지 않았다. 사건이 접수된 5월부터 8월 방송 보도까지 약 3개월 동안 어떤 조사와 조치가 이뤄졌는지, 주민들에게 관련 위험이 제대로 전달됐는지는 확인이 필요한 부분이다.


보도 무마 시도 의혹…언론 관계자들이 다른 지역 언론사를 찾았나


취재 과정에서는 사건 발각 이후 일부 언론 관계자가 보도와 관련해 ‘수습’ 또는 ‘협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사건을 초기에 취재한 A기자는 통화에서 특정 언론 관계자가 사건을 수습하기 위해 움직였다는 취지로 말했다.


“어떤 분이 이쪽을 다니면서 수습을 하시려고 하시더라고요.”


B기자는 다른 지역 언론 관계자로부터 전해 들은 내용이라며 특정 인사들이 해당 언론사를 방문한 것으로 알고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그쪽 언론사에서 제보를 받았나 봐요. 어떤 분이 찾아왔다고 하더라고요.”


B기자는 금품이 거론됐다는 취지의 이야기도 전했으나, 해당 내용은 직접 확인한 사실이 아닌 전언과 소문 수준이다. B기자도 “정확하게는 모르겠다”며 자신의 발언에 한계가 있음을 밝혔다.


A기자 역시 한 언론인에게 “협의하자”는 취지의 제안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해당 발언을 직접 들은 사람의 구체적인 진술과 녹음, 통화기록 등은 확인되지 않았으며, 지목된 당사자의 반론도 확보되지 않았다.


따라서 현 단계에서 특정 언론 관계자가 실제로 보도를 무마하려 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관련 의혹을 확인하려면 방문 일시와 목적, 참석자, 대화 내용 및 금품 제안 여부를 객관적인 자료로 검증해야 한다.


언론인과 폐기물 업체의 연결 의혹


이번 사건에서는 일부 언론인과 폐기물 처리업체 사이에 연관성이 있을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A기자는 특정 언론인과 특정 폐기물 처리업체 사이에 연결고리가 있다는 취지의 말을 전했다. 해당 업체의 이름도 거론됐지만 실제 폐기물 배출처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업체가 거론됐는데 그 업체가 특정 언론인과 연관돼 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C기자도 “특정 언론 관계자가 관련됐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해당 언론인이 업체 측에 사건을 해결하겠다는 취지로 말했다는 소문을 전달했다.


A기자는 추가 통화에서 특정 업체와 실제 매립 행위자 및 최초 배출처를 구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매립자는 해당 업체가 아니고 그쪽이라고 추정만 하는 거죠. 매립자는 따로 있고, 폐기물이 어디에서 왔는지 최초 배출업체를 찾고 있는 겁니다.”


특정 업체가 폐기물 처리업체라는 이유만으로 이번 사건의 배출처이거나 불법 매립에 관여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구미시 특별사법경찰도 현재 배출처를 확인하기 위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관련 언론인과 업체의 반론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해당 의혹은 거래내역과 폐기물 인계서, 운반차량 기록, 통화 및 금융자료 등을 통해 검증해야 한다.


제보자의 이중 행보 의혹…무마 시도에서 방송사 제보로?


일부 취재원은 보도 무마에 관여한 것으로 의심되는 언론인이 이후 방송사에 사건을 제보했다는 취지의 주장도 내놓았다.


A기자와 C기자는 특정 언론 관계자가 사건을 수습하려 한 뒤 방송사에 관련 내용을 제보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방송사 제보는 또 특정 인물이 했다고 하더라고요.”

-A기자 발언 요지-


C기자도 유사한 내용을 전했으나, 두 사람의 발언은 제보 경위를 직접 확인한 자료가 아니라 전언에 해당한다.


방송 보도 이후 특정 지역매체에 관련 기사가 게재된 사실만으로 동일 인물이 무마 시도와 방송사 제보에 모두 관여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A기자는 해당 인물이 입장을 바꾼 배경에 대해 “잘 안 됐겠지”라고 말하며 협의 결렬 가능성을 추측했다. 그러나 이는 A기자의 개인적인 추정일 뿐이며 정확한 동기는 확인되지 않았다.


