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유통신문= 김도형 기자]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한국디자인진흥원이 중국 가전기업에 ‘정부 인증’ 디자인 마크를 부여하고 홍보·전시 지원까지 제공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국내 가전시장을 빠르게 잠식 중인 중국기업이 정부 지원 효과를 누리고, 심지어 수상까지 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제도 운영의 공정성과 실효성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디자인진흥원은 1985년부터 산업디자인진흥법에 따라 우수한 디자인 상품을 선정해 ‘우수디자인(GD)’ 마크를 부여하고 온라인 홍보 및 전시를 지원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매년 300~400개 제품을 선정하며, 해외 기업도 별도의 제한 없이 참여할 수 있다.
그러나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구자근 의원(국민의힘·경북 구미시갑)이 한국디자인진흥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GD마크를 받은 해외제품 213개 전부가 중국 제품으로 확인됐다.
특히, 선정된 제품 중 40.3%인 86개가 중국 가전업체 마이디어(Midea) 제품이었다. 마이디어는 중국 TOP3 가전 브랜드로, 삼성전자·LG전자 등 국내 업체와 글로벌 가전시장 점유율 경쟁을 벌이고 있다. 최근에는 ‘저가 공세’를 앞세워 국내 시장점유율을 빠르게 확대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2017년부터 2021년 사이 마이디어 제품이 한국디자인진흥원장상(동상), 국가기술표준원장상(동상) 등을 수상하고, ‘디자인코리아’ 전시회 참가비 면제 혜택까지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제품들은 진흥원의 공식 홍보 페이지를 통해 수상작으로 소개되고 있다.
디자인진흥원은 “2013년부터 중국사무소를 운영하며 중국을 거점으로 해외 홍보를 진행해 왔다”며 “2015년부터 2021년까지는 현지 중국인 심사위원이 참여한 심사도 실시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구 의원은 “글로벌 대상의 한국 최고 권위 디자인 공모가 중국만을 위한 무대로 전락한 것”이라며 “다양성과 공정성을 보장하는 진정한 국제 공모로 거듭나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국내 주요기업들이 벼랑 끝에서 버티는 상황에서, 정부 인증과 수상 혜택을 통해 중국기업에 마케팅 무기를 쥐여주는 꼴”이라며 “우리 산업 경쟁력 향상에 실질적 도움이 되도록 GD제도 운영 방식을 전면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c)한국유통신문.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및 사회적 공헌활동 홍보기사 문의: 010-3546-9865, flower_im@naver.co
검증된 모든 물건 판매 대행, 중소상공인들의 사업을 더욱 윤택하게 해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