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유통신문= 김도형 기자] 한국언론진흥재단 대구지사에서 지난 5월 21일부터 22일까지 양일간 현직 언론인들을 대상으로 한 '생성형 AI기반 데이터저널리즘 실전 전문연수'가 개최됐다. 이번 연수에는 광운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의 이희대 교수와 김상연 교수가 강연자로 나서, AI의 일상화가 가져온 미디어 환경의 변화와 실무 현장에서의 데이터 저널리즘 적용 방법론을 심도 있게 다뤘다.
AI는 도구일 뿐, 의제 설정과 맥락 파악은 '인간의 몫'
이희대 교수는 스마트폰 시대가 축적한 방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생성형 AI가 등장하면서, 과거 고도의 통계 지식과 프로그래밍 능력이 필요했던 데이터 시각화 및 분석을 이제 일반 기자들도 손쉽게 할 수 있게 되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이 교수는 AI에게 전적으로 데이터의 해석을 맡기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기자가 선행된 가설과 뚜렷한 문제의식 없이 AI에게 데이터 간의 인과관계를 찾아달라고 질문하면, AI는 논리적으로 무의미한 상관관계를 마치 정답인 것처럼 꾸며내는 '환각(Hallucination)'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데이터 저널리즘 기사를 작성하는 과정이 학술 논문을 쓰는 것과 본질적으로 같다고 설명하며, "어떤 시계열과 범위의 데이터를 활용할지 기획하고, 도출된 결과물에 오류가 없는지 꼼꼼하게 교차 검증(크로스 체크)하는 것은 결국 기자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코딩 장벽은 무너졌다… 문제는 '무엇을 분석할 것인가'
이어진 실무 강연에서 김상연 교수는 구글 코랩(Colab) 환경에 통합된 생성형 AI(제미나이)를 활용해 복잡한 파이썬 코딩 없이 산점도, 박스 플롯, 히트맵 등 다양한 시각화 차트를 구현하는 실습을 진행했다.
김 교수는 툴(Tool)의 사용법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데이터를 쪼개고 결합하는 기자의 분석적 사고라고 강조했다. 16개가 넘는 변인 중에서 어떤 변수들을 엮어야 사회적으로 유의미한 현상을 포착할 수 있는지 결정하는 것은 AI가 아닌 기자의 주관적 판단이기 때문이다
. 김 교수는 "오토매틱으로 차트가 다 만들어진다고 해도 데이터를 읽어내고 기사화하는 해석의 방향성은 완전히 다른 영역"이라며 현상을 꿰뚫어 보는 안목을 주문했다.
독자를 설득하는 힘, '도메인 지식'과 '직관적 비유'
두 강연자가 공통으로 꼽은 데이터 저널리즘의 최종 성공 요인은 전문적인 도메인 지식과 스토리텔링 역량이다.
이희대 교수는 화려한 CG 기술만 앞세우고 스토리가 빈약했던 영화들이 외면받은 반면, '토이스토리' 제작진처럼 기술자 출신임에도 스토리텔링의 본질을 파고든 이들이 세계적 성공을 거둔 사례를 제시했다. AI 영상 생성 기술이 아무리 고도화되어도,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서사 구조가 없다면 한계가 뚜렷하다는 것이다.
또한, 김상연 교수는 데이터 수치를 독자가 체감할 수 있는 언어로 번역하는 기법을 강조했다. 극장 팝콘에 '37g의 포화지방이 들어있다'고 단순히 숫자로 보도하는 것보다, '아침 베이컨, 점심 빅맥, 저녁 스테이크를 모두 합친 것보다 많은 지방'이라고 직관적인 비교군을 제시할 때 데이터의 파급력(야마)이 발생한다는 설명이다.
더불어 김 교수는 소방관이 화재 발화점을 찾기 위해 세 곳에서 상황을 관측하는 '트라이앵귤레이션(Triangulation, 삼각측량)'을 언급하며, 단일 데이터의 맹점에 빠지지 말고 다양한 데이터를 입체적으로 교차 분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결론적으로 이번 연수는 기술적 도구의 활용법을 넘어 언론의 본질을 되묻는 자리였다. 코딩이나 단순 데이터 가공은 AI가 대신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했지만, 사회적 맥락을 읽어내는 도메인 지식, 날카로운 의제 설정, 그리고 독자와 교감하는 스토리텔링 등 인간 기자 본연의 역할은 오히려 그 가치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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