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보도(65)] 대통령 방문 뒤 속도 붙은 660억 원 방림부지 매입, 서류 오기·감정가·중복 투자 논란 겹쳤다

사회부 0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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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당선인 구미시 방림 부지 방문 현장(2022.4.11, 사진 구자근 의원실 제공)

 

구미시의회 회의록 분석… 같은 부지 단가 2배 차이 기재, 마스터플랜 확정 전 행사성 예산 먼저 편성

본지, 구미시·구미도시공사에 관련 문서 정보공개 청구하고 반론 기회 보장


[한국유통신문= 김도형 기자] 구미시가 660억 원을 들여 추진 중인 구미국가산업단지 내 옛 방림(구 윤성방직) 공장 부지 매입 사업을 두고 행정 절차와 사업 타당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본지가 구미시의회 회의록을 분석한 결과, 시의회에 제출된 공유재산 관리계획안에는 같은 부지의 단가가 부서별로 2배 차이 나게 기재돼 있었다. 회의록에는 감정가가 인근 실거래가보다 높다는 지적과, 종합계획 확정 전에 행사성 예산이 먼저 편성됐다는 비판도 담겼다. 본지는 보도에 앞서 구미시와 구미도시공사에 관련 문서의 정보공개를 청구해 해명과 반론의 기회를 보장했다.


본 취재는 구미시의회 회의록에 기록된 의원 발언과 시 관계자 답변을 토대로 작성했다. 아래 사안의 위법 여부는 수사·감사 기관이나 법원이 판단할 사항이며, 본지가 단정하는 것이 아니다.


대통령 당선인 방문 이후 '유휴지'에서 '핵심 거점'으로


방림부지는 구미 국가산단 내 약 3만 9,200평(129,587㎡~129,626㎡) 규모로, 20년 넘게 방치돼 왔다. 2022년 4월 11일 윤석열 당시 대통령 당선인이 이곳을 찾아 "과감한 규제 철폐와 투자 활성화로 구미 경제를 살리겠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후 부지는 산단 재생과 '국가 제1호 문화선도산단'의 핵심 거점으로 거론되기 시작했다.


구미시는 부지 매입비로 660억 원을 책정했고, 관련 사업비를 모두 합치면 2,820억~3,200억 원 규모다.


같은 땅, 단가는 2배… 공유재산 관리계획안 기재 불일치


회의록에 따르면 중기 공유재산 관리계획안에는 공단동 282번지 방림부지가 아래와 같이 기재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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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토지인데 부서에 따라 단가가 2배 차이 났다. 회의록상 시의회 감사 과정에서 회계과장은 이를 오기로 인정했다.


「공유재산 및 물품 관리법」은 지방자치단체장이 의회에 제출하는 관리계획에 취득 재산의 면적과 가격 등을 명시하도록 규정한다. 의원들은 기본적인 자산·예산 서류가 충분한 검증 없이 제출된 점을 문제 삼았다. 다만 이번 기재 불일치가 법령 위반에 해당하는지는 별도의 법적 판단이 필요하다.


감정가 평당 162만 원… 실거래가 웃돌아 '특혜' 우려 제기


회의록에 따르면 인근 공단 부지의 실거래가는 평당 150만 원 선이었고, 일부 기업은 부지를 나눠 팔려 해도 매수자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방림부지의 감정가는 평당 162만 원으로 나와 실거래가보다 높았다. 이를 두고 의회에서는 매각이 어려웠던 기업의 땅을 시세보다 비싸게 사주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또한 시의 매입가 제시가 1공단 내 공장 부지 시세(평당 170만 원 선) 상승에 영향을 줄 수 있고, 이것이 중소기업의 입지 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다만 감정평가는 법정 절차에 따라 이뤄지며, 감정가와 실거래가의 차이만으로 특혜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시세 상승의 원인 역시 다른 요인과 구분해 확인해야 한다.


