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보도㊿] "우린 뼈 빠지게 봉사했는데…" 분노한 평회원들, 그리고 구미시의 '징벌적 환수' 딜레마

사회부 0 119


유죄 판결 반년 지나도록 '버티기'... "수천만 원 운영비 떠안을 후임 없다" 황당한 핑계

구미시, 2,300만 원 환수 절차 착수... 법에 명시된 '300% 징벌적 부과금' 철퇴 내릴까

 

"개인 착복 아니라 관행"?… 범죄마저 합리화하는 단체의 씁쓸한 민낯

 

[한국유통신문= 김도형 기자] 바르게살기운동 구미시협의회 간부들의 '보조금 페이백' 횡령 사건(본지 1편 보도)이 알려진 후, 지역사회의 파장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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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바르게살기운동 구미시협의회 활성화 연수 및 평가대회 김장호 시장 축사 현장(사진 출처 fkdls8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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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정치인들이 다수 참석한 바르게살기운동 구미시협의회 정기총회 현장

 

 

보도 직후인 지난 7월 13일, 일선 현장에서 묵묵히 봉사해 온 평회원의 분노 섞인 제보가 본지에 접수됐다. 이와 함께 본 탐사보도팀은 관리·감독 주체인 구미시청 새마을과 담당자와의 취재를 통해 유죄 판결 이후의 행정 조치 진행 상황을 점검했다. 취재 결과, 간부들의 일탈로 인해 순수한 평회원들이 상실감을 겪고 있으며, 지자체의 사후 조치 역시 복잡한 딜레마에 빠져 있음이 확인되었다.


■ "회비 내고 화장실 청소했는데…" 평회원들의 허탈감과 분노

기사가 나간 후 본지에 전화를 걸어온 바르게살기운동 고아읍 위원회 소속 허상배 회원은 일선 평회원들이 느끼는 충격과 허탈감을 생생하게 증언했다.

허 회원은 "일반 회원들은 1년에 6만 원씩 회비를 내고, 내 돈과 내 기름을 써 가며 독거노인 집 청소와 김장 등 궂은 봉사활동을 도맡아 왔다"며, "기사를 보고 누군가는 돈을 떼먹고 있는데 나는 헛수고를 했구나 싶어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번 사건이 일선 회원들과는 무관한 집행부 소수 간부들의 은밀한 범행이었음을 강조했다.

다만 허 회원은 기사 보도 후 자체적으로 5명의 관계자에게 사실관계를 확인해 본 결과, "페이백 방식으로 돈이 비정상적으로 거래된 팩트는 맞다"면서도 "개인이 사적으로 착복한 것이 아니라 단체 운영비로 쓰인 것"이라며 개인의 횡령보다는 조직의 잘못된 관행이라는 점을 덧붙였다.


■ 구미시청 "2,300만 원 환수 진행 중… 이후 300% 징벌적 부과금 검토"

그렇다면 법원의 유죄 판결(벌금형 1,100만 원)이 나온 지 반년이 지난 현재, 관할 지자체인 구미시의 환수 조치는 어디까지 진행되었을까.

7월 13일 구미시 새마을과 바르게살기운동 담당 공무원과의 통화 결과, 시는 현재 불법 유용된 보조금 원금(약 2,300만 원)에 대한 환수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담당 공무원은 "단체의 부담을 고려해 6개월 정도의 기한을 주었으며, 현재 단체 명의로 납부하기 위한 전 단계에 있다"고 밝혔다.

가장 큰 관심사인 '징벌적 환수(제재부가금)'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지방보조금법 시행령 별표 2에 따르면 보조금을 다른 용도로 사용한 경우 300%의 제재부가금을 부과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담당 공무원은 "현재 원금 2,300만 원을 돌려받는 절차가 끝나는 대로, 규정에 따라 300%(약 6,900만 원)의 제재부가금 부과 등 후속 행정 조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답변했다.


■ 유죄 판결에도 '버티는' 간부들?… "운영비 떠안을 후임이 없다"

사법 당국의 철퇴를 맞고도 범행을 주도한 집행부가 직을 유지하고 있는 촌극의 배경도 일부 드러났다.

당초 지역사회와 내부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이들이 과거 선거에서 시장을 도왔기 때문에 시에서 환수금을 깎아주며 봐주기식 행정을 하고 있다"는 정치권 유착 의혹이 팽배했다. 그러나 이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또 다른 현실적인 이유가 있었다.

허상배 회원의 전언에 따르면, 현재 적발된 간부 중 일부는 사퇴했으나 책임자인 위원장(회장)은 후임을 구하지 못해 사퇴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자체의 보조금이 전면 중단된 상태에서, 단체를 이끌려면 새 회장이 1~2천만 원에 달하는 회장 분담금과 연간 수천만 원의 사무실 운영비를 사비로 충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구미시 역시 "단체의 임원 선출이나 정관 등 내부 문제에 시가 강제로 개입할 권한은 없다"며 선을 그었다.


■ 사후약방문 감시 체계 한계… "적발된 금액은 빙산의 일각"

결국 문제는 곪아 터진 뒤에야 수습에 나설 수밖에 없는 지자체의 '사후약방문'식 보조금 관리 체계다.

구미시 담당자는 "시에서는 계좌를 임의로 들여다볼 권한이 없기 때문에, 영수증 등 서류로만 정산할 때는 페이백을 적발하기 어렵다"며 법원 판결 이후에야 조치에 나설 수밖에 없었던 행정적 한계를 인정했다.

하지만 최초 제보를 했던 내부 관계자들은 "적발된 2,300만 원은 변호사를 통해 대폭 축소된 것일 뿐, 최근 5년간의 집행 내역을 까보면 규모가 엄청날 것"이라며 철저한 전수 조사를 촉구하고 있다.

선량한 마음으로 봉사에 참여한 수많은 평회원들의 명예를 회복하고 훼손된 공익 단체의 본래 취지를 되살리기 위해서는, 구미시의 신속하고 엄정한 징벌적 환수 조치와 함께 보조금 집행 전반에 대한 상급 기관의 강도 높은 감사가 불가피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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