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해의 아픔 속, 희망을 심은 구미의 ‘아름다운 품앗이’

[한국유통신문= 김도형 기자] 지난 7월, 기록적인 폭우가 할퀴고 간 경남 산청군. 16명의 소중한 생명을 앗아가고 강물이 범람하며 삶의 터전을 송두리째 무너뜨린 그곳에 희망의 씨앗을 심기 위해 구미시민들이 나섰다. 아직 복구의 길이 멀기만 한 상처의 땅에 따뜻한 온정의 손길이 이어지며 감동을 주고 있다.

지난 23일, 경북 구미시의 비영리민간단체 '시민과함께(단체대표 이상혁 팩트뉴스 발행인)' 회원들은 수마가 휩쓸고 간 경남 산청군 강정마을을 찾았다. 이곳은 지난 폭우로 양천 둑이 무너지면서 마을 전체가 물에 잠기는 큰 피해를 본 곳이다. 봉사자들은 흙탕물에 잠겼던 비닐하우스에 들어가 쓰러진 농작물을 일으켜 세우고, 밀려 들어온 토사를 걷어내며 구슬땀을 흘렸다. 이들의 땀방울은 절망에 빠진 주민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위로가 되었다.

당시 폭우로 강정마을과 인근 상정마을은 하천 옆 농경지가 모두 침수되고, 마을회관마저 50cm가량 물에 잠기는 피해를 보았다. 전국 각지에서 이어진 국민적 관심과 대민 지원 덕분에 마을은 조금씩 제 모습을 찾아가고 있지만, 당장 다음 달 딸기 파종을 앞둔 농가의 시름은 깊기만 하다.

산청군 자원봉사센터 관계자는 "전국 각지에서 귀한 걸음을 해주셔서 산청군민들이 다시 일어설 힘을 얻고 있다"며 "산불에 이어 수해까지 겹쳐 큰 아픔을 겪었지만, 국민 여러분의 따뜻한 응원 속에서 희망을 찾아가고 있다"고 깊은 감사를 표했다. 그는 이어 "아직도 도움의 손길이 절실한 가정이 많다"며 지속적인 관심을 호소했다.

강정마을 이장 역시 "멀리 구미에서 한달음에 달려와 주신 봉사자들의 노고 덕분에 다시 희망의 끈을 붙잡을 수 있게 되었다"며 "서로의 어려움을 외면하지 않는 국민의 품앗이 정신이야말로 어떤 위기도 극복할 수 있는 가장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민과함께' 최혜진 사무국장은 "우리의 작은 땀방울이 산청군민들께 작은 위로와 힘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며 "지역의 경계를 넘어 국민 모두가 서로의 아픔을 나누고 보듬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사랑의 실천이라고 생각한다"고 봉사의 의미를 전했다.

이번 봉사활동을 총괄한 '시민과함께' 이석진 대민지원위원장은 "수해의 상처가 완전히 아물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피해 주민들이 일상으로 돌아가는 그날까지 끝까지 현장에서 함께하겠다"는 굳은 각오를 밝혔다. 그는 "어려울 때 손을 잡아주는 것이야말로 시민 봉사의 본령이며, 이번 산청 복구 지원 또한 그 소명을 다하는 길이라고 굳게 믿는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날 수해 현장 복구 작업에는 '시민과함께'를 비롯해 고개만디봉사단 등 전국 각지에서 모인 200여 명의 봉사자들이 함께하며 '연대의 힘'을 보여주었다.

한편, '시민과함께' 최홍식 회원(광명어패럴 대표)은 수해민들을 위해 편하게 입을 수 있는 상하의 150여 벌을 산청자원봉사센터에 기부하며 따뜻한 마음을 더했다. 기부된 의류는 수해로 옷가지를 잃은 가정에 전달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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