따라서 ‘이중 행보’라는 평가는 방송사 제보자와 제보 시점, 앞선 접촉 내용이 객관적으로 확인될 경우에만 가능하다.


‘테니스장 허가’의 허상…용도변경 수법 의혹


A기자는 이 사건의 배경에 임야 허가제도를 이용한 개발 또는 용도변경 목적이 있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허가가 만료됐더라고요. 허가 만료 지역인데 산주가 캠핑장을 허가받는다면서 시작한 것 같아요.”


A기자는 캠핑장이나 체육시설 조성을 명분으로 임야를 개발한 뒤 일정 기간이 지나 용도를 변경해 지가를 높이는 사례가 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그러나 해당 발언은 일반적인 개발 사례에 대한 A기자의 견해다. 이번 토지에서 실제로 그러한 목적과 절차가 있었는지는 개발행위허가서, 산지전용허가서, 사업계획서 및 허가 변경·만료 내역을 통해 확인해야 한다.


TBC는 테니스장 조성을 추진하던 업체가 하도급업체에 성토공사를 맡겼고, 이 과정에서 지정폐기물이 불법 매립된 것으로 조사됐다고 보도했다. 상위 업체는 매립 사실을 알지 못했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도급 구조가 존재했다는 사실만으로 상위 업체가 책임을 회피하려 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발주·도급 과정과 현장 관리·감독 여부, 폐기물 반입에 대한 인식 등을 수사를 통해 밝혀야 한다.


침출수 확산 우려…“지하수와 농경지 조사 필요”


구미시 사법경찰 담당자와의 통화에서는 침출수가 하류로 확산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통화 과정에서 취재진이 “매립량이 많으면 침출수가 지하수로 유입돼 하류 쪽으로 내려갈 수 있지 않느냐”고 묻자 담당자는 지하수 관련 업무가 다른 부서 소관이라 구체적인 업무 진행 상황은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따라서 이 발언을 담당자가 침출수의 면사무소 인근 확산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실제 확산 범위는 지하수와 토양, 침출수 시료에 대한 과학적인 조사를 통해 판단해야 한다.


현장을 취재한 기자들은 지하수와 농경지 피해가 우려된다고 전했다. 방송 보도에서도 매립공사 이후 인근 논의 벼가 고사하고 나무가 붉게 변하는 등 피해 징후가 소개됐다.


B기자는 폐기물이 여러 지역에서 반입됐을 가능성과 복수 업체가 처리 과정에 관여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러나 이 역시 수사기관이 확인한 사실은 아니다.


폐기물의 정확한 반입 경로는 차량 출입기록과 CCTV, 계근표, 폐기물 인계·인수 자료 및 업체 간 계약서 등을 통해 확인해야 한다.


배출처 추적…구미시 사법경찰 “증거 인멸 우려”


이번 수사의 핵심은 폐기물을 발생시킨 최초 배출처를 특정하는 것이다.


구미시 사법경찰 담당자는 매립 행위자가 불법 매립 사실을 인정하는 취지로 진술한 상태지만, 배출처를 직접 연결하는 증거를 찾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배출처까지 같이 잡으려고 하다 보니까 사건 송치에 시간이 조금 더 소요되고 있습니다.”


담당자는 조급한 보도가 수사에 영향을 줄 가능성에 대해서도 우려했다.

 

 “계속 보도가 나가면 증거 인멸 등이 있을 수 있어 우려됩니다.”


이어 “불법행위에 대한 위반 사실이 비교적 뚜렷하고 행위자도 자신이 했다고 시인하는 상황”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다만 수사 단계의 진술은 법원의 확정판결과 구분해야 한다. 실제 매립량과 폐기물 종류, 배출자·운반자·매립자의 책임은 향후 수사와 재판을 통해 확정된다.


담당자는 다른 지역에서 발생한 지정폐기물 불법매립 사건과 정보를 공유하면 향후 유사 사건 대응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취지의 의견도 밝혔다.


