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보] 구미시, 2023년도 매일신문 2억7천만원대 홍보비 집행내역 감춰

정보공개청구 답변액의 두 배 ‘펑펑’… 시장 취임 이후 2023년도 홍보비 예산 폭증, ‘보은성 집행’ 의혹 증폭

[한국유통신문= 김도형 기자] 김장호 시장이 이끄는 경북 구미시가 2023년 한 해 동안 특정 언론사인 매일신문에 집행한 홍보비를 공식적으로 공개한 액수보다 두 배 가까이 부풀려 지출하고, 그 차액을 숨겨온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김 시장 취임 첫해에 유독 한 언론사에 전례 없는 예산이 집중되고, 그마저도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은 사실이 확인되면서 ‘보은성 예산’ 집행이라는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매일신문 매각 이후 실시된 구미시장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한 김장호 후보 관련 기사(출처 매일신문 2022년 4월 13일자)

본지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구미시는 2023년 매일신문 홍보비로 1억 4410만 원을 집행했다고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밝혔다. 그러나 실제 집행된 총액은 이보다 1억 3360만 원이 많은 2억 7770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시민의 감시를 위해 존재하는 정보공개 제도를 통해 사실상 허위 정보를 제공한 셈이다.

구미시가 언론 홍보비 정보공개청구에 대한 답변으로 내놓은 2023년 매일신문 홍보비 집행 내역

  한국언론진흥재단 공개 실제 2023년도 홍보비 집행 내역

이러한 비정상적인 예산 집행은 김장호 시장 취임 전후를 비교했을 때 더욱 두드러진다.

2022년 (선거 해): 1억 340만 원(인터넷 미포함)

2023년 (김 시장 취임 2년차): 2억 7770만 원(인터넷 8천267만원 포함)

 ,  (전년 대비 2.7배 폭증)

2024년: 1억 3720만 원(인터넷 1천410만 원 포함)

유독 김 시장 취임 이듬해인 2023년에만 홍보비가 비정상적으로 폭증했다가 2024년도에 다시 이전 수준으로 돌아간 것이다. 시민 혈세가 객관적 기준 없이 특정 시기에, 특정 언론사에 집중된 배경에 의문이 쏠릴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이 의혹의 중심에는 2022년 3월 17일, 지방선거를 불과 3개월 앞두고 매일신문을 인수한 노진환 회장이 있다. 노 회장이 이사장으로 있는 (재)세계유교문화재단은 과거 김관용 전 경북도지사 재임 시절 경북도로부터 30억 원이 넘는 보조금을 지원받은 바 있다. 김장호 시장은 바로 김관용 전 지사 시절인 2007년 서기관(4급)으로 승진하여 투자유치과장, 새경북기획단장, 경북 울진군 부군수, 경북도 미래전략단장 등 요직을 거쳤으며 이후 기획조정실장을 역임했다.

선거 과정에서의 언론 보도 역시 의혹을 키운다. 2021년, 지지율 5%대에 머물던 김장호 당시 후보를 매일신문은 ‘경제통’으로 집중 조명하며 공론의 장으로 이끌었고, 일부언론은 여론조사를 통해 그의 지지율이 급등하는 과정을 보도하며 유력 주자 이미지를 만드는 데 일조했다. 공교롭게도 이들 언론사 모두 김 시장 취임 이후 구미시로부터 광고비가 증액되는 등 주요 광고주로 대우받았다.

결국, ▲선거 전 특정 후보에 대한 우호적 보도와 여론조사 ▲해당 후보와 과거 인연이 있는 인물의 언론사 인수 ▲시장 당선 후 해당 언론사에 대한 이례적인 예산 폭증 ▲심지어 그 집행 내역의 축소·은폐 정황까지 드러나면서 이 모든 흐름이 하나의 ‘커넥션’으로 이어져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지방자치단체의 홍보비 집행은 객관적이고 투명한 기준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 구미시는 정보공개청구 답변과 실제 집행액 사이에 1억 3천만 원이 넘는 차이가 발생한 이유와, 특정 언론사에 유독 취임 첫해 예산이 집중된 경위를 시민 앞에 명백히 해명해야 한다. 행정의 투명성과 예산 집행의 공정성에 대한 신뢰가 무너진 지금, 시의회와 사법당국의 철저한 진상규명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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