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유산 설명은 사료에 근거해야”…정병도 이사장, 국가유산청 앞 1인 시위

사회부 0 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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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유산포털 ‘도담삼봉’ 해설 속 정도전 관련 설화 삭제·수정 촉구

“역사적 사실과 지역 설화 명확히 구분해 국민에게 정확한 정보 제공해야”


[한국유통신문=김도형 기자] 정병도 삼봉정도전역사문화진흥원 이사장이 국가유산포털에 게재된 충북 단양 도담삼봉 설명 가운데 삼봉 정도전과 관련된 내용을 문제 삼으며, 국가기관의 문화유산 해설은 객관적인 사료와 검증된 기록을 중심으로 작성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이사장은 지난 6월 24일 정부대전청사 국가유산청 앞에서 1인 시위를 열고 “국가유산청은 역사와 설화를 구분하라”며 도담삼봉 해설에 포함된 정도전 관련 설화의 삭제 또는 명확한 표현 수정을 촉구했다. 이날 그는 ‘도담삼봉은 지명이다’, ‘정도전의 고향은 경북 영주’, ‘국가유산청은 정도전 설화를 삭제하라’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항의의 뜻을 밝혔다.


국가유산포털의 정도전 관련 설명 놓고 문제 제기


정 이사장이 문제를 제기한 부분은 국가유산포털의 단양 도담삼봉 상세 설명이다.


국가유산청.도담삼봉.화면 캡처 2026-06-14.png

 

 

해당 설명에는 도담삼봉의 경관적 가치와 함께 조선시대 개국공신 정도전과 관련한 설화가 전해 내려오며, 정도전이 자신의 호를 ‘삼봉’이라 할 정도로 이곳을 사랑했다는 취지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


정 이사장은 이 같은 내용이 충분한 사료적 검증 없이 국민에게 전달될 경우, 전승 설화가 확정된 역사적 사실로 받아들여질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설화를 문화적 전승의 하나로 소개할 수는 있지만, 국가기관이 운영하는 공식 정보에서는 그 성격과 근거를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도담삼봉이 단양을 대표하는 뛰어난 자연유산이라는 사실에는 이견이 없다”면서도 “자연경관의 가치와 특정 역사 인물에 관한 설화는 별개의 문제이며, 이를 하나의 역사적 사실처럼 연결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설화 자체보다 공식 해설의 표현 방식이 핵심”


이번 논란의 핵심은 지역에서 전해지는 설화의 존재를 부정할 것인지가 아니라, 국가기관이 설화를 어떤 방식으로 분류하고 설명할 것인지에 있다.


역사 해설에서는 문헌과 유물, 동시대 기록 등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자료와 후대에 형성된 전승·설화를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국가기관의 공식 누리집은 학생과 일반 시민, 언론과 연구자들이 기초자료로 활용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표현의 정확성과 출처 제시가 요구된다.


따라서 정도전과 도담삼봉의 연관성을 직접 입증하는 사료가 충분하지 않다면 ‘정도전이 이곳을 사랑했다’고 단정하기보다는, ‘지역에서 이와 같은 설화가 전해진다’는 수준으로 제한하고 근거 자료를 함께 제시하는 방안이 보다 신중한 서술 방식이 될 수 있다.


정 이사장 역시 “역사는 객관적인 사료와 기록을 바탕으로 서술돼야 한다”며 “국가기관은 역사적 사실과 후대의 설화를 명확히 구분해 국민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밝혔다.


『삼봉집』 시구 제시하며 영주 연고 강조


정 이사장은 정도전이 남긴 문집인 『삼봉집』의 시구도 근거로 제시했다.


문제가 된 구절은 『삼봉집』 제2권 오언율시 「송정부령홍출안경상」에 나오는 ‘구산상재읍(龜山桑梓邑)’이다. 첨부자료에는 이 구절을 “구산은 내 고향 고을이거니”라고 번역하고 있다. 이어지는 구절은 ‘위아방유민(爲我訪遺民)’, 즉 “나를 위해 그곳의 옛 백성들을 찾아봐 주게”라는 뜻으로 풀이돼 있다.


정 이사장은 이 시구가 정도전의 고향과 영주 지역의 연고성을 보여주는 기록이라는 입장이다. 다만 이 문구의 지명 비정과 역사적 의미는 문헌학·역사지리학적 검토가 필요한 영역인 만큼, 국가기관 차원의 설명 변경 역시 관련 연구와 사료 검증을 거쳐 신중하게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문화유산 해설은 단순한 관광 안내문을 넘어 국민이 역사를 이해하는 공공 지식의 역할을 한다. 특히 유명 인물이나 지명의 유래를 설명하는 과정에서는 흥미로운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 못지않게, 사실과 설화, 학설과 추정을 구분하는 일이 중요하다.


이번 1인 시위는 정도전의 호 ‘삼봉’이 구체적으로 어느 장소에서 비롯됐는지에 관한 역사적 논쟁을 넘어, 국가유산 해설의 작성 원칙과 검증 절차를 되짚게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국가유산청이 향후 해당 설명의 사료적 근거와 작성 경위를 재검토하고, 필요한 경우 출처 표시나 표현 보완에 나선다면 국가유산 정보의 신뢰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반대로 기존 설명을 유지할 경우에도 관련 문헌과 연구 성과를 투명하게 제시해 국민이 판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정 이사장은 “설화는 설화로 존중하되, 역사적 사실과 혼동되지 않도록 분명히 밝혀야 한다”며 “국가유산 해설은 무엇보다 정확성과 공공성을 우선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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