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25시] 박정희 대통령 제99회 탄신제 현장(3)-대통령 퇴진 1인 시위 여성에게 욕설 바가지째 퍼붓는 사람들 그 이유는…

선비 0 2,122 2016.11.15 22:33

(전국= KTN) 김도형 기자= 14일 경북 구미시 상모동 박정희 대통령 생가 일대에서 열린 '박정희 대통령 제99회 탄신제'를 찾은 시민들이 박근혜 대통령 퇴진 1인 시위를 하는 시민을 상대로 폭언과 욕설을 하는 험악한 모습이 연출됐다.

박정희 대통령 생가 주차장 입구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여성 J씨에게 구미시민으로 보이는 두 여성이 다가가 "**년아! 구미에서 하지마 이년아!" 등 심한 욕설을 퍼붓었으나, J씨는 이에 아랑곳 않고 화가로부터 구매한 그림 뒤에 "박근혜 퇴진하라!"를 쓴 피켓을 들고 꼿꼿이 1인 시위를 진행하는 의연한 모습을 보였다.

말리는 한 시민에게 한 욕쟁이 여성은 지난 12일 토요일 서울광장에서 열렸던 시위 현장을 얘기하며 분에 못이기는 듯 "야 너 이년아 구미 살지마 서울가 이년아!"등 대통령 퇴진 시위에 대한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또한 이 욕쟁이 여성들의 행위에 대해 범법행위라며 더이상 욕을 하지 말 것을 경고한 주변 기자들에게도 욕을 하며 폭언을 일삼는 등 거침없이 분노를 표출했다. 본지에서 욕쟁이 여성들에게 거주지를 묻자 한 여성은 상모동에 산다고 했으며 또 한 여성은 광주에서 왔다는 말과 함께 왜 묻냐며 강한 반발을 했다.

욕설이 난무하는 현장임에도 불구하고 주변 경찰의 제재는 없어 1인 시위 여성이 위험에 처한 상황이었으나, 여성은 꿋꿋이 1인 시위를 이어갔다.

한편, 1인 시위를 한 여성 J씨는 자신이 겪은 이날 일을 페이스북에 올리며 지인들에게 알려 성향이 비슷한 페이스북 친구들로부터 응원과 격려를 받았다.

J씨는 박정희 대통령 탄신제 기념식 현장에서 1인 시위를 한 이유에 대해 페이스북을 통해 1인 시위를 하는 한 여성이 폭언과 폭행을 당하는 모습을 보고 참을 수가 없어 도움을 주기 위해 나왔다고 밝혔다. 또 J씨는 폭언과 폭행을 일삼는 사람들에 대해 '괴물'로 표현하기도 했다.

J씨는 "우리는 괴물들한테 당했다"며 한국의 주옥순들과 어버이연합 할배들이 다모였다면서 "온갖 더러운 욕을 하며 발악하는 모습을 똑바로 쳐다 보았는데 정말 악마였다"는 표현으로 긴장감 넘친 현장 상황을 묘사했다.

J씨에 따르면 "악마가 달려들어 내 그림을 빼았고 달라는 내 손목을 비틀고 욕설을 하며 나를 괴롭히고 있는데도 바로 옆에 있던 경찰은 보고만 있었다"며 경찰의 도움을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말리는 시늉만 한 경찰의 얼굴을 기억해 놨다는 사실도 아울러 알렸다.

한편으로 J씨는 자신이 시위에 나간 목적에 대해 "나의 시위로 그자들의 생각이 그 중 딱 한사람만이라도 바꼈으면 좋겠다는 기대는 개미똥꾸녕 만큼도 안했다"는 말과 함께 "그냥 너무 복장이 터져서 그자들을 조롱해주고 싶어 나갔을 뿐이다"라며 페이스북에 진솔하게 속마음을 털어냈다.

J씨는 미혼 여성으로 세월호 참사 이후 정부의 정책과 대통령에 대한 강한 반감을 갖고 있어 평소에도 페이스북을 통해 사회를 비판하는 의식있는 모습을 보여왔으며 구미역사 앞 촛불집회 현장에도 열성적으로 참가하는 등 사회문제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

이날 J씨 외에도 아기를 안은채 1인 시위를 담담히 전개한 주부를 비롯해 '박근혜 게이트'를 알리는 자그마한 피켓을 든 남성이 살벌한 현장을 함께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