2024년 구미시 지방재정 투자심사에서 이 부지 매입은 '조건부' 승인을 받았다.


마스터플랜 전에 행사 예산부터


구미시는 부지 내 폐창고 8개 동을 리모델링해 복합문화공간으로 쓰겠다는 방침이다. 회의록에 따르면 구체적인 활용 계획이나 마스터플랜이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다음 예산이 먼저 편성됐다.


▲'문화가 있는 날' 20억 원, '지역 콘텐츠산업 지원' 10억 원 (합계 30억 원)

▲'산단 페스티벌'(1박 2일) 9억 원


제289회 구미시의회(임시회) 제2차 문화환경위원회에서 한 의원은 "기반시설 조성 계획도 없는데 예산부터 들이붓는 거꾸로 된 행정"이라고 비판했다.


기존 도시재생사업과 중복, 총괄 체계 부재


2019년부터 추진된 공단동 도시재생혁신지구(약 1만 평) 사업은 6년이 지나서야 착공 단계에 들어갔다. 회의록에서는 이 사업과 방림부지 사업이 청년 문화시설, 임대주택 등 핵심 콘텐츠에서 겹쳐 예산 낭비와 효과 분산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반도체방산과, 신산업정책과, 문화예술과, 인구청년과, 구미도시공사 등이 각자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나 이를 총괄할 컨트롤타워가 없다는 지적도 있었다.


재원 계획도 도마에 올랐다. 구미도시공사가 120억 원 규모 공사채를 발행하면서 상환 재원에 ‘2029년 구미시 출자금 600억 원'을 반영했는데, 이 금액은 의회 심의나 예산 편성을 거치지 않았다는 지적이 회의록에 담겼다.


본지는 이 기사에서 제기된 사안과 관련해 해당 부서와 기관의 해명·반론 기회를 보장하기 위해,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에 따라 10월 21일 구미시장과 구미도시공사 사장 앞으로 관련 문서의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청구한 문서는 다음과 같다.


▲구미시 회계과: 공유재산 관리계획안(공단동 282번지 관련 부분)과 작성·검토·결재 문서, 정정·재제출 관련 문서

▲구미시 반도체방산과·문화예술과: 계획안 기재 면적·금액(75억 4,000만 원, 75억 원)의 산정 근거 자료

▲구미시 회계과 등 관련 부서: 감정평가기관 선정 및 의뢰 문서, 감정평가서, 매입 예산 660억 원 산출내역

▲구미시 문화예술과·인구청년과·신산업정책과: '문화가 있는 날'·’지역 콘텐츠산업 지원'·’산단 페스티벌' 예산 산출내역과 편성 검토 문서, 마스터플랜 수립 관련 문서, 2024년 지방재정 투자심사 결과와 조건 이행 현황, 도시재생혁신지구 사업과의 중복·조정 검토 문서

▲구미도시공사: 120억 원 공사채 발행 계획서와 이사회 의결 문서, 상환재원 산정 근거, ‘2029년 구미시 출자금 600억 원' 반영 근거 및 의회 심의·예산 반영 여부 관련 문서


본지는 문서를 받는 대로 내용을 확인해 같은 비중으로 후속 보도하겠다.


본지는 기사 게재 이후에도 해당 부서와 기관의 반론·해명, 정정 요청이 있으면 충분히 반영하겠다. 취재 및 보도 내용에 대한 문의는 010-3546-9865로 하면 된다.


대통령 당선인의 방문은 오랫동안 방치된 부지 문제를 풀 계기가 될 수 있었다. 그러나 사업 타당성 검토, 공유재산 관련 절차 준수, 통합 마스터플랜 수립이 충분히 이뤄졌는지에 대해서는 의회에서 의문이 제기돼 왔다. 660억 원의 시민 세금이 투입되는 사업인 만큼 서류 검증 체계 정비, 감정 근거 공개, 유사 사업 간 조정, 총괄 조직 구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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