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끝나자 ‘박카스 고발’…구미 도량동 경로당, 공직선거법 위반 조사로 ‘술렁’

사회부 0 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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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선 직후 관내 경로당 14곳에 음료 박스 전달 혐의…경찰 수사 착수

경로당 노인들 “누가 줬는지도 몰라…박스 통째로 두고 가” 억울함 호소

법조계 “법리 적용 시 음용 유권자도 과태료 폭탄…무리한 수사 지적도”

 

[한국유통신문= 김도형 기자] 선거가 끝난 직후 지역 유권자들에게 답례성 물품을 제공한 혐의로 구미 지역 당선인 측 관계자가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 물품을 건네받은 경로당 어르신들까지 무더기 과태료 처분 위기에 놓이면서, 지역 사회 내 심각한 고발 공방과 민심 이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역 정가에 따르면, 최근 구미시 도량동 일대 유권자(당선인 K씨 측) 관련 공직선거법 위반 고발 사건이 접수되어 선관위를 거쳐 경찰로 전격 이첩됐다.


혐의의 핵심은 선거 당선 확정 후 약 일주일이 지난 시점, K 의원 측 사무장 이 모 씨가 관내 도량동 일대 경로당 14곳을 돌며 피로회복제(박카스) 등 음료 박스를 전달했다는 점이다. 공직선거법 제113조(후보자 등의 기부행위제한) 및 제118조(선거일후의 답례금지)에 따르면, 선거일 이후 당선 유무와 관계없이 유권자에게 금품이나 음식물을 제공하는 행위는 엄격히 금지돼 있다. 이를 위반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현장 취재 “누가 왜 줬는지도 모르고 방에 들여놔”

실제 물품이 전달된 도량동의 한 경로당을 찾아 확인한 결과, 현장의 노인들은 극심한 당혹감과 억울함을 감추지 못했다.


사건 당시 경로당에서 물품을 직접 맞이했던 주민 김옥성(가명) 할머니는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어떤 사람이 큰 박스를 들고 들어와 그냥 방 한구석에 밀어 넣고 갔다”라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김 할머니는 “어디서 왔는지 말도 안 했고, 선거 사무장인지 누구인지 얼굴도 전혀 모르는 사람이었다”라며, “사람들이 드나드는 통로에 그냥 두고 가기에 짐이 될까 봐 방 안으로 전해 끌어다 놓은 것뿐”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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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경로당 내부에서는 물품의 출처나 선거 답례 성격이라는 인지 자체가 전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해당 경로당 관계자들은 “박카스 박스가 온 지도 모르는 사람이 태반이며, 내용물을 꺼내 마시지도 않고 그대로 둔 곳도 많다”라며 선거 유력 인사들 간의 감정싸움에 죄 없는 노인들만 피해를 보게 생겼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고발 배후 두고 ‘정치적 음해’ 추측 무성…동정론 확산

지역 정가에서는 이번 고발 사태의 배후를 두고 다양한 추측이 쏟아지고 있다. 낙선한 상대 후보 진영의 조직적인 제보라는 설부터, 경로당 생리를 잘 아는 내부 조력자(통장 등)가 개입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며 주민들 간의 불신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그러나 정작 동네 민심은 고발당한 K 의원 측에 대한 '동정론'으로 기울고 있다. 도량동의 한 주민은 “시골이나 다름없는 동네 경로당에 선거 끝나고 어르신들 고생하셨다고 음료수 몇 병 돌린 것을 두고, 포상금을 노리거나 상대를 주저앉히려 법의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야박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현재 도량동 주민 자치 단체 및 노인회 일각에서는 과도한 사법 처리를 막기 위해 자발적인 탄원서 동참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법대로 하면 유권자 수백 명 ‘50배 과태료’…경찰 고심

이번 사건이 법원까지 갈 경우 파장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전망이다. 공직선거법상 기부행위로 제공된 음식물이나 물품을 제공받은 사람은 그 가액의 10배 이상 50배 이하(최대 3천만 원)에 상당하는 과태료를 부과받게 된다. 14개 경로당에서 음료수를 한 병이라도 나눠 마신 노인들을 전수조사할 경우, 수백 명의 지역 어르신들이 무더기로 사법 처리 대상이 되거나 과태료 폭탄을 맞을 수 있다.


사안의 폭발력에 비해 가액이 경미하고 고의성이 모호해, 경찰 수사팀 역시 법 집행의 수위를 두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5일 구미시선관위에 본 사건에 대해 질의하자 답변을 주기로 했으나 관련 사건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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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는 끝났지만 씁쓸한 사법 공방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구미 도량동 경로당. 민생을 보듬어야 할 정치가 오히려 평온하던 노인 정체에 불신과 공포를 심고 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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