무엇이 문제인가…다섯 가지 쟁점


첫째는 약 3개월간의 정보 공백이다. 5월 접수된 사건이 8월 방송 보도 전까지 충분히 공개되지 않았다. 사유지 굴착과 검사기간 등의 행정적 제약이 있었더라도 주민 알림과 오염 확산 방지조치가 적절했는지 점검해야 한다.


둘째는 언론인의 보도 무마 시도 의혹이다. 특정 언론 관계자가 다른 지역 언론사를 방문하거나 보도와 관련한 협의를 시도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그러나 대부분 전언이나 추정이므로 직접 증거와 당사자 반론이 확보되기 전까지 사실로 단정해서는 안 된다.


셋째는 언론인과 폐기물 업체 사이의 연관성 의혹이다. 특정 언론인과 폐기물 처리업체 사이의 관계, 사건 수습 시도 및 방송사 제보설 등이 제기됐지만 객관적인 자료로 확인되지 않았다.


넷째는 개발·용도변경 제도의 악용 가능성이다. 체육시설이나 캠핑장 조성을 명분으로 성토한 뒤 토지의 가치를 높이려 했는지는 인허가 자료와 토지 이용계획을 통해 확인해야 한다.


다섯째는 수사와 환경조사의 범위다. 구미시 단독 수사만으로 배출처 특정과 증거 확보, 침출수 및 지하수 오염조사를 모두 감당할 수 있는지 검토하고 필요하면 경상북도와 환경당국, 경찰 등과 협력해야 한다.


“이건 터져야 되는 사건”


A기자는 이번 사건의 중대성을 강조하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1억을 줘도 이건 못 막는다. 이건 터져야 되는 사건입니다.”


이 발언은 실제 금품 제안이 있었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자료가 아니라 A기자가 사건의 심각성을 강조하기 위해 사용한 표현으로 봐야 한다.


구미시는 8월 말까지 불법 매립 폐기물을 처리하도록 조치명령을 내린 상태다. 관련자 조사가 마무리되면 사건 송치 절차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지정폐기물 불법 매립에 적용되는 구체적인 처벌 조항과 형량은 폐기물 종류, 행위자의 지위, 매립 방식 및 적용 법조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수사 결과를 확인해야 한다.


이번 사건의 본질은 불법 매립 행위자 한 사람의 문제에만 머물지 않는다. 최초 배출처와 운반 경로, 하도급 구조, 토지 관계자의 역할, 행정 감시, 환경피해 및 언론 관계자의 개입 의혹까지 규명해야 한다.


옥성면 주아리의 논과 산림에서는 농작물 및 수목 피해가 제기되고 있다. 집중호우가 발생하면 오염물질이 추가로 확산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신속한 폐기물 반출과 토양·지하수 검사, 처리 과정의 투명한 공개가 필요하다.


구미시와 수사기관이 배출처를 끝까지 추적하고 주민 피해와 언론 개입 의혹까지 객관적으로 규명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취재 협조] 구미시 환경관리과 관계자, 지역 언론인 A·B·C·D·E


[참고 자료]


* TBC 뉴스, 「시커멓게 변한 논…검사 결과 ‘충격적’」, 2026년 8월 9일

  [https://www.youtube.com/watch?v=eHPnnWhFVho](https://www.youtube.com/watch?v=eHPnnWhFVho)

* 구미시청 환경자원화시설 안내

  [https://www.gumi.go.kr/life/contents.do?mid=0512030300](https://www.gumi.go.kr/life/contents.do?mid=0512030300)


[취재 후기] 본 기사는 8월 9일부터 10일까지 진행한 통화 취재와 공개된 방송 보도를 토대로 작성했다. 취재원 보호를 위해 통화에 응한 기자들의 이름과 소속, 활동지역 및 일부 신원 식별 정보를 임의 영문기호로 처리했다. A~E는 실제 성명이나 영문 이니셜과 관련이 없다. 인용된 발언은 통화 녹취를 토대로 정리했으며, 제3자 관련 내용에는 직접 확인되지 않은 전언과 추정이 포함돼 있다. 관련 당사자의 반론과 객관적인 자료 확인은 후속 취재 과제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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